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반복되던 시간들..
난 평범한 회사에 근무한 탓에 늘 일찍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늦게 귀가하는 그이를 위해 정성껏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출근..
“자기야 어서 일어나..늦었다 빨랑 출근해야지..”
“아...10분만 딱 10분만..”
“안돼..빨리 일어나 지각한단 말야..”
이젠 아무런 대꾸도 없다..
이불을 확 걷어 버린다..
“지금 안 일어나면 지각 하든지 말든지 안 깨우고 나 먼저 출근한다..”
그래도 아무런 대꾸가 없다..
“몰라 정말 알아서 해..”
차갑게 말하고 나가려는 등뒤에서 소리가 난다..
“알았어,,일어나면 되잖아..일어 난다구..”
늘 이렇게 아침을 시작한다..
그렇게 깨우기 싫지만 화를 내지 않으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또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그이의 아침을 깨우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우린 지각이다..또..
“자기야 오늘 하루도 홧팅!! 내가 자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쥐..”
“몰라..”
“자기야 뽀뽀..”
늘 출근전 가벼운 키스를 해주는 그,,난 너무 행복하다.,
난 늘 출근전 그이의 엉덩이를 살짝 두둘겨 주며 오늘 하루도 홧팅 하며 외쳐준다..
퇴근..
난 늘 그이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양팔 벌려 안아달라고 한다..
그이는 이런나를 조아라한다..때론 신발 좀 벗고 안아 주면 안 될까 하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린다..
“안돼.. 지금 안아줘..”
“으쿠..”
“사랑해 자기야..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자기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린 서로에게 수고 많이 했다며 격려를 해주고 있다..
오늘은 휴일,,
이번 휴일도 또 혼자다..
백화점 이라는게 주말이나 휴일이 가장 분비는 시기이다..그렇게 때문에 그이는 남들 놀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쉰다..
오늘도 어김없이 근무,,또 혼자 긴 하루를 보내며 늦은 밤 귀가할 그이를 기다린다..
그인 휴일이면 내가 혹시라도 잠이 깰까 알아서 일어난다..
참 신기하다..그렇게 깨울 땐 안 일어나는 사람이 주말이나 휴일 날 내가 쉬는 날이면 알아서 척척 잘 일어나는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알아서 일어나서 밥도 잘 챙겨 먹고 나가기 전 내 이마에 뽀뽀도 해주며 조용히 속삭인다
“푹 자 갔다 올테니까.. 오늘하루 푹 쉬고 있어..사랑해..”
난 눈도 체 뜨지 못한 체 말한다..
“응..알았어 자기야 잘 갔다 와..사랑해..”
때론 한번만 안나주고 가라고 두팔을 벌려 어리광을 부릴 때 도 있다..
너무나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혼자라는게 좀 그렇지만 너무 행복하다..
“어..요샌 좀 늦네..”
“많이 바쁜가?..”
늘 그랬듯이 반복적인 늦은 귀가에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냈다..
“자기야 언제와?.. 끝나면 곧바로 집에 올꺼지..”
“응..끝나는 대로 집에 갈게..조금만 기다려..미안..”
오늘따라 늦어진다..
시계를 보니 온다는 시간보다 어느덧 2시간이 훌쩍 넘어 버렸다..
“자기야 안와?..”
“응..있잖아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말끝을 흐린다.
“현주씨?..”
“응.. 현주가 좀 안 좋은 일이 있어 얘기 좀 하느라구,,”
그랬다.. 현주씨는 늘 그이에게 힘든 일들을 상의해가며 오빠 동생처럼 각별하게 지내던 사이었다..그녀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왠지모를 불안감에 쉽게 흥분을 가라 앉힐 수가 없다..화가 난다..그이와 그녀 때문에..
“알았어..무슨 일인지는 나중에 듣고 넘 늦었으니까 대충 하고 오면 안될까?.
자기 낼도 출근 해야 하잖아..“
“미안 최대한 빨리 갈게..피곤하면 먼저 자고 있어..”
난 그렇게 생각했다..맨날 보는 얼굴인데 뭐 한다고 퇴근하고 나서까지 만나서 그렇게 할 말이 많은 걸까..
이해할 수가 없다..
그는 12시가 넘어서야 돌아 왔다..
난 너무 화가 났다..
내가 그 사람에게 가장 못 마땅하고 싫게 느끼는 건 누구에게든 너무 친절하고 자상한게 맘에 안들고 걱정이 된다..
사람이 사람에게 잘 하는 건 좋다고 하지만 그는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다..
조용히 들어오는 그를 나는 지켜보고 있다..
