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그는 소위말하는 부자집 아들만 둘인 집 막내였고
4년대학을 공부잘하는 장학생으로 졸업해 모 방송국 PD에
합격해서 멋지게 사회에 첫발을 내 디딘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사람이였고
난 바다를 일터로 평생을 살아오신 부모님 밑에서
그렇게 부유하지 않는 집에서 태어나
전문대를 다니고있는 그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였다
등록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
그런 처지였다
그런 나를 그가 사랑해주면서도 나는
늘 불안했다
까다롭다 못해 엄하신 할머님과
자상하시지만 엄격하신 아버님과
오랜 시집살이로 힘들게 살아오신 어머님과
명문대 교수님인형과
의상디자이너인 형수님이 버티고 있는 그 집에
과연 나같은게 낄 자리나 있을까
자격지심처럼 그 집에 난 열등감 같은게 있었다
그가 농담처럼
결혼을 얘기할때도 그저 그게 꿈일거라고
헛웃음을 짓곤 했다
그런 그가
지금 할머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자니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지친 얼굴과
평범한 면 스커트에 티셔츠 차림인 날
데리고 뭘 어쩌겠다고
"서진아 넌 그냥 하던데로 밝게 웃고 네 모습그대로
보여드리면돼 알았지?"
"오빠 차 돌려 이건 아냐 난..한번도.."
"서진아 그만 너 또 우린 아니란말 하려구?
내가 농담하는거 같아 장난인줄 알았어?
말했잖아 내가 취직하고 자리잡으면 부모님께서도
얼른 나 결혼 시키기로 하셨다고 그게 너야 임마.."
"난 싫어 내가 너무 초라하단 말야 반대하실거야
싫어 그냥 이러거면 더 아프기 전에 그만둬
차 세워줘 빨리..."
"너 정말 왜 이래 내가 너 아프게 할거같아"
"너무 막무가내야 오빤 첨부터 그랬어
왜 내 생각은 안해 왜 그리구 우린 아직
키스도 안한 사이라구 그만둬 차세우란 말....."
그가 갑자기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게 키스를 했다
맘은 화가났지만 그의 능숙한 키스에
숨이 막혔다
내 얼굴을 잡고 어깨를 움켜쥔 그의 손에 힘이
느껴졌다
그가 천천히 더 깊숙히 그렇게
내 입술을 열었다
달콤...아니 짜릿했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삼키듯 격렬하면서도
감미로운 그의 키스가 끝나고
내가 미쳐눈을 띄지 못할때
그는 몰아부치듯 내게 말했다
"됐지 우리 이제 키스했으니까 결혼하는거다"
"오빠 ...저기...난 ...자신..없.."
다시 그가 내 입술을 덮쳤다
어느세 우린 뜨겁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
더 깊게 더 가까이 ...
한참후...
"자꾸 엉뚱한 소리 하면..안된다는 말하면
밤새 여기서 키스해버릴거야
서진아 날 믿어줘 비록 우리 만난지 일년밖에 안됐지만
네 나이 겨우 21살 이지만 오빠 믿어 알았지 ?"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가 너무 고마우면서도 행복하면서도
겁이 났다
"울지마 바보야 나도 내가 이렇게 누굴 사랑할수있는게
놀라울뿐야 바보...사랑한다 서진아..."
그리고 내가 진정될쯤..
그는 다시 경주를 향해 운전을 했다
내 가슴은 뛰고 또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