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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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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 없는 일들


BY 금풍천 2004-11-29

"사모님, 이거 뭔가 모르겠네요.."
"뭔데요?"
"네.....경찰서에서 온거 같애요"
"경찰서....?"
"사모님 이름이 써 있네요....."

청소부 말고 집안일을 돌보는 금천댁의 설명이다.

"이리 가져와봐요"

편지를 뜯자 내용물이 나왔다.

<수사와 관련하여 귀하를 참고인으로 조사하고자 하오니 다음기일에 출두하여 주십시오. 만약 사정이 있을경우 연락 주시면 조정이 가능합니다.>

대전의 중앙경찰서장이 보낸 말하자면 소환장이라고 할까 그런것이었다.

"내가 무슨 잘못이..?"

세선은 머리를 갸웃했다. 요즘이야 부동산 투기한것도 없고 죄지은게 없는데 뭣땜에 오라고 하나......세선은 전화를 했다. 역시 시숙이 제일먼저 생각 났다.

"네, 제수씨...."
"다름아니고....경찰서에서 오라네요....."
"네? 어디서요?"
"대전 중앙 경찰서라는데....."
"그래요, 뭐 집히는것 없으세요?"
"아뇨.....뭔지 좀 알아봐 주세요"

전화에 침묵이 흘렀다.

"아, 혹시..."
"네, 뭐 잡히는거 있으세요?"
"사실은.....찰스 박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난것 같아요.....들은 얘기인데 아무래도 그것때문일거에요"
"네! 찰스박!"
"제수씨야 뭐 사업관계로 만난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알아는 보겠지만 사실대로 말씀하시면 되죠 뭐...."
"그렇게 간단히 말하셔도 되요. 여하간 같이 가 주세요..."
"알았어요. 알아보고 연락 드릴께요"

찰스 박에게 문제가 생겼더라도 아직 그와의 작전에 가담한것도 아니고 굳이 관게가 있다면 잠자리를 같이 했던것 뿐인데.....

"이 사람이 무슨짓을 했걸래...."

세선의 가슴이 답답해 왔다. 오후내내 기분이 언잖았다. 누굴 만나지....?

"여보세요?"
"나요..."
"누구?"
"태구......지금 좀 만나야겠어....내가 그리로 갈께 어디 있지....."
"왜요? 지금 좀 그런데...."
'아냐, 잠깐이면 돼"

세선은 옷매무새를 고치고 소정자의 부동산 사무실 근처 카페로 나갔다. 태구는 이미 와 있었다.

"세선여사 얼굴이 좀 우울해보여^^^^"
"아, 네 그냥 좀 머리가 무겁네...."
"그래.....그럼 우리 드라이브나 갈까..?"
"그래요"

차를 마시고 태구와 세선은 증평으로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자, 저기가서 커피한잔 먹고가지....."

국도변에 조그만 휴게소가 있었다.

"세선! 자아~"

태구가 커피를 빼서 건낸다. 그리고 벤치에 가서 앉는다. 갑자기 태구가 그윽한 눈으로 세선을 바라본다.

"세선이! 자 이거 받아~"
"이게 뭔데요?"

갑자기 세선의 입에서 높임말이 나왔다.

"이거, 저번에 세선이가 준 편지인데...고마웠어 정말 그런데 마음은 고맙지만 난 세선에게 돈을 받을 순 없어.....미안해 마음은 받고 늘 잊지 않을께...."
"왜? 얼마 안되는데......"
"아냐, 난 세선이 거기한테 이런걸 받으면 내가 늘 간직한 꿈이 깨어지는게 싫고 내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싫어....그거 말고 술이나 한잔 사주고 내 화실에 와서 놀다가나 가라...돈 없으면 행복한거야.....욕심을 버리면 행복하거든.....난 평생 그렇게 살고 싶어...미안해.....아직도 날 생각해주는 친구가 잇다는것이 행복하지만 이걸 돌려주는 행복도 참 좋거든...^^"

태구가 조용히 세선의 손을 잡는다. 따스한 체온이 손을로 전도되어 왔다.

"태구씨!...."
'알어...알어......"

