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본생활 7개월째-갈등ll
내게 얼마나 자상했던 사람인데..
내게 얼마나 잘했던 사람인데..
믿자..아니라도 믿자..누가 믿으리..나 밖에 모르는 사람을..
그렇게 난 마음을 다시 굳혀 먹고 남은 시간을 버티기로 했다..
남편과 나와의 거린 그 시간만큼 조금씩 조금씩 멀어지는 듯 했다..
뜬금없이 전화를 해서 이사를 한다한다..
“나 이달 말에 이사해..”
“어? 이사?”
“응..”
“뭐 사람이 그래? 한마디 상의도 없이..자기 혼자 사는 사람이야?”
“그렇게 됐어..조그만한 빌라한채 샀어..”
그때까지만 해도 아버님께서 해주셨던 4000만원짜리 전세에 우린 살고 있었다..
“자기가 무슨 돈이 있어서 집을 사?”
“대출 받았어..”
“집이 얼만데? 몇 평인데? 위친 어디고?..”
“급매로 6000만원에 샀구 22평정도 돼..그리고 오류동에..”
“오류동? 오류동이 어디야? 우리 살던 곳 잠실에서 멀어?”
“인천 가는 방향으로 구로에서 좀 더 가면 있어..”
어이가 없다..갑자기 이사를 한다고 하질 않나..또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고 하질 않나..또 연고도 없는 오류동이라는 엉뚱한 곳에 집을 샀다하니..참..기가 막힌다..
“자기야 해도 해도 너무한다..난 뭐야..난 뭐냐구..”
“미안해..그렇게 됐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일해야 겠다..이제 전화 끊어야 돼..”
뚝..............자기 얘기만 하고 그렇게 전화를 끊어 버리는 그..
오류동이라..도대체 왜 그 먼곳까지 이사를 하는 것일까..회사도 멀고 근처에 친척이나 친구도 없을텐데..
우리 그인 늘 잠실 쪽 근처에서 유년기를 보냈다..중학교도 고등학교도,,그래서 친구들도 다 잠실 근처에 살고 있다..혼자라 외딴 곳에 가면 더 외롭고 힘들텐데 왜 하필이면 잠실에서도 정 반대인 오류동일까..이해 할 수가 없다..이해가 안된다..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할 수 없어 다시 전화 수화기를 든다..
전화를 안 받는다..
3개월만 있으면 서울로 돌아간다..오늘 같은 날이면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다..조금 후회가 된다..아무래도 그때 돌아 갔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