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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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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첫만남..


BY 마지메 2006-04-22

 


따사로운 봄 햇살이 비취던 어느날..내 나이 스물 한 살..

여의치 않은 가정 형편과 풍요롭지 못한 내 하루하루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때 그를 만났다..


어느때와 마찮가지 처럼 너무 바쁜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늘 북적되는 사람들 속에서 밝은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인사를 나눴다..

너무 바쁜 와중에 내 앞에 누가 있었는지 누가 날 바라보고 있었는지 조차 까마득히 모른 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일은 좀 고되고 힘은 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며 만족해 했었지....


늘 앞자리에서 날 바라보며 미소 짓던 그사람을 만난건 그때였습니다..


“안녕 하세요”..입안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내게 늘 친절했던 그사람..

어느 날 인가부터 나또한 앞자리에 있는 그사람을 문뜩 문뜩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늘 세침떼기 처럼... 나 또한 안녕 하세요..라고 대답 했었는데..


하지만 그사람이 날 보며 웃어 주는게 그다지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사람과으 눈 인사는 점점 더 잦아지고..이런저런 간단한

대화도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난 그땐 그랬었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피..뭐 남자가 저렇게 잘 웃나?? 너무 넉살 좋은 사람은 딱 싫어..좀 느끼하게까지 느껴 지는 걸.. 뭐 나하고는 상관 없지만 딱 싫다 싫어..

 

그러던 어느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매장 직원언니의 한마디..

 

“지선아 저기 너 앞에 있는 저 남자 넘 귀엽지 않니?? 난 저렇게 남자가 생글 생글 잘 웃는 남자가 좋더라..넌 어때?? 라구..

난 그때 까지만해도 언니 난 저렇게 생글생글 웃고 다니는 남자는 딱 싫어.. 남자가 말이지 뭐 저렇게 해퍼보이는지 몰라.. 정말 느끼하고 싫다..

누가 그랬더라 사람 맘은 간사하다고.. 난 그걸 느끼게 되었다..

어느날인가부터 내 눈은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다..괜실히 누군가가 넘 괜찮지 않니 라고 하니 한번 더 보게 되고 ..그렇게 한번 더 보다 보니 어느 세 내 맘 한구석에도 들어 앉게 될줄 이야 그 누가 알았던가..


일부러 안본척 내 맘을 들킬까 더욱더 차가운 얼굴로 난 그를 대해게 되었다..

이러다가 내가 당신을 바라보게 됐음을..내 눈빛을 내 마음을 읽게 될까봐..

 

“왜 그렇게 보세요”..

“아니요..그냥뇨..늘 뭔지 모르게 혼자 바쁜것 같아서요”..

“피”..

난 살짝 싫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또 나름대로 새침때기 처럼 입을 실룩실룩 거리며 딴 곳을 멍하니 바라 본척 했다..

“뭔 남자가 그렇게 웃음이 해퍼요?.. 늘 그렇게 아무나 보면 흐죽흐죽 웃고 그러나요?.. "

“제가 그렇게 보였나요?..난 그런적 없었는데.."

그러면서도 그 사람은 아직도 입가에도 눈가에도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날  바라보며..

난 지금 내가 왜 이렇게 아무 상관도 없는 저 사람과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내 불행의 시작이었는지 모르겠다..


난 잠실의 어느 L백화점 청바지 브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같은 층 행사 매장에서 바로 나와 맞은편 작은 매대 코너에서 골프웨어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같았다..

언제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바라본 그..


동그란 얼굴형..

오똑한 콧날..

그다지 굵지 않은 쌍커플..선한걸 넘쳐 좀 느끼하기까지 한 눈빛..

뚱뚱하지도 그렇다고 외소하지도 않은 딱 보기 좋은 체격..

음.....키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본인의 얼굴에 딱 어울리는 그런 체구였다..

늘 얼굴에 웃음 가득..눈가엔 잔주름이라 하기엔 너무 젊은 나이였기에 그냥 눈웃음이라 말한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봤다면 그냥 스타일 괜찮은 사람이었지..

하지만 내 시선엔 그다지 곱게 만 보이질 않았다..남자란 자고로 남자다와야지 저렇게 눈 웃음이나 실실 보이는 저런 남자는 바람둥이 기질이 보여..흥 딱 싫다..

누가 그랬던가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에 가깝다고..

그렇게 그에게 조금씩 끌리고 있었다..


그가 바라본 나..


갸름한 얼굴형..

오똑한 콧날..

그다지 선해 보이지 않은 눈매..사실 좀 날카롭다고 해야 하겠지..

뚱뚱하지도 그렇다고 누구처럼 늘씬하지 않은 보통 체격..

백화점 유니폼을 입은 탓에 각선미를 보게 돼었지..

상체에 비해 넘이라고 말하면 화낼지 모르겠지만 서도  생각보다 굵은 하체..

늘 새침때기처럼 입술을 꽉 다문듯한 표정으로 손님들에게 언제나 지나칠 정도로 상냥한 그녀.. 하지만 내겐 늘 묵뚝뚝한 그녀..

내가 무슨말이라도 붙여 볼까 하면 밉지 않은 눈빛으로 흘겨 보던 그녀..




그런 그녀가 난 싫지가 않았다..그녀에게 점점 끌리고 있음을 난 알 수가 있었다..

누가 그랬던가 갖고 싶은게 생겼을때 갖지 못하는 맘에 더욱 애가 탄다는 사실을..

난 애가 타기 시작했다..


우린 그렇게 서로에 대해 얘기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