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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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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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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1~3)


BY 황영선 2007-01-11

 체크 무늬의 닥스 지갑 두 개와 보라색의 아무 무늬가 없는 닥스 지갑 하나, 쌈지 지갑 세개(까만색장지갑, 빨간색 열쇠무늬 중 지갑, 초록색 반 지갑) 하트 무늬가 그려져  있는 러브캣 지갑 세개(분홍색, 노란색, 민트색, 이것도 장지갑이거나 반 지갑이거나 중 지갑이다.) MCM로고가 선명한 겨자 색 장 지갑 하나,  그리고 라스베가스의 길모퉁이에서 구했던 짝퉁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발리의 밤색 반 지갑하나와  구찌의  로고가 달린 반 지갑, 이 밖에도 찾아보면 더 많을 것이고, 내 지갑에  대한 욕심은 사람들의 운동화  수집이나, 커피 수집이나 찻잔을 수집하거나 인형을 수집하는 그 일과 비슷하다.

 내 남동생 은진은 고양이 수집을 한다.  그애가 제 방(결혼 전에 내 방이었다.) 하나를 온통 고양이들로 쌓아 놓은 걸 보면 세개의 고양이가 또  그렇게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 질 뿐이다. 은진이 말로는 고양이는 제물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단다. 정말 아끼는 엄지손가락보다 좀 큰 고양이 세 마리를 시집가는 내게 건네며 "누나 아니면  절대  안 주는 거 알지? 나들 너무 사랑하는데 지난 번에 누나가 내게  지갑하나  여자 친구 선물로 줘서 이거 눈 딱 감고 주는거야."  그 녀석들을 받은 내  손이 떨릴  정도로  은진은 손까지 덜덜 떨면서 그 고양이들들 건네는 모습이라니 . 웃겼다.

<죄송합니다. 아침 시간이고, 제가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는 형편이라  여기까지>

<밥 먹을 시간이고 컴퓨터가 느려서 고생하며 쳤습니다. 1편이 계속되는데 이제 정상적으로 움직입니다. 제 병이 깊어 오늘 성모병원 가는  날이라 오늘은 이만 입니다.>

 

 그 고양이는 결혼 한 내가 준호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집 텔레비젼 위에 다리를 걸치고 않아 있다. 레드,  블랙, 화이트인 그 고양이는 남동생 은진이처럼 앙징맞다.

 나는 결혼이라는 족쇄처럼 애가 생길까봐 귀찮아하는 준호를 대신해서 매일매일 습관처럼 피임약을 삼킨다.

 너무 귀찮은 노릇이지만 피임약이야 말로 다시 한 번 내 인생의 족쇄가 될 아이에게서 해방 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기 때문에, 우리 엄마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피곤함을 피하기위해 삼키는 서너 가지의 비타민제처럼 몸에는 별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겠지만 작은 알 하나를 거리낌없이 꿀꺽 삼킨다.

 그야말로 그 작은 알 약 하나면 그 약의 몇 백배 작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샵에 오는 언니가 그 약을 다른 용도로 먹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메니큐어가 벗겨질까봐 나는 그 언니가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 안으로 그 언니는 옷 가게를 종업원을 두고 했기 때문에 나와 똑같이 바쁜 아침이나 저녁에 약을 챙겨 먹지 않고 가방 속에 넣어 다닌단다.

 그 언니 말인 즉선 자신은 생리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3개월 이상이면 호르몬 조절이 가능해 생리(맨스)도 규칙적이 되고 또 그 뭐시냐 내게는 없지만 섹스시에 느끼는 통증도 완화  시켜 주는 역할을 해 준단다.

 나와 그 언니는 근본적으로 피임약을 먹는 이유는 다르지만, 늘 가방 안에 그 언니나 나나 피임약이 1개월분씩 들어 있다.

  피임약을 사러 들러니 '할머니 약국'에 가면 그 할머니가 곱게 화장을 하고 자리를 지킨다. 약국 이름은 '이삭약국'이나 나는 나와 같이 샵에서 일 하는 둘도 아니고 하나인 그 애한테 늘 "하나야, 언니 바쁘니까 두통약, 할머니 약국에서 좀 사다 줄래?"라고 말한다.

 하나는 이제 막 대학에서 이 일을 전공하고, 올해 초에 다른 가게로 가버린 순화를 대신해서 온 아직은 이 일에 서툰 스물세살의 여자애다.

 하나는 착한 애다.

