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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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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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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첫'


BY 라벤다 2005-07-29

 

7월 한여름의 아침햇살은 촛불의 제일 안쪽 불꽃처럼 이제 곧 숨막힐듯한 더위를 예고라도 하듯 부여스름한 안개같은걸 안고 상쾌함을 느끼기도 전에 창가에 걸터앉아 희규의 단잠을 깨워낸다.

아 젠장! 오늘은 이상하게 어깨가 삐그덕 거리네.. 나이는 속일수가 없군그래.다 날씨탓이다. 아침부터 이러면 하루가 고롭다. 몸이 상쾌해야 손님들한테도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살생미소^^를 흩날려줄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 이래가지고서야 원....어쨌든 시계는 서두르라고 아우성이고 여기서 조금만 더 지체되면 과장은

또 그녈 잡아먹으려고 들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스물아홉해 7월하고도 마지막주를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빡씨게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아자!! 화이팅!!빠샤!!

힘내자 신희규! 자랑스런 대한의 딸아!가자!!

 

우렁찬 기합으로 출발은 했건만 그녀가 매장에 도착한 시각은 개장 시간인 8시20분에서 이미 5분여가 지나있었다. 그러나 주특기인 얼굴에 철판깔기로 단단히 무장하며 씩씩하게 걸어들어가

"하이! 좋은 아침! 빵아저씨 어제 또 엄청 드셨구나? 얼굴에 아직도 열기가 있으시네

 하하..대구씨 안녕~~언니 안녕..."

"희규안녕~~"

깍뚜기 인상 빵아저씨는 깨지 않은 술로 아직 기분이 좋으신지 기분좋게 인사하는데

우리으 대구어빠는 희규의 고쳐지지 않는 5분지각때문에 여지없이 얼굴을 찡그리며 그녀를 무시해 버린다. <아 덴장~또 쌩까네..>

"규야 안녕~~어젯밤에 또 사고쳤니?어땠어 좋았어? 웅~~"

"악!언니 왜그래 저리갓! 훠~이 굶었어?아하하 간지러~~"

야채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용숙은 올해 서른살로 희규와 가장 죽이 잘 맞는 여성인데 복합적인 인물이다. 터프한 애교걸이라고 할까? 히힛**

"미안언니~오늘은 딱 5분 맞췄다 그지?헤헷 물류차 언제온겨?벌써 많이 내렸네...나

올때까졍 기달리지~~잉 가뜩이나 사람두 없는대..그나저나 사람 구했대? 과장 암말

두 안해?"

그녀는 부지런히 에이프런을 두르며 야채 박스를 내리기 시작했다.

"어 구했대. 오늘 오후에 인사오고 내일부터 정식으로 일한다 하던데..근대 야 젊은사람들이 이런대서 오래 있겠냐?또 한 일주일하고 관두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잘됐네~구했으믄 됐지머..일단 출근하믄 언니와 나의 이 뛰어반 미모로써 못 그만

두게 해이징! 우린 할수 있어 그쟈 언니"

"오이! 고럼~ 당근이쥐~우헤헤헤"

전생에 두 사람은 부부였던가부다. 머리를 비벼대고 서로 껴안으며 난리를 친다.

"희규씨 늦게 왔으면 미안한감이라도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맨날 뭐가 그렇게 신나

니? 빨리 영업준비해 그만 떠들고!"

언제 왔는지 과장의 목소리가 희규의 등뒤에서 들린다.

"죄송합니다^^; 근데 아침은 드시고 오셨어여? 얼굴이 어째 헤쓱하시네여? 뭔일 있

으신지~~"

"됐어 거기까지만해... 암튼 못말려"

"아니 진짠대 과장님 얼굴이 진짜루 혜쓱해여! 언니 그치? 안그래? 함봐봐!"

희규의 너스레에 용숙이 맞장구 친다.

"그러고보니 쫌 그래 보이네...과장님 거울한번보세여..창백미가 있네오늘^^"

"그, 그래? 용숙씨 보기에도 그래? 내가 요즘 쫌 힘들그등~ 얼른 준비하고 티타임

갖을까 우리? 희규씨가 커피 준비좀 해라 응?"

"넵!! 끝내주는 희규표 모닝커피를 곧 대령합지요^^ 좋은 하루 되세여.."

