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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웃었다.


BY 캐슬 2007-03-05

 때 이른 봄비가 내리고 있다.

짙은 쌍거플이 여러 겹 진 여자의 눈동자는 하염없이 깊다. 고개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머리카락들......그럴때마다 퀭하게 보이는 여자의 눈동자에서 알 수 없는 빛이 솟아나와 보인다. 얼핏 여자가 웃고 있는것 같아도 보인다. 여자는 빗방울 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유리창을 타고 흘러 내려 급기야는 추락하여 길가의 흙바닥으로 스며들고야 마는 그 빗방울 말이다.

 

 바람이 비를 타고 몰아치면 살갗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나는 날씨다. 검은 나무가지 사이로 봉오리를 내민 매화 꽃망울의 푸른 잎새 사이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톡! 토독! 빗방울이 이마 위를 흘러 내린다. 여자는 손을 펴 이마를 가리며 소리내어 웃다가 그제서야 우산을 편다. 망설이던 여자는 결심을 한 듯 앞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걷기 시작했다. 시장을 지나고 성당을 옆 골목을 돌아 걷고 있었다. 여자의 가늘고 뽀얀 종아리 위로 스멀스멀 기어오르던 흙탕물이  지울수 없는 흔적으로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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