 나처럼 성깔이 못됐지 않고, 순해서 그 애는 늘 하나만 생각하는 하나이다. 네일을 잘 다듬고, 예쁘게 색칠하고픈 마음뿐인 하나는 화장하나 안 해도   피부가 맑고 깨끗한 애이고, 그 애의 피부만큼  마음씨 하난 또 끝내 주게 착하고, 예쁘다. 어쩌다 깍는 과일 모양은 그애만큼 단정하다.

 마음씨가 선하고, 악하고 그 둘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자면 하나는 선하고, 나 은경은 악하다.

 마음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나는 외보가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물론 손님들한테서다.

 나를 좀 깊이 알면 다르긴 하지만, 손님들한테는 더 차가워진다.  부드러우면 피곤하니까.

 손을 잡힌 손님들은 내 마음이 뜨겁다고 하지만 손이 뜨거운 사람은 내장이 차갑고, 내장이 차가우면 그 옆에 붙어 제 역할을 하는 심장 역시 차가울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사무적으로 대하기'가 내 인생의 모토다.

 좀 만만치 않게 보이기 위해 또 잘 웃지 않는 게 특기다.

 웃음은 얼빠진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손님들은 처음에  조금 잘못해서 손톱 주위에 피라도 나면 죽는 것처럼 겁을 집어 먹고, 그 다음에는 내게 삿대질을 막 해댄다.

 그럴 때면 나는 손님들한테 굽신굽신거리며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15,000원인 내 수입을 몇 천원 양보해 준다.

 "3,000원 빼 드릴게요. 죄송해요 정말. 대신 제가 맛사지도 5분 더 해 드릴게요."

 그런 말로도 안 되는 손님은 나보다 더 성깔이 더러운 여자들이다.

 1시간씩 눈이 빠져라 네일손질을 해 놓고 고작 12,000원을 받는 속 끓는 내 마음은  그만 피 한 방울로 그날 하루가 재수 더럽게 없는 날이 되어  버린다.

  라스베가라면 달랐을 것이다.

 손님들의 태도는 주인의 사과를 잘 받아 주었을 만큼 너그러웠을 것이다.

 '라슫베가스'의 그녀인 나 은경은 다시 라스베가스로 돌아가고 싶다.

 화려한 조명, 이국적인 냄새들, 같이 공부하던 파란 눈의 제시카도 보고 싶고, 말이 통하지 않지만 손짓 몸짓으로 시켜 먹었던 길모퉁이 피자집에서 짜서 반은 버린 치즈로만 된 피자를 다시 도전해 보고 싶고, 입에서 살살 녹았던 쇠고기 등심을 코펠 후라이팬에 다시 한 번 구워서 소금에 찍어 먹고 싶다.

 만약 이 곳이 서울, 지하철 7호선, 라스베가스네일이라는 샵이 아니고, 정말로 라스베가스라면 얼마나 좋을까?

 제시카와 조니와 미꼬에와 흑인인 루니와 한 번씩 갔었던 라스베가스의 무도회장의 스테이지에서 자그마한 키의 은경이라는 여자는 얼마나 쌈빡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댔던가?

 이준호 대신 차라리 흑인인 루니를 꽉 잡았으면 라스베가스에서 머물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나는 루니의 큰 등에 업혀 다녔을 것이다.

 루니는 흑인치고 코와 입 눈이 아프리카 쪽보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처럼 그의 아버지 쪽인 동양계를 섞어 놓은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다만  루니의 외모는 타이거 우즈를 닮았으나 경제적인 사정은 타이거 우즈의 캐디였던 사람들의 한 백분의 일 정도레 미치지 못했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그의 여성적인 손마디에서 그려지던 멋진 네일의 세계는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떠나는 날 그는 내 귀에 대고 가만히 '아이 러브 유'라고 말했고, 아주 살짝 내 뺨과 귀를 간질이는 바람 한 줄기를 불었다.

 루니는 아마 내가 라스베가스에서 1년 이상 버티지 못하리란 걸 안 최초의 아메리칸이었을 것이다.

 나는 김치가  그리웠고, 지하철의 텁텁한 공기가 그리웠고, 나랑 닮은 노란 피부색이 그리워서 공부가 아니라면 1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아메리카에서 도망왔을 것이다.

 준호는 루티와 비교하면 한국과 아메리카의 다른 것처럼 루니와는 다른 한국남자였다. 다른 한국남자들처럼 '가오' 세우길 좋아하는 좀 맹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귀여운 나의 남자이긴 하다.

 

 <1편 끝 은영이 두편, 준호이야기 두편 이렇게 진행됩니다.  제가 아직은 건강하지 못해서 오래 걸릴지 모릅니다. 제 소설의   분량은 중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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