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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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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ism) - 몸 나누기


BY 정자 2007-01-02

평범한 것은 인생에 없다.

적어도 그런 것은 어떤 표준으로 말하는 것들이다.

적어도 나는 평범한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누구의 눈에 이리저리 잘려지고 붙여지고 오려지는 그림은 아니다.

특히 나는.

 

女와 子는 더욱 평범하다거나 비범함에 특출남에 끼이지 못하게 안달나게 하지 말아야한다. 여자는 특히 아들 子 옆에 있어야 성립이 되는 성이다. 이런 것을 가지고 무슨 여자네 아니네 구분한다.

 

언제부턴가 아들은 자신의 어머니의 자궁을 찢고 태어나는 아픔을 갖고 있을 운명이다.

나도 나의 아들을 내 보낼 때 결국 나의 자궁을 열어야 한다.

번갯불처럼 찰라적으로 찢긴 비명에 휩싸인 문을 열어줘야 아들을 낳고 딸을 낳는다.

그래야 여자로 불려진다. 아들을 낳은 사람으로.

 

지구위에서 가장 천연적으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을 우리는 단도입적으로 우습게 짓밞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으로 대우를 해주지 않는 괴물문명에 시달리면서 사는게 정상이라고 진단해 왔다. 문명은 아들을 낳은 여자를 너무 홀대 했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온갖 술수를 동원하여 전쟁을 치루게 하는 아들만 낳아 달라고 했다. 물론 나는 불행히 그들이 원하는 남자가 아닌  자궁을 찢겨야 하는 고통스런 딸로 태어난 것이다.

 

 불가항력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자위행위를 해 대듯 나를 달래야 속이 풀어 질 까 했다.

말 토씨 하나 하나 틀리지 않고 바득 바득 달겨들어 덤빈다고 되레 뒷통수 후려맞는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 짓은 여전히 당하고 있다. 빌어먹을 밥이나 매일 먹으면서도 배부르지 못한 허깃증에 걸렸다. 그렇게 아들을 낳은 여자가 하나 둘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아들을 버리고 가거나 남편을 내 버리고 가는 지금이다.

 

 나의 방바닥에 덮혀진 장판에 연하게 그려진 꽃 잎들이 언제가는 발해져 사라져 없어지는 것처럼 그들은 시나브로 사라질 때.

 

 잘 생긴 수탉이 있다. 나의 손 목가지에서 비틀어지는 한 마리는 나의 눈동자를 놓치지 않고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둥둥 몸을 울려대는 수탉의 심장뛰는 소리에 그만 악하고 깼다. 꿈이다.

등줄기가 축축히 젖은 홍건한 악몽 같은 꿈을 너무 신랄하게 밤을 치장했다.

 

아직 새벽이 오기전의 어둠이 잔잔했다.

주방에 나가서 물을 한 번 들이켰다.

순간 내가 목을 조른 그 수탉의 눈 빛이 내 손바닥 안에 전해져 오는 심장이 두둘기는 소리가 또 울렸다.

 

무슨 병일까.. 이게 무슨 지랄병이라도 난 거여...

갑자기 내 옆에 남편을 깨우고 싶었다.

남편은 내가 흔들자 대충 나의 얼굴을 한 번 휙 보더니 다시 눕는다.

나는 또 몸을 흔들었다.

왜.... 이리 와.... 안아줄께.

 

남편의 가슴에 아니 심장이 뛰고 있는 그 부근에 내 귀를 대었다.

작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들리는 피돌기의 순환계가  한 바퀴 돌아 버스정류장처럼 시간 맞춰 선 아주 잘생긴 심장 뛰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남편은 나의 아랫도리에 이미 들어 와 있었다.전체가 흔들리는 지붕이 되어 나를 누루는 무게는 묵지근하게 눌렀다. 찾고 싶다. 그 때 같이  뛰어 다니고 놀러 다니고 결국 사라진 영숙이도 어떤 남자의 품안에나 잠긴 섬이었을 것이다.  섬에 조용히 물밀고 들어오는 바다로 파도로 힘차게 젖혀지는 몸 나누기였다. 홀로 되기 위한 짓거리. 아니면 종교의식에 끼워진 예배보다도 더 숭고한 것이다.

 

남편이 땀으로 홍건한 나의 몸을 살폈다.

무슨 꿈 꿨어? ...

응...

 

한 번 더 안는다. 포근한 안음.

자기야..나 할 말 있어...

뭔 데?

 

나 아무래도 몇 칠 성호엄마 찾아 다녀야 할 까 봐?

남편이 있잖어?

 

 남편이 있는 여자를 왜 내가 찾아 다니나...그래. 그냥 물 흐르듯이 내버려두면 제 자리가 아프게 찾아 올지 모를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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