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05

사랑은 아픈거야


BY 피오나공주 2004-09-20

다영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준영에게 다가갔는데, 아니 이게 왠일인가 다영이 몰래 짝사랑하던 형준이 준영 옆에 서있는게 아닌가. 형준은 다영이의 사촌오빠 창섭의 학교 후배이다. 창섭이 군대가기 위해 파티를 했는데 그때 다영은 그곳에서 형준을 보고 첫눈에 마음이 이끌였고 그와 대화를 하면서 그가 좋아졌었다. 근데 그는 너무 근사했고  다영과 같은 평범한 여학생하고는 안얼리는 귀족품의 그였다. 그래서 다영은 그냥 아는 사이로 만족하고 혼자만 좋아하고 있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를 바랬고 창섭을 찾더라도 전화 한번 받기를 원했었다. 그런 그가 저 싸가지 옆에 있다니 ... 혹시 친구사이? 설마......

준영은 자기가 왜 이학교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다영이 때문에 발목를 다쳤고 원인  제공을 한 다영이는 다연히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줘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자신에게 말은 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친한 친구 둘이 옆에 있었고 그들은 다영 보다 컸고 힘또한 센 남자들이다. 근데  왜 작고 어린 다영에게 병원에 자신을 데리고 가라고 억지을 부리는 건지는 아직 준영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영은 형준 앞에 서며 "안녕하세요!"

준영은 자신 앞이 아닌 형준이 앞에서 얼굴이 빨개져 인사하는 다영에게 왠지 모를 짜증이 났다.

"야 너 지금 누구한테 인사하는 거야 나한테 해야지, 발은 어떠냐? 핸드폰은 괜찮나"

다영은화내고 짜증내는 준영을  꼭 초등학생같다는 생각을 했다.

형준은 그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영에게 "이 녀석 발목 다친게 한게 다영이 였니?"

"그냥 실수로...." 다영은 왜 형준만 보면 얼굴이 빨개지는지 모르겠다.

준영은 그런 그들은 보면서 "너네들 아는 사이야 ?"

옆에 조용히 있던 호영이 준영의 빨개진 얼굴을 보고 "너 몰라? 창섭선배 군대 파티 때 다영이도 있었는데 다영이가 선배 사촌 동생이쟎아 너 그때 없었나?"

그때 준영은 집안 일로 그 파티에 참석하지 못했다. 준영은 문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다영을 만났으면 지금과는 다르게 다영과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

다영은 그 셋이 친구라는게 믿기지 않았다. 그들은 성격이 너무 틀리다. 틀려도 너무 틀리다.

준영은 자신 보다 형준이가 다영을 먼저 알았다는게 기분이 나빠고 형준이를 바라보는 다영의 눈빛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괜히 형준이를 데리고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준이 좋은 친구이긴 하지만 다영이와 친해 보이는게 왠지 싫다.

"야 뭐해 나 발목이 더 아파서 병원에 가야돼 너가 나 데리고 가 "

"아니 보름이나 지났는데 왜 제가 병원에 가야돼요? 다른 일로 더 다쳤을 수도 있쟎아요.그리고 저렇게 힘좋은 친구분들이 계시는 데 굳이 약한 저에게 가자고 그러세요?"

"야 너가 힘이 약해 날 밀어 재치는 너의 그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힘인데? 너 힘 보통이 아니던데 왜 약하게 나올까? 도망갈 생각 하지 말고 빨리 부축해 걷기도 힘들다고"

다영은 형준이 보는데서 싸우기도 그렇고 해서 준영을 부축해 병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준영이 친구들에게 다영이가 있으니 괜챦다고 집으로 가라고 해서 그들은 준영을 다영에게 맡기고 갔다. 돌아가는 형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영은 자신의 보이지 말아야 할 것들을 형준에게 보여준 것 같아 준영이 더 미웠다.

병원에서는 발목을 많이 쓰지 말고 찜질을 많이 해주라고 했다. 다시 준영의 집으로 가면서 다영은 준영에게 찜질하라고 했지만 준영은 기필코 다영이가 준영의 집에 가서 찜질을 해주어야 한다고 우겼다. 결국 그 우김에 져서 다영이 준영의 집에서 준영의 찜질을 해주기로했다.

소파에 누워 찜질을 준비하는 다영을 보면서 준영은 이대로 다영과 한집에서 살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다영은 그렇게 미인도 아니고 키가 커서 섹시한 것도 아니다. 그냥 보고 있으면 평범한 얼굴이지만  왠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다영이에게 잘해주고 다시 좋은 관계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과 틀리게 자꾸 소리치고 짜증만 내게 된다.

