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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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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속의 바다 #24


BY 설탕 2006-02-09

남자는 여자를 감추듯이 자신의 겉옷속으로 안아 들였다.

서로의 체온으로 따듯함이 느껴졌다 .

"안추워요?.."

"왜요 ?..추우세요 ?..후후 ...나보다 젊으신 분이 속은 나이 들었네요 ..후후 ...하나두 안춥네요 ..아직 깊은 겨울이 오려면 조금 더 있어야 겠죠?..."

그리 말하면서 여자는 남자의 품을 나와 강변 둑으로  내려갔다 .

"어 ...어 ..그쪽은 강바람이 더 차요 ..아이고  .진짜 청춘이시네요 ...허허 ..."

하지만 ,남자도 그녀를 따라 둑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

 

 

예상대로 둑쪽은 바람이 더 찼다 .

코 끝이 시려웠다 .

그녀의 코는 유난히 겨울을 빨리 알려 주웠다 .

찬기운이며 ,추운 바람에 그녀의 코끝은 언제나 남들보다 더욱 빨리 시려왔다 .

그녀는 두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자신의 코 끝에 갖다 대었다 .

역시 그녀의 손이 느낄만큼 그녀의 코끝은 차가워져있었다.

"거봐요 ..바람 차죠?..제가 뭐라구 그랬어요 ..여긴 저 위쪽보다 더 춥다구 했잖아요 ..."

"후후 ..그렇네요 ...근데 전 다른대는 안추운데 코가 많이 시렵네요 ..후후 ,,우습죠?.."

"그러세요?..그럼 제가 만져서 녹여 드릴까요?,,하하하 ....."

남자의 웃음은 정말로 그래 줄것같았고 ,또 시원함 까지 느끼게 해주었다 .

"네?....아 ,,,,후후후 ......"

"자 ,,이리 오세요 ,,같이 안고 있으니까 좋던데 .."

그러며 ,남자는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

한동안 둘은 그리 서서 강바람을 느꼈다 .

남자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따듯히 ,아주 따듯히 안고 있었다 .

"자 .. 우리 차로 들어가죠 ..허허 ,,,더 있다간 내일 아침에 우리 둘다 콧물 봐요 ....하하하 ,,,,"

정말 그럴것 같다는 생각에 그녀는 남자에게 어깨를 맡긴채 주차한 차 쪽으로 걸었다 .

그냥 좋았다 .

언제나 혼자라는 생각에서 ,지금 만큼은 누군가가 함께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

 

 

 

"아이 ,,이제좀 났네요 ...허허 ...그래도 분위기는 괜찬죠?..이러그 있으니 다시 20대 청춘된기분이네요 ..."

"참 ...제가 나이 안 여쭤 받죠?...."

"아 ,,저요?..글쎄요 ..제가 나이가 많았으면 좋겠어요...아니면 적었으면 좋겠어요..좋으신 쪽으로 해드릴께요 ....허허 .."

"후후 ,,나이가 고무줄 나이신가봐요 ..후후 ,..."
"고무줄이요?아 ...하하하하 ......."

다시 남자의 웃음소리가 호탕해졌다 .

"저 ..마흔한살입니다 .."

"아 ...그러시구나 ..."

"아?근데 제 나이만 물으시구 왜 그쪽나이는 안밝히시나요?..이건 아닌것 같은데요?.."

"후후 ..저요?..작았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많았으면 좋겠어요 .."

"네?..글쎄요 ..거기 까진 아직 ...허허 ..."

"저 ..마흔 여섯살이에요 ..나이 많죠?.."

"네?..그러세요?..전 ,저랑 비슷하신줄 알았는데...쩝 .."

"후후..   기분이 좋네요 ..그리 젊게 봐 줘서 ...."

"아니 진짭니다 ...."

그렇게 그들의 나이는 밝혀졌다 .

남자는 그녀보다 다섯살이 아래고 ,그녀는 남자 보다 다섯살이 위였다 .

 

둘은 차안에서 음악과 함께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었다 .

잠시 멈추기도 하고 ,또 다시 이어지는 그런 대화 ..

"저 ..지난번에 당황 하셨죠..제가 너무 실수 한거 아닌가 많이 생각했어요 ..왠지모르게 그날은 그만 ...그런데요 ..저그리 막된놈은 아닙니다 ..."

"후후 ..알아요 ...그리고 그날은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요?,,후후 ..또 .내가 그쪽을 막된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전화하구 , 여기까지 따라왔겠어요?..."

"..........."

남자는 잠시 시간을 두었다 .

그리고 자신의 손을 그녀의 손을 찾아 잡아 보았다 .

강변뚝에서 잡았던 그녀의 어깨만큼이나 작은손이었다 .

그녀의 손을 살며시 쓰다듬어 보았다 .

"저 ...있잖아요 ..왠지모르게 그쪽을 만나면 맘이 편해 지는거 알아요?"

"네?.."

그녀는 자신이 남자에게 느끼는 그런감정을 ,남자가 밝혀 오자 도둑질 하다 들킨 사람의 가슴처럼  뛰기 시작했다 .

".........."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우리 그냥 편하게 만날래요?..그냥 오늘 처럼 ..서로가 아주 힘들고 피곤할때 ..아니면 누군가가 함께 해주기를 바랄때 ...어때요?"

남자는 지금 그녀에게 그들의 관계를 만들자고 건의 중이다 ..

"후후 ...글쎄요 ...."

"네?..싫으세요?..."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

"아...아 ..그럼 됀겁니다 ...와 ~~우 .."

남자는 모가 그리 좋은지 어린아이마냥 너털스럽게 웃으며 좋아했다 .

그리고 ,다시 침묵 ..

 남자는 남자의손을 들어 조수석에 앉아있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

"이리 와봐요 ..나 ...입마춰두 돼죠?..."

어린아이 같았다 .

사춘기를 맞은 아이처럼  남자는 그녀의 동의를 구해 그녀에게 키스하기를 원했다 .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남자는 조용히 처음의 입맟춤처럼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맟추었다 .

그녀는 아무말 없이 남자의 입맟춤속에서 고요한 바다속에 자신이 있는것 같은 느낌을 가지기 시작했다 .

 

고요한 바다 ..

바다속의 바다 ...

가끔 일렁이는 파도도 느끼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