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만난게 언제입니까?"
"글쎄...보름정도.....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담담경찰은 아주 공손하게 심문해 왔다.
"죄송하지만....정확한 관계는...?"
"네....? "
"그러니까 찰스 박과 어떠한 관계이신지?"
"그냥 사업관계로 몇번 만났고 그리고......'
"네에....그헐다면 마지막 만낫던 장소를 기억하십니까?"
"저어....양수리의 어느 집이었는데....."
"아,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는것 같네요"
"네?"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말씀드릴게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찰스 박의 행방을 찾아야하는게 과제입니다."
"그럼?"
"알수 없습니다. 자문을 맡고 있는 회사로부터 의뢰가 왔고 저희가 수사를 맡은 것은 그의 일기장이 저의 관내 호텔에서 발견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기장?"
"네, 거기에 오세선씨 이름이 거의 전면에 있었어요..."
"그래요...."
"숨기지 마시고 말씀해 주셔야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단서로는 오여사님 말고는 특별한 자료가 없거든요....사실 괴로우시겠지만......"
세선은 담당경관의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찰스 박을 사랑하셨습니까?"
"네? 그런것도 말해야 되요?"
"아...그게 아니고.....혹시 그에 대해 모르고 있는게 있으실것 같아서...."
"그게 뭐죠?"
담당경관은 좀 망설이다가 머리를 가까이 세선쪽으로 들여밀고는
"지금, 찰스 박은 연고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의 재산이 대단히 많아요. 일기장의 내용으로 보아 어쩌면 재산을 오여사님에게 주고 싶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가고 잇습니다. 헌데....만약, 찰스박이 돌아오지 못한다면....무언가 재산을 줄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혹시....그런것을 가지고 게시나 해서요...."
세선은 경관을 주시했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는듯 경관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 무슨 대답을 원하는거예요라는 모습이었다.
"오여사님, 저히도 다 알아 봤습니다 오여사님의 사회적 체면이나 이런것도 다 압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은밀하게 말씀만 해주시면 저희도 지킬것은 다 지켜 드리겠습니다."
협박같기도 하고 회유 같기도 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 같기도 했다. 세선의 머리가 혼란 스러웠다.
"그동안 받으신 돈은 얼마나 되시죠?"
경관의 입에서 돈얘기가 튀어 나왔다. 세선의 등에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는것 같았다.
"그 사람이 만날때마다 그냥 돈을 줬는데...."
경관이 약간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되 물었다.
"어떤뜻으로 받으셨나요?"
"..............."
"왜 주었다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네, 좋습니다. 그럼 혹시 갈만한 장소가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저도 연락을 했지만 통....."
"그래요....알겠습니다. 제 명함입니다. 수시로 연락 드릴께요...협조해 주세요"
몇가지 더 물어본 경관은 수고했다는 말을 한뒤 가도 좋다고 했다. 일어서는 세선의 뒤에 경관이 한마디 더 던진다.
"오여사님! 농담이 될지 진담이 될지 모르지만....오여사님....거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그때 저좀 잘 봐주세요 허허허"
"네?"
"아뇨...그냥 하여간 다시 연락 드릴께요.....찰스의 일기에 보면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내용이 많은데.....사랑을 나눈 사람은 오여사님뿐인것 같고....^^^^^"
갑자기 머리가 띵해 왔다.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 다리가 휘청했다. 세선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을줄 알면서도 종종걸음으로 경찰서 문을 나섰다.
"뭐래요?"
시숙이 물었다.
"별겻도 아니면서 오라고 해!"
"찰스가 어떻게 됐대요?"
"모르죠 나도....."
시숙이 세선을 빤히 올려다 보다가 자동차의 키를 돌린다.
"어디로 가죠?"
"법주사나 갔다가 가요. 부처님께...."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절이 생각났다. 무슨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찾던 절로 들어가 마음을 다스리고 싶었다.
"단풍이 드나봐요"
"벌써 그렇게 됐네.....세월 참 빨라..."
창을 열었다. 바람이 시원하다. 대청호의 물빛이 눈에 들어 오고 갑자기 경관의 말이 떠올랐다.
<찰스의 일기에 보면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내용이 많은데.....사랑을 나눈 사람은 오여사님뿐인것 같고....^^^^^">
세선은 자신의 배를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 보니 배가 좀 부른건가.....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이라더니.....세선은 배를 쓰다듬으며 한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