"그렇게 기분 좋은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해요 다리 빨리 소파 위에 올려요"

자신의 감정을 들킨것 같아 준영은 깜짝 놀라며 "너가 올려줘야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다영은 발목을 다치게 해서 미안한 마음에 준영에게 잘해주고 싶어도 가끔 소리치며 욱박지르는 그가 미웠다. 그래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쏙쏙 들어간다.

"이제 다 했으니 집에 가도 돼죠?"

"아니 나 잠잘때 까지 노래 하든가 아니면 동화책 읽어줘, 아니면 너에 대해 예기 하던가."

"찜질만 해 주면 된다며, 어린앤가 왠 노래. 동화책. 저 그냥 집에 갈께요."

결국 다영은 준영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준영의 잠든 얼굴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으로 오면서 다영은 용기를 내서 형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의 상황을 형준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또 준영이 형준에게 자신을 어떻게 예기 했는지도 알고 싶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 다행히 형준의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저 다영이예요.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다영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래 너 지금 어디 있는데?"

다영과 형준은 공원에 있는 벤치에 서로 말 없이 한참을 앉아있었다. 다영도 말이 잘 안나왔고 형준도 굳이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않아 있다가 형준이 먼저 말을 했다.

"저녁은 먹었니? 안 먹었으면 나랑 같이 저녁먹자 나 지금 배가 고프거든"

꼬르르 소리나는 배를 잡고 둘은 웃으며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다영은 그동안의 이야기를 다했다. 형준은 웃으며 다영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다영은 어떻든 형준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또 형준이 다영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기분좋은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게 기분좋은 몇주가 흘렀다. 형준이 고3이라 자주는 못 만나고 전화만 자주했다. 소문에 형준에게는 많은 여자 친구가 있고 나 보다 더 이쁘고 빵빵하다고 했지만 형준의 전화만 받으면 그 모든 일들은 사그리 없어졌었다.  형준이 준영에게 이야기 했는지 그 뒤로 준영은 내게 전화도 찾아 오지도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소희네로 가고 있었는데  다영의 핸폰이 울렸다. 고모였다. 오늘 고모부가 출장에서 돌아오신다고 저녁에 일찍들어 오라는 메세지였다.  다영은 고모네가 참 좋았다. 근데 어느 순간 부터 고모부의 행동이 변화셨다. 그 뒤로 다영이는 고모부가 싫다. 고모만 없으면 다영이 옆에 와서 어깨며 허벅지며 손이 가는 데로 만지고 주물러댔다. 그 손길이 닿을 때면 다영이는 죽고만 싶었다.  그런 고모부가 오늘 돌아오신다. 다영은 얼굴이 하얂게 변했다.

소희네서  자고 싶었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소희네서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냥 공부만 하고 나왔다. 다영은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몰랐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집이 싫었다. 지금의 현실도 싫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여기저기 헤매다가 다영은 형준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안받아서 자꾸 자꾸 했다. 형준에게 메세지도 남겼지만 전화가 없다. 다영은 공원에서  전화기만 뚜려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준영이가 자신에게 다가 오는 것도 보지 못했다.

준영은 집으로 돌아가다가 다영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그러다 형준에게 다영이와 사귄다는 소리를 듣고 다영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멀리서 조용히 다영을 바라봤다. 티격태격 싸우다 정이 들었는지 준영은 다영이 좋아졌었다. 그러나 친구의 여자가 되었으니 준영은 멀리서 다영을 바라볼 뿐이였다.

다영은 한참을 앉아있다가 집으로 향했다. 준영은 다영이 간 다음에 다영이 앉았던 의자에 앉아 한참을 생각했다. 별로 안좋아 보였던 다영의 얼굴..그럴때 형준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 자신의 여자친구가 안좋아 보이는데 형준이는 어디에 있는걸까? 준영이는 다영이 왠지 걱정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형준이의 전화가 왔다. 다영이는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받았는데 형준이 아닌 형준의 엄마였다. 형준이는 고3인데 그렇게 전화를 많이 하면 어떡하냐고 앞으로 전화도 메세지도 하지 말라고  고3이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부탁한다고...

다영은 형준과 통화도 못하고 그렇게 형준과 헤어짐이 아닌 헤어짐을 했다. 그뒤로 형준은 찾아오지도 않았고 전화도 없었다.

며칠동안 다영이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형준과도 헤어졌고 고모부도 계셨고. 긴장의 연속이였다.  그렇게 몇달이 지났다.

다영은 열심히 공부만 했다. 다영은 일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엄마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좋아했던 형준과도 헤어지고.....

"다영아 고모 내일 오빠한테 다녀올께. 창섭이가 아프다고 하더라 너 혼자 있을 수 있지 고모부는 다음주에나 오실거야. 고모 내일 일찍 갈거니까 너가 일어나서 학교가고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