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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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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의 추억 ( 18 )


BY 비우기 2004-12-29

 

*****

광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직행버스는 남해안의 여러 도시에 잠간씩..

들리곤 하는데.. 가끔 바닷가에 인접한 해안도로를 따라 가곤하여..

그런대로.. 겨울 바다 경치를 볼 수가 있어서..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가.. 오후 늦으막하게.. 부산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마치.. 목적지 호텔에서.. 뭔가 급한 일을 해야만 하는 듯이.. 바로..

택시를 타고.. 해운대로 향했다..

*****

해운대 관광 호텔도.. 그 당시에는.. 가장 좋은 것이 었는데.. 그 곳에서..

체크인을 하고.. 객실에 들어가서.. 처음 한 것은.. 광주에 있는 호텔에서..

한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좀 더 여유가 생겨서인지.. 나를 놀래키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장난치는 것에.. 서로 열중하다보니.. 붕대 감기를 마쳤을 때에는..

이미 밖에 어둠이 깔려 있었다..

우리는 간소복으로 갈아 입고.. 또 찰떡같이 붙어서..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변가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파돗소리를 즐기며..

한 동안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이 때가 마침..정월 대보름날.. 다음 날이어서.. 동쪽 해변으로..

요염한.. 색기를 은은히 발하는..음력 열엿새 달이 떠오른다..

우리는 달빛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의 결혼 생활이..

오늘의 달처럼.. 요요하기를 기원하였다.. 아이구.. 야시러라..

*****

나의 연락을 받은.. 고향 친구가.. 오전 11 시 경에.. 호텔로 찾아 왔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신혼 여행 가방을 달랑거리며.. 태종대의..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자갈치 시장으로가서..

곰장어를 먹었다..

*****

이 날 저녁은.. 친구의 아파트에 가서 묵었는데.. 몇 년전에 결혼하여..

남자 아이를 하나 낳고.. 20 여평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아내는.. 우리에 관한 이야기를 사전에 충분히 많이 들어서인지..

오래된 친구를 대하듯.. 반갑게 맞아 주었다..

*****

새내기 주부 두 사람이.. 오손도손.. 상의하여 만든 저녁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밤이 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사실.. 친구 부부도.. 1년여 동안 떨어져 있다가.. 만난지가 1 주일 정도..

밖에 안 되니.. 두 사람만의 밤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하고의 시간도.. 소중하여.. 그 동안.. 바다를 누비며..

오대주.. 육대양을 두루 돌아 다닌.. 재미난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

이 친구는.. 나하고 중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바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지낸.. 이웃이었고.. 이 친구의 형제가 무려

9명인데.. 나의 형제 7명과.. 막내 삼촌 까지 합하여 우리 식구 8 명하고..

줄줄이 친구가 되는 바람에.. 더욱 가까운 친구이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에.. 목포에 있는 해양전문학교를 들어가서..

중학교 졸업 이후에는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형제들끼리도..

친구이어서.. 항상 소식을 듣고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외항선을 타고.. 온 세계를 돌아다니는.. 마도로스..

사나이가 되었는데.. 내가 대학교 1학년 여름에.. 이 친구가 타는 배가.. 마침

부산항에 정박 중이어서.. 한번 만난 적이 있는데.. 이 때에.. 배 안에서..

먹은.. 뱃사람들의 음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당시에는.. 3등 항해사이었는데.. 이 친구도 자기가 받는 월급의

대부분을.. 동생들에게 보네고 있었으니.. 자기가 쓸 돈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술 한잔 살 여유는 있었겠지만..

이 친구의 말대로.. 자기가 타는 배 구경도 하고.. 배에서 먹는 음식도..

어떤 것인지.. 경험삼아 먹어보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그 친구의 순수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때에 먹은 음식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참으로..

맛대가리 없는.. 그런 것이 었다.. 요리사의 솜씨가 나쁜 것이 주 원인이겠

지만.. 음식 재료도.. 장기 냉동 저장하는 것을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한다..

*****

지금은 1등 항해사이지만.. 배 안에서 먹는 음식이야.. 그 때하고.. 별로

다를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오늘과 같이.. 육지에 상륙하여.. 집에서..

아내가 만들어 주는 음식이 꿀맛일 것이다.. 더구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가 신혼 여행지를 바꾸어.. 새색시와 함께..자기 집으로 찾아 와주니..

사람 사는 재미가 나는 모양이다..

우리 부부는 본래는.. 다음 날.. 목포로 돌아 갈 예정이었는데.. 친구와

그 부인이.. 하루 더 놀다가 가라고.. 적극 권유한다..

*****

다음 날 우리는 친구의 안내로.. 범어사.. 금정산성.. 그리고 그 부근에 있던..

민속촌 등지를 돌면서.. 사진을 찍고.. 민속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보냈다..

친구의 아내는.. 어린 아기가 있어서 같이 갈 수가 없었는데.. 대신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서.. 함께 멋진 저녁 만찬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목포로 가는 버스를 타는데.. 돌아가는 차표를 친구가 사

주는 바람에.. 오히려.. 내 주머니에 돈이 얼마간 남은 상태에서..

신혼 여행을.. 마칠 수가 있었다..

*****

글 제공 : 비우기 ( http://www.beug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