그녀는 잽싸게 사무실 안쪽에 붙어있는 조그만 탈의실로 뛰어갔다.

어쨌든 그다지 나쁜 출발은 아닌게 되어버린거다..

 

그후로 몇시간은 각자의 맡은 일에 여념이 없어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희규는 무거운 식용류통을 창고에서 옮기느라 약간 기운이 

빠져 있는 참인데 과장과 키큰 남자가 자신쪽으로 다가 오는걸 보고 식용류통에 털썩 걸터 앉았다.

<우씨~농구 선수야? 뭔 키가 저렇게 큰겨? 허걱! 저 근육 좀 봐~~오~올>

희규는 남자를 감상하며 슬쩍 입꼬리를 올린다. 왠지 언발런스해 보이는 두 사람이었던거다. 용숙과 동갑내기인 과장은 비쩍 마른 몸매에 항상 건강상태가 불안해 보일정도로 비칠비칠 걷는, 그래서 남자 직원들로 하여금 애틋한(?)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자인 반면, 옆에서 큰 보폭으로 걷는 남자는 슬쩍 지나쳐도 시선을 끌만큼 우람한 상체에 약간 날카로와 보이는 인상으로 남성다움이 철철 흘러 넘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언제 다가왔는지 용숙이 옆에서 한마디한다.

"야! 신희규. 끝내주지! 스타탄생이다야~저사람 못하는 스포츠가 없대. 집은 여긴데

서울서 뭔일을 하다가 왔는지 내려온지 얼마 안됐고 방년 스물일곱이란다. 오힛!"

"끝내준다는 말에는 동감!" 바로 그때,

"용숙언니, 희규씨 인사들 해요. 이번에 같이 근무하게된 이민상씨야. 민상씨도 인사

해요. 민상씨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들이니까 잘 모시도록해^^"

'안뇽하세요."

<엥? 안뇽하세요?내가 잘못 들은겨?>

긴장을 했는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에 저 큰 덩치가 안뇽하세요란다. 푸힛!

희규는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네!안뇽하세요. 잘 부탁해요. 근데 나 아저씨 어디서 본거같은데? 나 알아요?"

"네?^^;" 민상은 어안이 벙벙한지 크지도 않은 눈만 떼굴떼굴 굴린다.

"아님 말구요. 잘 봐줘요^^"

"네~"

다른 직원들에게도 인사를 시킨다며 비칠이 과장이 신참의 우람한 팔뚝을 살짝 잡고

돌아서 다른쪽으로 걸어갔다.

"쳇! 물건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저 요망한 것이~야!신구라..너 재 진짜 알어?"

용숙이 눈은 여전히 민상의 뒤통수에 두고 희규에게 말한다.

"어! 구라아녀~진짜 어서 본거같은디?"

"응~ 야, 근데 안뇽하세요가 뭐니? 너 내숭도 겸할라구 그러니? 아서라 제발~"

"아니 그게 아니구 저 사람이 먼저 안뇽하세요 그랬어~ 언닌 못들었어?"

"언제 저 스타가 안뇽하세요~ 그랬니? 안녕하세요 그러던데..하이간 그 귀좀 어떻게

해봐. 너 보면 비디오는 줄리아 로버츠 같은데 내용물은 어리버리 실수투성이 캐릭

터라서 참 연구대상감이야."

"어허~ 뭔가 한가지는 부족해 보여야지. 그게 내 컨셉이야 언니는~ 완벽하믄 피곤하

자너.큭큭~ 근데 오늘 회식하겠네. 야호~간만에 한잔하능겨?"

"그렁겨~좋아죽겠댄다..왠만하믄 그 사투리도 좀 고쳐라..에혀~누가 데려갈란지 참~"

"복 받는겨..아니 거야^^언니야말로 나와의 이 끈끈한 우정을 버리고 눈깜짝할새 저

근육한티 넘어강겨! 그런겨! 가만 안둬~~"

"으악~~~달겨들리마 이 지지배야~~'

165cm의 여자로서 작지 않은 희규가 그녀보다 목 하나는 작은 용숙의 목을 팔로 두

르며 달려드는 바람에 다시 또 소란스러워진 이 매장은 충주에서 아주 가까운 음성

읍의 대형할인매장으로 이 두 여성때문에 하루에도 지붕이 몇번씩 들썩거리는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