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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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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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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와 발등


BY 금풍천 2004-12-01

소정자 부동산 사무실에는 이미 태구와 현숙이 와 있었다. 들어서는 세선을 향해 던지는 말들이 제각각이다.

"야, 우리의 희망봉이 오누만(태구"
"세선아.....고마워(현숙)"
"바쁘지.....기집애 얼굴은 이뻐가지고......돈복도 터지고....."

차를 마시면서 근황을 물어 본다. 그리고 오늘 어디가서 즐겁게 먹고 놀까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는데 세선의 머리를 내일 호출을 받은 경찰서에 가 있다.

"너, 바쁜일 있니?"
"어째, 얼궁이 좀 어두워 보이네..."
"세선이가 근심하는 얼굴도 보여주네 허허허"

세선은 표정을 바꾸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자꾸 잊으려 해도 찰스 박의 얼굴이 스치고 그의 몸둥이가 닿았던 육신들이 울먹거리는것 같다. 가슴도 답답하고 배도 불러오는 기분이다.

"야, 너도 그거 불규칙적일때 있지?"
"그게 뭔데.....?"
"응...그거 매직!"
"있지....나도 걸러서 할때 많아"

마음이 좀 놓이긴 하지만 확신이 없다. 정말 찰스박의 아이를 임신했다면......자꾸 머리속이 좁은 통 속으로 들어가는것 같다.

"야, 가자 풀어 뭔지 몰라도 가자!"

태구와 현숙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꼭 부부 같다.

"야, 너희들 사랑좀 해봐!"

세선이 현숙이의 눈을 보며 말했다. 현숙이 상긋하게 웃으며

"야, 저런 남자 내가 모시겠냐...난 예술가는 싫여...."
"왜?"
"괴팍지잖아 ^^^"

태구는 그저 미소만 지은채 여자들의 짓거리를 지켜보는데 소정자가 정색을 하며

"야, 태구하고 현숙이 너 잠깐 차에가서 기다릴래...나 세선이 하고 사업관계로 할말있거든 5분이면 돼"

키를 태구에게 들려 주자 현숙이 뒤따라 나선다.

'야, 아무래도 너희들 홀애비 과부 짝지어서 님이라는 글자를 만들어야겠다. 뒤에서 보니까 아주 오래살은 부부같네......어때 원앙부부 호호호"

소정자가 호드갑을 떨며 태구와 현숙을 내 보내고 이제 세선의 앞에 정색을 하고 말을 던진다.

"야, 내가 들은 애긴데...."
"뭐?"
"네, 남편 말야...."
"왜? 뭔일 있어?"
"아~ 아니..그냥들은 얘기야. 우리 집에 심부름하는 미세스 박이 보았는데 글쎄 며칠전에 보니까 어떤 못생긴 아줌마하고 저기 들말공원 뒤에 모텔에서 나오는 걸 봣다더라....."
"뭐....."
"나도 잘못본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그랬더니....."
"하번 본게 아니고 두번쯤 봤데...."

갑자기 세선의 뒤통수에서 소리가 났다. 망치소리였다. 발등이 찍히는 소리가 났다.그러나 이내

"그럴리가 없지.....거기 무슨 일 잇어서 간거겠지....."
"아마, 그럴거야 그지....."
"우리 그 무지랭이가 야 바람이나 필 주제나 됐으면 내가 이꼴이겠어..."
"왜? 네가 어때서....."
"아냐, 그냥"

못생긴 아줌마라고 하니까 갑자기 집에 청소하는 아줌마가 생각났다. 어쩐지 기분이 별로 였는데....그러나 세선은 머리를 흔들었다. 별거로 다 질투하네라는 생각이 세선이 마음속에서 일어 났기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자꾸 어두워지고 남편과 청소 아줌마가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떠오르는건 무엇때문일까?

"자, 일어나자!"

세선과 소정자는 일어 섰다. 차에 탈때에는 태구와 현숙이 무언가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세선은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남편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간다. 갑자기 세선의 복부가 거품이 차오르는것 같은 느낌이 오고 그녀는 남편에게 소리를 치고 싶었다.

"왜, 안받아 씨!"

세선은 신경질 적으로 폴더를 접었다. 일행이 불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어디론지 급하게 가고 있다. 스치는 경찰차가 오늘따라 무섭게 느껴지는 세선은 한숨을 크게 내 쉬었다.

"어쩌지.....?"

돈은 많으나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세선의 머리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거리에는 술취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성매매를 하다가 걸린걸까 유흥업소 앞에서 팔을 당기고 끄는 경찰과 거의 다 벗은 여자가 옥신각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참나원....이제 몸도 못팔아먹고 죽으라느거야 뭐야!"

갑자기 세선의 입에서 성매매를 고무하는 단어가 불쑥 튀어 나오고 태구, 현숙은 세서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무래도 많이 변했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