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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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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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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BY 삐에로 2006-06-01

후드득거리며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어.

아침에 이불을 털려고 창문을 열었을때 하늘이 잔뜩 흐려있더니

기어이 비를 만들고 있었어.

잠이 들기전에 켜놓았던 라디오에서는 아주 오래전 유행했던 노래가 흘러나오 있어.

흥얼흥얼 따라부르며 가스렌지에 주전자를 올리고 불을 켰어.

빗소리를 들으니 지난번에 사두었던 헤즐럿커피가  생각이 났던거지.

엄마가 태국을 다녀오면서 사다 주셨던 청록색찻잔에 커피를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렸어.

손잡이가 없는 찻잔이라 불편한데도 언제부터인가 이놈이 아니면 커피맛을 제대로

느낄수가 없게 되었거든.

뚫어져라 주전자와 눈싸움을 하다보면 어느새 주전자꼭지에서 하얀김이 나오기 시작하지.

가스렌지 불을 끄고 찻잔에 물을 붓고 습관처럼 서랍속 각설탕을 꺼내다말고 창밖을

보았어.

더욱 거세어진 빗줄기가 창문을 온통 가로막고 있는 듯 했지.

각설탕을 하나 넣고 다시 소파로 가 앉았어.

헤즐넛향이 빗소리와 어울어져 작은 집안을 가득 채워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어.

코끝에 찻잔을 들이대고 향을 음미하려는데

라디오에서 리오스카의 Rain이 흘러나오고 있었어.

찻잔을 조용히 내려놓고 빗소리와 어울어진 하모니카소리에 귀를 기울였지.

밖을 분간하기 어려울만큼 거세어진 빗줄기가 계속해서 창문을 두드리고 있어.

몸을 일으켜 창가로 갔어.

 

헤즐럿,각설탕,하모니카....그리고 동주.

 

빗소리에 하모니카 소리가 묻히고 있어.

빗줄기가 앞을 가로막아 더 이상 나갈 수가 없어.

그가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는데 빗줄기가 .... 빗줄기가 나를 막아서고 있어.

 

움찔 놀라서 뒷걸음질을 했어.

꿈을 꾸고 있는건가....

그때 갑자기 전화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