태구와 세선은 그날 밤이 맞도록 어둠이 덮쳐 어두운 길을 달리고 달려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다. 맛난 음식도 먹고......오후 9시가 되어 시내로 들어서니 축구시합때문에 거리가 조용하다.

"잘가!!"
"그래, 건강하게 예쁘게 잃지 말고....세선이 거긴 정말 아름다워....."

손을 흔들고 떠나는 태구의 뒷모습에 외로룬 그림자가 가득한데....그 여유롭고 허허한 발길이 참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 왔다. 집앞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만삭인듯한 여자가 남산만한 배를 내밀고 건너간다. 갑자기 생각의 통로가 바뀐다.

"나, 정말 왜 멘스가 없지.....혹시....임신?"

그녀는 엑셀을 밟았다. 차가 이상스레 요란을 떠는것 같다. 남편은 세선이의 몸을 생각해서 정관수술을 한지 오래 되었건만.....하기야 나름대로 약을 잘 복용해 왔는데...때로 남자들에게 미끼를 던진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늘 만전의 준비를 했다고 자부해 왔는데.....

"혹시....찰스박의......"

그러나 어디선가 들은 말이 생각 났다

"나이가 먹으면 불규칙할 수도 있죠....."

그녀는 자신의 배를 만져 보았다. 1달간 세선의 몸에 아기씨를 솓은 사람은 찰스박 뿐인데.....그럴리가........더듬어 보아도 역시 완벽한 사전준비후 찰스의 물을 받았다는게 확실하였다.

"빵!"

갑자기 뒷차가 소리(?) 지른다. 정신을 차린 세선의 차가 스르르 구르ㄴㄴ데

"제수씨, 저예요"
"네..."
"알아 봤더니....."
"..............."
"역시, 찰스박 문제인것 같아요....."
"뭐가 어떻게 되었대요?"
"글쎄, 잘은 모르지만 찰스박이 아마 행방불명이 됐다는것 같아요....."
"근데요?'
"더 이상은 몰라요. 같이 가보죠 뭐.....제가 내일 차 끌고 가겠습니다. 전화 할께요 집앞에 가서....."

갑자기 이마에 땀이 솟고 열기가 확 오른다.

"어쩌지...챙피해서...."

차고쪽으로 막 핸들을 트는데 대문앞에 청소 아줌마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서 있다. 참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뭐가 저리 좋을까...? 좋겠네 저 아짐씨......"

세선은 흩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주차장 안으로 차를 밀어 넣고 있었다. 감나무에 서리 맞은 열마구 하나가 툭 떨어진다. 그리고 감잎 하나가 바람에 파를 날려 떨어진다.

"후후후!!!!"

갑자기 세선의 숨이 목까지 차오는 기분이다. 김기사가 문을 열어준다. 오너로 다녀온 세선을 기다렸던 모양이다.

"잘 다녀 오셨어요?"
"응...별일 없지?"
"네! 그런데 피곤해 보이시네요?"
"좀....."

김기사가 누치 빠르게 차키를 받고 세선은 기사를 흘끗 쳐다본다. 그림자처럼 자신을 읽고 있는 기사가 세선을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내일은 차 안움직일거니까 좀 늦 나와요"

세선은 자신의 배를 만지며 기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으 방으로 향하고 어디선가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 왔다. 벌써 불이 나는 계절인가 보았다. 갑자기 세선의 머리속에 앰불런스 소리라는 생각이 꽈악 차 올랐다.

"어쩌지?"

세선은 외출복을 벗으며 자꾸 자신의 배를 살폈다. 아무래도 몸이 분것 같은 기분이다.

"푸후~"

그녀가 긴 한숨을 쉬었다. 여전 아직 고운 몸매는 거울 속에서 아름답기도 한데 얼굴로 근심이 서서히 그녀를 오죄고 있음이 분명한 밤이었다. 세선은 옷을 벋다말고 핸펀을 눌렀다.

<011-9407-1114>

찰스박의 전화번호를 세선이 누르는 그녀의 얼굴이 아주 간절했다. 송신음이 소리를 내자 상대방의 음악이 들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