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와 정환이가 만난것은 7년 전에 일로 돌아간다.
유희는 27살에 이혼을 하고 당시 3살짜리 아들이 있었지만 남편에게 빼앗기고 힘들어 하던 당시 정환이를 만났다. 정환이는 33살의 총각이였고, 그런 유희를 만나서 위로도 해주고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소주한잔 할래여? 술친구 필요한데..." 늘유희는 이런식이였고, "그러지뭐!" 하면서 정환은 받아주는 편이였다.
언제나 유희는 정환이를 찾았고, 그런 유희가 정환도 싫지 않았다.
이쁘지는 않았지만 귀여운 유희는 언제나 어린아이 처럼 어리광에 투정부리기 일쑤였고, 정환은 그런유희에게 안쓰러움과 애뜻함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나 오늘 당신이 필요해요..."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유희가 정환에게 말을 건내고는 고개를 떨구며 울고 있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정환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리곤 일어나서 걷기 시작했다.
그뒤를 유희는 조용히 따르고 있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그렇게 그들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마치 신혼부부처럼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환은 부모님께 그녀가 한번의 이혼경력과 한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부모님께 말할용기가 나지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다.
유희는 그런 정환을 이해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씁쓸함이 문득문득 들곤 했다.
따르릉~따르릉~~~
비오는 어느날밤에 정환은 술에 취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집앞이다. 나와라~"
"왜? 들어오지~"
"아냐 ..포장마차로 나와. 할말있다."
정환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묵직하게 수화기를 통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유희는 뭔지모를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포장마차로 나갔다.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괴로운 일 있어?"
정환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냥 유희에게 소주한잔을 따라주고는 소주잔만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너! 내가 결혼하지 않고 이렇게 만나기만 하자면 어떻게 할래? 난 부모를 배신할순 없다. 왜그리 일찍 결혼했냐?"
유희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현실이 실감나게 살아나는 순간이였다.
유희도 괴로웠다.
소주 한잔을 마시고 정환에게 따라주며 유희는 입을열었다.
"난 결혼 안해도 돼...그런데 당신 죽을때 까지 결혼 안하고 나만 보면서 살수 있어? 난 그냥 현재에 만족할래..
당신 많이 사랑하지만 당신 입장도 알고 내현실도 알아.
이게 나야. 그냥 내곁에만 있어줘. 만약에 가야 한다면 미리 말해줘. 나도 당신 보낼 준비는 해야지.."
그리곤 둘다 아무 말이 없었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만 듣고 있을뿐이였다.
그렇게 그들의 아픈 사랑은 서서히 시작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