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18

상견례


BY 주연 2006-10-31

 지운이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 드렸는지는 모르지만, 부모님께서는 흔쾌히 약혼승낙을

하셨다.

그렇게 하여 일사천리로 양가 상견례가 이루어 졌다.

지원은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였다.

자신이 가진 옷중에 가장 화사한 옷을 고른 지원은 정성스레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만졌다.

유감스럽게도 세현은 그의 부모님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부모님들은 이미 뵌 세현이야 부담이 적다지만, 지원은 너무 긴장이 되었다.

그런 지원을 자신의 부모님들 또한 지원의 부모님처럼 좋으신 분들이라는 한마디만

해줄 뿐이었다.

 

상견례 장소인 한정식 집에 들어서자, 세현과 그의 부모님들께선 이미 도착하셨나보다.

지원네도 약속시간 보단 일찍 도착했는데 말이다.

세현이 먼저 나와 지원의 부모님들을 안내했다.

매(梅)실 이라고 적혀져 있는 방으로 들어선 지원은 앉아 있는 부모님들께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자리에 앉아 계시던 세현의 부모님은 지원의 부모님이 들어오시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들을 맞았다.

"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서지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긴장된 자리란걸 알았더라면 그의 말대로 일찍 그의 집에가서 인사를 드릴걸 

잘못했다 싶었다.

" 호호호, 서선생 우리가 초면은 아니잖아요?"

" 네?"

깜짝 놀라 급히 고개를 든 지원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설마, 설마 지금 내앞에 서계신 분이 그분은 아니시겠지?

" 교장선생님!!!!!!!!!"

" 호호호, 그래요 나예요."

" 선생님께서 여긴 어떻게.........."

" 어머, 내가 나와서 싫은 거예요? 나는 서선생이라서 좋아했는데?"

" 그럼, 세현씨 어머님이?"

" 호호호, 머리 좋은 우리 서선생이 이제 눈치를 챘네?"

궁금했다.

세찬이 일로 세찬이 집에 전화 걸었을때 귀에 많이 익은 세찬이 어머님의 목소리가 누군지

궁금했고, 세현의 어머님이 어떤분일지 긴장되지만 궁금했다.

헌데, 생각지도 못한 분이 지금 지원의 앞에 서계신 것이다.

지원의 부모님과 오빠들도 돌아가는 상황을 이미 눈치채신것 같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였다.

이미 지원을 알고 있는 세현의 어머니로 인해 분위기는 화기애애 하였다.

지원을 잘 키우셨다는등 학교에서 지원의 인기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솔직담백하게

말씀하시고, 처음에 지원이 학교에 부임하게 됬을때 많은 선생님들의 우려와 에피소드등을

재미있게 말씀해 주시자, 지원의 부모님들도 긴장을 풀고, 이렇게 지원일 믿고 아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잊지 않고 하셨다.

 

지원의 엄마인 나여사는 세현의 부모님을 뵙고 나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세현이 하나만 봐도 탐이 나는 사윗감 이었다.

간간히 지원에게서 교장선생님에 대한 얘기도 들었었다.

지원의 말만으로도 굉장히 존경스러운 분이었는데, 막상 이렇게 자리를 같이 하고 나니

그런 부모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세현이 그렇게 반듯하게 자란듯 싶었다.

처음엔 좀 차갑다는 인상이 들기도 했지만, 남자가 헤헤거리는 것보다야 낫지 싶고, 자신의

딸에게만 다정한게 더 좋았다.

주위에서 전해듣는 시집살이등에 대해서 많이 들어 온 나여사는 지원이 만큼은 절대

시집살이란건 없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세현과 지원의 약혼식 날도 정해졌다.

연말이 되기전에 하자는 양가의 말씀대로 다음주 토요일로 날짜가 정해졌다.

가까운 가족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하자는게 양가의 같은 생각이셨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이지만,

세현의 약혼식 소식은 누가 어떻게 알았는지 빠른 속도로 퍼졌다.

세현이측에서 자신의 약혼 소식을 전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숨길 이유도 없었다.

진심으로 자신을 축하해주는 사람들덕에 일로 인한 피곤함도 싹 가셨다.

어느새 얼음덩어리가 두부덩어리로 바뀌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약혼을 축하해주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허은채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자신을 두고 그런 어린계집애 라니.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진 은채는 어떻게 그 어린 계집이 세현을 구워삶었는지 모르지만,

결코 세현의 진심은 아닐것이라고 믿었다.

지원이 없었을땐 자신에게 이렇게 대하지 않았었다.

그게 다 지원이 나타나고나서 였다.

그렇다면 지원이 나타나기전의 상황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채는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워나갔다.

그런 은채의 입가로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