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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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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어주는 개


BY 정자 2007-06-21

2007년 06월 21일 09:38:40

떠난 것은 우리가 모두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여자가 마주보고 맷돌을 굴리다 한 사람은 남고

한 사람은 없어지고의 기묘한 뉘앙스는 떠남이 아니다.

 

항상 휴대용 담뱃불 지피는 라이터처럼 언제가는

기름이 다 떨어져 쓸모없이 길가에 내버려지는 것은 떠남이다.

내가 버린 것들은 모두 나를 떠난 것이다..

 

물론 한 동안은 내가 찬 것과 버린것들로 기고만장한 시간이었다.

그런것은 아픈 것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며. 별 감정이 없는 것으로 단정지었고.

되레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장애물하나 치워버리는 깔끔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나의 몸일 수도 있다.

순전히 몸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목욕탕에 반쯤 몸 담그고 느끼는 발 끝 말초신경을 위해서

나는 또 다른 것들을 버릴 궁리를 했다.

 

도대체 일회용 컵으로 몇 백가마의 쌀로 나를 이뤄 내 었을까?

첫 밥술에 나는 아무런 감정도 감동도 기억하지 못하는 개다.

첫마디의 말을 언어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유전자가 나에게 있슴을 그제야 알았다.

 

이런 판국에도 무수한 별들 만큼이나 간사한 마음이 늘어나는 고무줄 처럼

널뛰기 마냥 주책이다.

 

시절 모르는 여자가 남자와 산다.

그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어 낳았다.

밤마다 또 지구가 돌아 먼 걸음으로 오는 속도계를 째깍 째깍 바늘처럼 세워  놓았다.

 

또 다시 시작하는 즐거움에 빠진 바람들이

아침에 맑게 흔들리는 것이 일상이다.

 

유월은 일년 한 계절을 반토막낸다.

유독히 낮게 하늘을 드리우고

금방 올 것같은 장마전선에 한 차례 쏟아부을 소나기가 올 것이다.

 

일기예보는 약 80%의 비와 바람도 불 것이며. ....

후후... 미래를 알려주는 일기예보는 재미가 없다.

 

라디오를 돌렸다.

둥근 모퉁이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면 하루종일 목소리가 없는 노래가 나오는 방송국을 찾았다. 지지지~~익....한 차례 잡스런 소리가 삐져 나오더니 낮은 첼로음이 들린다.

 

그냥 그 자리에 세워 놓았다.

문 밝에 이제 한 참 물오른 덩쿨호박이 남의 집 대문을 타고 넘어  볼 생각인 가보다.

덩쿨에 매달린 호박꽃은 노란색인데.

너무 크다. 조금만 작았으면 더욱 이쁠 꽃인데.

 

지켜보는 지루함에 크는 나무다. 일기예보에서 한차례분다는 바람은 이미 도착하고 있었다. 넓은 잎이 한동안 출렁거린다..

 

식탁위에 있는 손전화가 부웅 부웅 운다.

발신번호를 보니 전혀 모르는 전화다.

옛날에 발신번호표시가 없을 때 누군인지 모르는 상태와 같다.

 

" 여보세요?"

"........."

 

모르는 숨소리다. 장난전화는 아닐 것이고 다시 여보세요?라고 할려고 하는데.

" 언니..나 영숙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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