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는 계절이 왔다.
하늘은 푸르렀으며 사람들은 하나둘씩 긴옷을 꺼내 입었다.
정희는 승환의 병원을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 갔다. 매주 목요일
벌써 5번째의 방문이다. 승환은 처음과 별차이 없었다.
정희는 승환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할 방법을 찾았고 그중에
하나가 음악 치료였다. 사고전에 좋아하던 음악을 들려주면
도움이 된다고.. 정희는 지프라기라도 잡고 싶은 맘에 승환이
좋아하던 음악을 생각 했다..'그녀석이 무슨노래를 좋아 했지?'
문득 떠오르는 음악은 영화[파리넬리]의 삽입곡 [울게하소서]와
조지윈스턴의 [땡스기빙], 그리고 그가 좋아하던 신해철의 음악이
생각났다. 정희는 그음악들의 cd와 플레이어를 들고 평소처럼
목요일 저녁 6시에 승환을 찾았다.
"어머니 ! 안녕하세요.." "어...왔니?" "네"
면회시간은 6시 30분이였다. 둘은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정희가
병원을 찾으면서 좋아진쪽은 오히려 승환모 같았다. 처음보단
조금은 편안해 보인다. 면회시간 둘은 옷을 갈아입고 승환에게
향했다. 정희는 승환의 귀에 이어폰을 끼워주며 "승환아..
네가 좋아하던 노래야.. 이노래 생각나? 너랑 이 영화 같이 보고
감동 많이 받았잖아 .. 같이 보기에 좀 쑥스러운 장면도 있었지만
그래도 노래는 참 좋지?" 그렇게 음악을 들려주던 정희
"어머니 .. 이거 승환이가 좋아하던 음악이거든요. 들려주면 도움
이 되다고 해서요.." "어 그래 내가 신경써서 잘 들려주마..
고맙다.." "아니요.. 뭐 별거라구요.."
그렇게 면회시간이 다되어 갈쯤 승환의 아버지가 들어 오셨고
저녁같이 먹고 데려다 주신다는거 다음에 하자며 혼자 집으로
왔다. 정희는 아직도 승환의 사고를 믿을 수가 없었고 병원에
다녀온 날이면 흐르는 눈물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런 눈물을
승환의 가족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일주일이
다 지나 그다음주 수요일' 내일은 책을 읽어 줄까..' 이런생각에
이책저책 뒤적이다 새벽 1시쯤 잠이든 정희...
한편 병원에선.. 새벽 3시경 보호자실에서 새우잠을 자던 승환모를
급하게 찾는 연락이 왔고 정신없이 중환자실로 향하는 승환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