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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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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바다 #20


BY 설탕 2006-01-10

"언니 ....언니 .좀 일어나바 ..내가 정말 미쳐요 ...언니 ..."

동생의 소리에 그녀는 눈을 살며시 떠보았다 .

"언니 ...나야 ,,내말 들려?...이구 ,,무슨 놈의 잠을 3일 동안 죽은듯이 자는거야 ..

  또 약 먹었어?..왜. 아주 잠들지 깰껄,  왜 그리 쪼끔 먹었누 ...쯧쯧 쯧 ,,,,"

동생의 목소리는 동생만의 짜증과 함께 ,또다시 그녀에게 퍼풋는 잔소리로 바뀌고 있었다 .

"아니 .세상에 ,아들이 자기 엄마 어찌돼는줄 알고 3일만에 전화를 다하고 말야 ,

또, 그리고 술은 왜 혼자 마시면서 그독한 양주는 마시는거야. 거기다 수면제 까지 ..죽구 싶었수?........"

동생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

그녀는 알고 있다 .

자신의 삶을 그녀의 동생은 몹시도 힘겹게 생각하고 있다고 .

"언니 ..."

동생은 다시 일어나 앉는 그녀를 보며 침대 귀퉁이 ,그녀의 머리 맡에 걸터 앉았다 .

아까보다는 ,격앙된 소리는 아니였지만 ,아직도 그녀를 질책하는  말투 였다 .

"언니 ..힘드니?..왜 자꾸 이래 ..언니 이러면 언니땜에 놀래는 사람 한둘인줄 알아?

왜 그래 ..살기 싫어 정말?...사는꼴이 이게 모니 ....엉?"

벌써 동생의 눈에는 그녀를 볼수 없으리만큼에 눈믈이 고여 있었다 .

 

"언니 ...이러지마 ...나 언니 이러구 사는것만 해도 맘아픈데 .왜 가끔씩 나를 힘들게해 ...."

동생은 언니를 이해 할수가 없었다 .

왜 자신의 언니는 이리 살아야만 하는지를 ..

"언니 ..모라구 말좀 해바라 ..변명이라도 하던가 ,아니면 무슨 핑계꺼리가 있음 말좀해바 ..."

힘이 없었다 .

 

남자가 그아침 그리 떠나고 ,밝아오는 빛속에 그녀는 잠을 청했지만 ,왠지모르게 돌아치는 많은 생각이 그녀를 힘들게 했었다 .

그래서 찾아든 몇알의 수면제가 ,그녀가 깰대마다 채워들어  그녀를 3일 씩이나 잠속에 빠트린듯 싶었다 .

"내가 그리 오래 잤어?........"

"그렇게 오래 잤으니 몇일은 또 안자도 돼겠수?..."

동생은 언니를 미운눈길로 쳐다보았다 .

"우리 애는 어디갔어?,,집에는 들어 왔어?...."

"에?...이상황에 아들 챙기는것 보니까 아직 죽을맘은 아닌가 보네 ,,,참 ..

 그래 ...학교갔어 ,,어제 전화 해서 엄마가 잠을 너무 오래자는것 같다고 나 보구 좀 와달라구 전화했자나 ,,애가 얼마나 엄마가 이러는것 봐왔는지 놀래지도 안투만 ...쯧쯧 ,,,

언니 ,,언니두 이제 몇년잇음 며느리 볼 나이유 ...

아들 생각도 좀 하구 살아 ..  좀 ...애가 얼마나 이런 엄마 한테 적응이 됐으면 .별루 놀래지도 않아요 ...나같음 벌써 여러번은 엠블런스 불렀겠구만 .....어휴 ,,,속상해 ..."

동생은 정말로 속이 상하는것일까?

아니면 그녀를 위해 ,아니 엄마을 위해 자신을 불러준 조카에 대한 안타까움인가 .

그녀는 지금 동생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 .

"애 밥은 먹여 학교 보냈어?"
"밥?...어이구 ...참 ,아들 끼니 걱정 하는사람이 냉장고 속 반찬이 곰팽이가나?...

내가 아주 이틀 동안 배 터지게 멕여 잘 봐줬네요 ..이젠 됐어?.."

"고마워 ,,번번히 내가 널 넘 힘들게 하는구나 ...미안해 .."

그녀는 동생을 쳐다 볼수가 없어 일어나 앉은 침대맡의 귀퉁이만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었다 .

"배 ,,안고파?,,난 자다가도 배고프면 눈 떠지던데 ..뭐 좀 먹자 ...

내가 미역국 끓였거든 ?,그러니까 안넘어가두 좀 먹어 ,,,약이다 ..이럼서 ...

잠깐만 ,나 상좀 차리고 언니 부를게 ..괜찬음 샤워좀 하던가 .."

 

동생의 분주한 상차림 속에 그녀는 욕실로 들어갔다 .

자신이 왜 이렇게,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는지 ,그녀 자신도 모른다 ...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

그저 ,그냥 하루 하루를 만나고 보내는것 밖에 ....

 

물의 온도는 아주 적당히 따듯했다 .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그녀는 손으로 만져 보았다 .

따듯했다 .

그녀는 자신이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을 하나씩 벗어냈다 .

그날밤 입었던 그차림 그대로 그녀는 3일낮밤을 잤나보다 .

그리고는 ,거울앞에 자신을 들여다 보았다 .

상반신을 다 보여주는 욕실에 거울은, 이제는 보기조차 낯선 얼굴을 한, 한 여인이

알몸으로 서있었다 .

그녀는 가만히 그녀의 몸을 마져 보았다 .

자신의 얼굴부터 목 ,,

그리고 그아래 가슴과 조금은 늘어진듯한 40 후반의 여인의 몸을 그녀는 만져 보고 있었다 .

 

스스로가 마져보는 몸이였건만 ,그녀는 그녀 자신도 그 손길을 느낄수가 없었다 ,

잠시동안 ,아주 짧은시간동안 그녀는 자신의 집에 머물렀엇던 남자를 그려 보았다 .

아주 짧았었으나 ,그녀에게 잠시 동안 여자 이기를 바랬던 남자 ..

샤워기의 믈줄기를 맞으면서, 그녀는 눈을 감고, 다시  잠에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

따듯함을 느끼고 싶었다 .

 

남자의 손길은 참으로 따듯했던것 같았다 .

잠시 동안 그녀를 따뜻히 안아줬었던 남자의 손 .

그녀는 지금 물줄기 속에서 남자를 느꼈다 .

따뜻한 남자 ....

쳬온이 따뜻한 남자 ....

 

그녀는 불현듯 남자가 보고 싶어졌다 .

남자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기시작했다 .

따뜻한 남자를 ...

 

"언니 ,,,,상 다 차렸어 ,,,빨리나와 ...."

아득히, 동생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

아주 작은 섬의 메아리처럼 ...

파도바람과 함께...

 

"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