난 말없이 내 방에 들어간다..
내가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다..날 보고 깜짝 놀란 듯 하다..
“아직 안 잤어?..피곤할텐데 먼저 자지 그랬어..”
미안했는지 내게 다가와 날 안으려 한다..
뿌리쳤다..난 아무 대답도 아무 말도 하기 싫다..
사실 그녀가 무슨일이 있어서 라는 핑계로 잦은 만남이 있었던 걸 알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그녀의 부탁을 쉽게 뿌리 치지 못한 체 날 서운하게 했던 적이 많았다..
다른 일로는 다툴 일이 없었는데 우리의 일이 아닌 제 삼자의 일로 잦은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오늘은 또 뭐야..”
피식 웃기만 하는 그,,
“또 무슨 상담인데..자긴 내가 그렇게 싫다고 하는데 그렇게 꼭 따로 만나서 이렇게 늦게 들어와도 되는거야?...”
“말했잖아.. 안 좋은 일이 있었다구..”
“뭐 자기가 그 애 오빠라두 되는 건 아니잖아..”
“왜 그렇게 짜증을 내는지 모르겠다.. 내가 널 속이고 몰래 만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까지 과민 반응인데..”
“어이없네..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더이상 말하기 싫다 자자.. 나 피곤해..”
그렇게 말하는 그에게 나또한 할 말이 없다..
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어이가 없다..늘 이런식이다..오늘도 난 사소한 이런 감정 싸움에 눈물이 난다..
운다고 버럭 화를 내는 그를 보니 더욱 서럽게 눈물이 난다...
이럴 땐 결혼을 한 게 후회가 든다..
좀더 지껴 보고 할 걸 하는 말이 자꾸 든다..
그렇게 또 하루가 흘렀다..
이런 감정 싸움은 정말 하기 싫다..
시 어머님이 오신다 한다..
“어머니 오셨어요?”
늘 귀엽고 예뻐라 해 주시는 시어머니.
“그래 잘 있었니 아가?”
“네..”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그렇게 됐구나 뭐가 그리 바쁜지..”
저녁때 그이를 보고 무척 반가워 하신다.. 마흔살에 난 늦둥이가 어찌나 보고 싶었겠는가..암..그럴테지.. 귀한 아들이지..
아침에 엄마가 과일주스를 만들고 계신다..
“아들 이거 한잔 쭉 들이키고 어여 출근해”
“엄만 뭐하러 이런 건 만들고 그래요..”
그러면서 한방울도 안남기고 쭉 마신다..
뭐야 난..
“자기 너무 치사한거 알어?”
“내가 뭘..”
“어머니는 그렇다고 해도 어쩜 나한테 한 목음이라도 마셔보라는 소리도 안하고 다 마셔 버리냐..”
“어?..그게..”
“됐어,,치사해서 더 이상 말 못하겠다.. 어머님도 그래..이왕 만드시는거 내것까지 한잔더 만들면 안돼는거야?.. 다들 너무하네..”
“아..미안해..내가 미안하다고..”
“됐네요 조민석씨..”
난 좀 삐치거나 서운할 때 그이를 부를 때 이름 석자 다 부르는 버릇이 있다..
“왜 그래..네 생각은 미처 못했다..미안해 지선아..”
“출근이나 하셩..조민석씨..”
“저녁때 내가 맛있는거 사올 테니까 기분 풀고 출근하자... 괜히 엄마 앞에서 서운한 티 내지 말고,,”
“싫어 서운한건 다 얘기 할꺼야..”
“왜 그래..”
난 그이의 말 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머니한테 달려간다..
“어머님 너무 하신거 아니에요?..왜 저한테는 주스 안주세요?..”
“미안하다 기분 상했다면..주스꺼리가 딱 한잔 밖에 안되는 것 같아서..”
“그럼 반잔씩 나눠 주시면 되잖아요..”
“미안하구나..”
“어머니 서운해요.”
난 살짝 토라진척 해본다..
난 조금 서운하긴 했지만 화가 날 정도는 아니였니에 조금은 투정아닌 투정으로 애교 섞인 말투로 시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어머니 다음부턴 저도 똑같이 대해 주세요..저도 저희 집에서 아주 귀한 딸이거든요..”
“피씩..”
“그래..그래 담엔 반절씩이라도 나눠 주마..오늘은 내가 미안하구나..”
할 말 다하는 철없는 며누리..
그래도 늘 사랑으로 대해 주시며 귀여워 해주시는 어머니다
내게 큰소리 한번 치지 못하시는 우리 어머니..
어머니 철없는 며누리 때문에 고생 많으시죠,,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