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 여행을 다녀온 새내기 부부는.. 일단 처갓집으로 가서.. 새색시 부모님 에게.. 절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장인이 절을 받으려 하지 않아.. 그냥 잘 다녀왔습니다.. 하는 인사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였다.. 그 이후로도.. 처갓집에 가면.. 장인에게.. 절을 하지 않고.. 그냥 그간 안녕하셨어요.. 하는 인사만 하게 되었다.. 이러한 것이 처음에는.. 장인 영감을 대할 때에.. 쑥스럽고.. 조금 거리감을.. 느끼게 하였는데.. 몇 년이 지나.. 같이 낚시를 다니며..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오히려.. 친 자식같이.. 나를 대하는 장인 어른이.. 편하게 느껴졌다.. ***** 장모님은.. 처음 맛선을 보러 왔을 때에.. 저녁에 집에 와서 자소.. 란 말을.. 하였을 정도이니.. 신혼 여행을 다녀온 날이나.. 그 이후 언제라도 늘 나를 친자식처럼 대하신다.. 사실.. 빈털털이에게.. 딸을 시집보낼 마음을 먹으려면.. 사위를 자식같이.. 생각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장모님은 신혼 여행으로 제주도에도.. 다녀 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사위가.. 바로 처갓집으로 와서.. 하룻저녁.. 묵고 가는 것으로.. 크게 만족하시는 기색이었고.. 다시 아내의 언니 식구가 와서.. 북적대고.. 작은 딸이.. 뭔가를 재미있게 이야기 하면서.. 떠들석 한 것이.. 즐거우신 것 같다.. 이렇게 시끌짝한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 신행길에 오르는.. 우리 부부에게.. 이바지를 잔뜩 장만하여.. 들려 주신다.. ***** 미리 연락을 해 놓아.. 우리 집에서도.. 부모님과 동생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한다.. 우리 아버지는.. 처음이니까.. 절을 받자. 하시며 어머니와 나란히 자리에 앉고.. 큰 절을 하는 우리에게.. 다음부터는.. 명절 때에만 절을 하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우리 집은.. 설날에만 세배를 올리고.. 다른 때에는.. 절을 하는 일이 거의 없이.. 자라 왔다.. 이러한 것은.. 부모님이 항상.. 장사를 하시느라.. 집안에 계시는 일이 별로 없어서 이지만.. 그래서.. 나는 절을 하는 것이.. 좀.. 서툰 편이다.. 이 날 저녁은.. 이바지로 가져온 음식으로.. 조촐한 술판을 벌였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술을 좋아 하시는데.. 둘째 며느리가 해온.. 맛있는 이바지 음식을 안주로 드시는 것이.. 여간 즐거우신 모양이다.. ***** 우리는 다음 날.. 일찍.. 대전에 마련된.. 우리의 신혼 살림을 시작할.. 보금 자리를 찾아 갔는데.. 먼저 근처에 있는.. 이모집에 들려서.. 어머니가 챙겨 준.. 이바지 음식을 전하고.. 거기에서 점심을 먹고.. 신혼 살림이 도착할 시간에 맞추어.. 이모님과 같이 우리 집으로 갔다.. 먼저 주인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조금 기다리자.. 골목길을.. 잘도 빠져 나오며.. 조그만 용달차가 집으로 들어 온다.. 그 차는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차 뒤에는.. 이삿짐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살 집이 단간방이어서.. 농은 해오지 않았는데도.. 이런저런.. 살림살이가.. 차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나도.. 이모님도.. 주인 집.. 아주머니도.. 모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운전수가 조수석에서 조심조심 꺼내 주는.. 바이올린과 가야금 이었다.. 나는 우리 색시가.. 그런 방면에.. 신부 수업을 받은 것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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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공 : 비우기 ( http://www.beugi.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