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매장 동생이 내게 말한다..
동생은 늘 앞에 있는 저 사람을 바라보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언니 왜 저사람은 언니만 보면 히죽이죽 웃어대??..
혹시 언니 한테 관심 있는거 아냐? "
“쓸때 없는 소리 하지말고 일이나 하자..”
“언닌 좋겠다...딱 내 스타일인데 말이야..
왜 나한테는 저런 사람이 안 꼬이는지 몰라.. 피..
넘 귀엽다..저 눈 웃음 치는거 봐 언니..“
난 그 얘기를 듣자마자 그 사람을 보게 되었다..
늘 내가 바쁜 탓에 그 사람의 일하는 모습을 이렇게 바라보긴 처음이다..
나름대로 무언가를 팔기위해 너무나도 열심히 손님에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늘 관심 없는 대상 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사람을 보고 있자니 괜실히 나도 몰래 입가엔 절로 웃음이 나온다..
“뭐가 귀여워..사람이 넘 가벼워 보이게 저게 뭐야..”
속 마음은 생각했던 것보다 생각이 없거나 그렇게 해픈 사람은 아닌가 보네..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중 그 사람이 나를 처다 보았다..
쌩긋 웃어 주는 그 짧디 짧은 미소가 싫지만은 않았다.
조금씩 조금씩 그 사람에게 난 끌리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난 어느덧 그사람의 모습을 늘 살피게 되었고 내 눈은 한시도 그사람곁을 떠나지 못했다.
어느덧 아르바이트 기간이 끝나갈 무렵..
뭐 딱히 내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한 체 이대로 그만두어야 하나보다.
그때 까지만 해도 그의 맘을 알 수가 없었으니까..
내가 먼저 끌리게 된 걸 알게 될까봐 걱정을 했었던 것이다..
나중에 들은 사실 이지만 이미 그 사람은 처음 날 보는 순간부터 내게 끌렸다고 한다..
난 늘 그랬듯이 형식적인 인사만..
“저 지선씨..언제 까지 아르바이트 해요?”
네? 왜 그런걸 물어요 라고 말 할뻔 했다..아니 그렇게 얘기 하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왜 이런 말을 그 사람에게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저.. 저기요..전 낼 까지 일하는데 그쪽은 언제 까지 하세요??..”
“지선씨 낼까지만 일 하는 거에요??..”
(약간은 아니..좀 놀란 듯한 표정을 내 비친다..)
“네”..
“그런데요..전 저기요가 아니라 조민석이거든요?..”
“아..네”..조민석..“
(이미 난 그 사람의 이름석자를 알고 있었지..하지만 전혀 못랐다는 듯이 난 늘 그랬듯이 단답형이다..)
“전 아직 열 흘 정도 더 해야 하는데..”
“네..”
“오늘 저녁에 뭐해요? 약속없으면 저녁이나 먹을래요?..”
“네??..”
(너무나 놀랬다..하지만 싫지만은 않았다..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폐점하면 출구쪽에서 봐요..알았죠..여자들은 옷 갈아 입고 화장도 머리도 등등,,
고쳐야 하니까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암튼 출구에서 기다리죠..“
저녁 먹는거에요..“
(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싫지만은 않은 듯..아니 사실 내심 기다렸다는 듯..)
어느덧 백화점 폐점 음악이 흐르고 있다..날 바라보는 또 그 눈웃음이 내 눈안 가득
들오온다..
“있다가 봐요..거기에서..먼저 나가서 기다릴께요..”
무슨말을 해야 할까?..내게 무슨말을 걸어 올까 이런저런 수 많은 생각에 서두를 수가 없었다..너무 떨렸다..
“많이 기다렸죠..미안해요..언니들이 얘기 좀 하자고 해서..”
(사실 일부러 천천히 늑장을 부리다 나왔다..)
“아뇨.. 가요...맛있는 거 먹으러..”
(난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그렇게 우리의 첫 만남..단 둘의 만남이 시작됐다..
저녁을 먹으며 상당히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다..
좀 놀라긴 했지만 사실 나보다 한 살 어렸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 보니 사실 내게 마음이 있었다는 얘길 듣게 되었다..
“지선씨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그거 알고 있어요?”
“뭘..”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이 갔다구..”
잠시 정적이 흐른다..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기에..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그런데요..전 딱 싫어 하는 스타일 이었었어요,,
내겐 과거형의 대답이었다..
내 얘길 듣고 그의 눈빛은 환한 미소를 띄는 듯 해 보였다..처음 그렇게 생갔했었었는지 모르지만 순순히 저녁식사를 같이 하게 된 것에 대해 그 사람은 나 또한 자기한테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든 모양이다....
그렇게..첫 만남을 시작으로 우린 가까워 지기 시작했고
늘 내게 자상하게만 대해 줬던 그에게 난 어느새 푹 빠져버렸던 것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리다는 것에 그는 내게 늘 오빠처럼 굴기를 원했었고
나 또한 오빠처럼 날 대하는 그의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모든 게 다 좋기만 했다..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