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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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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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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이 생기다!


BY 주연 2006-09-26

 지원은 갑자기 큰 웃음소리에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앞에 있는 두 남자를 보았다.

처음엔 서로 죽일듯 노려보더니, 어느새 쿵짝이 맞는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 이젠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서로 큰소리로 웃는다.

" 뭐야? 둘이 지금 내 흉 본거야?"

짐짓 삐친듯 지원이 물어보았다.

" 어? 너 어떻게 알았냐? 우리한텐 관심도 안갖더니.

 우리가 주고받은 말은 다 들은 모양일세 그려."

" 뭐야 진짜 그런거야?"

지원이 이젠 세현을 쳐다보았다.

세현도 그런 지원을 보며 웃는다.

" 우띠 뭐야? 둘이서 멀쩡한 사람 바보로 만드네."

 그러면서 소주 한잔을 벌컥 들이킨다.

" 켁..... 콜록콜록."

생각없이 마신 소주한잔에 사례라 들린 지원이 계속 기침을 해대자 세현이 등을 쳐준다.

" 아이고, 소주도수가 얼만데 물마시듯 그리 마시는 사람이 어딨어?"

" 그러게 말이야."

때린 시에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과연 누가 시에미고 시누인진 모르겠지만,

둘이 어느새 쿵짝이 맞아 자신을 마치 어린애 취급하자 지원은 속이 상함과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왜 일까?

세현은 정말로 기분좋게 지운과 술을 같이했다.

비록 등에는 지원을 업고 있지만, 자신의 발걸음이 너무도 가벼웠다.

속상한 지원은 두 남자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소주를 두잔이나 더 마셨다.

그리곤 전에 세찬이 그러했듯이 갑자기 고개를 테이블에 쳐박았다.

" 어랏?"

" 큭, 저럴줄 알았지."

지운이 업고 간다는걸 부득이 말려 세현이 결국엔 업었다.

지원이 별로 무겁지는 않다 해도 세현도 이미 적지 않은 술을 마셨다.

처음엔 그저 지원일 업을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점점 몸이 처졌다.

 

 타는듯한 갈증에 지원은 잠에서 깼다.

물을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내려갔던 지원은 깜짝 놀랬다.

자신보다 앞서 물을 마시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 뭐 뭐예욧?"

벌컥벌컥 들이키다 세현은 방금 주방에 든 지원을 보았다.

" 풋."

까딱 잘못했으면 지원의 앞에다 물을 뿜을뻔했다.

상상이나 할수 있었을까.

지원이 입고 있는 잠옷은 너무 아동틱했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의 파자마풍 잠옷은 진짜로 지원일 아동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 잘 어울리네."

" 뭐 뭐가요?"

세현의 시선을 따라간 지원은 자신이 잠옷 차림이란걸 알고는 두 팔을 교차해서 그림을

가리려 했으나, 이미 세현은 다 본후였다.

" 물 마시러 왔지?  자 여기."

" 그런데, 여긴 어떻게....."

지원은 세현이 건네준 물을 시원스레 마셨다.

" 어제 당신 들쳐업고 왔다간, 지운이랑 여기서 한잔 더했어."

" 내가 ... 내가 업혀왔다구요?"

" 어라? 기억안나."

" 무, 무슨. 말도 안돼."

" 어? 내가 당신 업고 온거 당신 가족들은 다 아는데? 그나저나 왠 잠꼬대가 그렇게 심해?"

" 무, 무슨 잠꼬대?"

새빨갛게 물든 지원이 너무 귀여웠다.

" 큭,큭큭큭....."

" 모, 모야?"

너무 당황스러워 지원은 자신도 알 수 없는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세현은 지원일 꼭 안아주었다.

" 훗, 그래도 이세상에서 난 지원이가 제일 예뻐."

세현의 넓은 품에 안긴 지원은 자신도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울타리를 가진 느낌이다.

" 이크, 에그머니."

지원의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 들어섰다 본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이다.

" 엄마야..."

지원은 깜짝 놀라 세현의 품에서 빠져 나와 얼른 2층으로 뛰었다.

 

지원의 엄마는 정성스레 아침을 준비했다.

어제 지원을 업고 온 세현의 등장에 깜짝 놀랬지만, 지원을 방에 조심스레 눕히고,

지운과 지원의 아빠랑 셋이 한잔씩들을 더했다.

안주를 만들면서 또 셋이 함께 술을 마시면서 그녀는 세현을 자세히 관찰했다.

일단 겉으로 보기엔 준수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잘나서 한편으론 걱정도 됬지만, 지원일 참 많이 아끼는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저 여자는 자신을 많이 아껴주는 남자를 만나야 된다는 철학을 가진

그녀로선 세현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어느새 벌써 지원이 이렇듯 자라 남자를 사귀는구나 싶은 생각에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복스럽게 아침을 먹는 세현이 그녀는 참 좋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딸을 많이 아껴주는 그였기에,

부디 그마음 변치 않기를 바라면서, 지원의 행복을 바라면서 그녀는 노릇하게 잘 구워진

생선살을 발라 세현의 수저위에 놓았다.

" 잘먹겠습니다."

호 홋.싹싹하기도 해라.

" 어라?엄마 너무 차별하는거 아니유?"

지운이 못마땅한듯 내뱉었다.

" 이녀석아 배아프면 너도 참한 색시 얻어서 니 장모한테 뼈발라 달라고해."

" 뭐야 그럼 엄마가 세현이 장모라도 된다는 말이야? 우와 빠르기도 해라."

" 이녀석이.말이 그렇다는 거지.호호호"

지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원의 가족들은 전부 세현을 받아들이는 눈치다.

특히나 그녀의 어머니는 이미 사윗감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저 여자는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야 하겠기에.

자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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