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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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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생활기 (1)일본생활 보름째-서러움..


BY 마지메 2006-04-28

 

(1)일본생활 보름째-서러움..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이곳에서 학교까지는 2시간 가량 소비된다. 전철역까지 걸어서 30분..전철을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타고 가서 또 다시 다른 전철로 갈아 타야만이 학교까지 갈 수있다. 너무나 먼 거리이다. 하지만 생활비가 들지 않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한다.

남편의 시누이가 이곳 일본에서 일본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다.

여기서 난 시누라는 호칭대신 언니라고 호칭한다.

언니의 나인 아직도 확실히 알 지 못하지만 아마도 40대 초반이라 생각든다. 언니의 문제인지 남편의 문제 인지는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아기가 없다. 그래서 두 사람은 맞벌이를 하고 있다. 맞벌이라 해서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시누는 언제나 다 늦은 저녁이 되면 자정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래서 내가 늘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 올 때쯤이면 아르바이트를 가고 없다.

외딴 곳에서의 외로움은 여기서부터 시작 됐다.

일본인인 남편과 나를 늦은 밤까지 단 둘이 두고 가기에 좀 그랬었나보다. 그래서 난 일본에 오자마자 저녁이 되면 언니의 친구집에 있게 됐다. 혼자서 언니의 집도 아닌 다른사람 집에 있어야 한다는게 좀 서럽게 느껴 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말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였기 때문에 이곳저곳이라도 돌아다닐 엄두조차 내질 못했었다. 모르는 사람집이라 그런지 더욱 낮설고 무섭기까지 했다.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가고 나면 난 늘 혼자였다..매일 같이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너무너무 서럽다..서울에 있는 남편과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무 그립고 이런 내 신세가 너무나도 가엽다...이런 천덕꾸러기 신세였다면 오지 않는건데 하며 후회하고 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던 어느 날 난 너무 힘들어 언니에게 말을 했다.


“언니..정말 미안한데요..나 그냥 집에 있으면 안돼나요?”

“왜? 정희집에 있는게 불편하니?”

“사실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괜실히 서러운 눈물이 난다.

“사실 너무 힘들어요. 언니 맘은 알겠지만 낮선 나라에서 밤이면 이집 저집 옮겨다니는 내가 너무 싫어요. 너무 힘들어요. 저요..귀찮게 하지 않을테니까 그냥 이렇게 집에 있으면 안돼나요?”

자꾸 눈물이 난다.

“그랬구나..네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줄 몰랐어. 난 그져 말도 안통하는 그이랑 단둘이 내가 올때까지 불편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맘에 차라리 편히 쉬기라도 하라고 정희네 집에 있으라고 한건데..”

“언니 미안해요..하지만 나 더 이상 밤이면 이집저집 옮겨다니는 천덕꾸러기 신세는 되기 싫어요..”

“미안하다. 내 생각만 했구나. 민석이가 들으면 지 마누라 천덕꾸러기 만들었다고 야단이겠는걸..바보 진작 얘기 하질 그랬니..맘 마니 상했었지 정말 미안하구나.”

“괜찮아요. 제가 죄송해요. 그냥 기숙사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괜히 언니한테 신세 지는 것 같아서..”

“별말을 다한다. 지선이가 기숙사 생활하는 건 첨부터 내가 반대 했던 일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데리고 있을려고 했던걸..”

“그럼 오늘부턴 정희언니네 안가도 되는거죠..”

“그래..그럼 그이 들어오면 같이 저녁도 먹고..같이 TV도 보고 그래..아직은 말이 잘 안통해도 자꾸 말 걸어봐 그래야 일본어도 빨리 늘고 그러지..알았지.”

“네 언니..”

“그럼 나 갔다 올게..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구..”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이렇게 일본에서의 보름간의 서러움은 말끔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