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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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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싫어 싫어


BY 피오나공주 2004-09-14

억지부리는 그를 부축해서 그의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가서 보니 그의 발목이 많이 부어 있었다. 나와 부디치면서 발목을 약간 삐었나 보다. 그의 발목을 보니 집까지 오면서 계속 속으로 그의 욕을 했었는데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찜질 하면 괜챦아 질거야. 냉동실에서 찜질팩 좀 갔다줘라. 그리고 오면서 음료수도 가지고 오고, 뭐하니 내 다리좀 소파위에 올려줘야 하쟎아."

그는 계속해서 나를 불렀고 계속해서 나를 부려먹었다. 좀 전에 미안했던 마음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내가 왜 그의 양말까지 벗겨줘야 하는 거야. 아이씨 정말........

"너 어디학교 다니냐, 몇학년, 이름은, 너에대해서 궁금한게 아니라 앞으로 내가 고생 좀 할 것 같은데 너의 도움을 받아야 하잖아."

"진희 여고 1학년 정다영 이요. 그런데 별로 아픈것 같지도 않은데 엄살좀 그만 부리세요. 왜 반말하세요 아까부터 기분나쁘게."

"기분 나쁘면 너도 반말해, 근데 어쪄냐 나는 3학년 인데  내이름은 최준영 한성고등학교 다니고 있고, 반말만 해봐 너 죽어"

정말 그가 싫다. 어쩌다 내가 저런 인간을 만나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딱 오늘만 고생하자, 어쩌랴 내 잘못인데.....

그는 소파에 편하게 누워 그가 시키는 대로 왔다갔다 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나 보다 이제 해방이다. 근데 소희와 민정이의 약속은 벌써 깨졌고 그냥 집에나 가야겠다.

잠든 그의 얼굴은 그래도 봐 줄만 했다. 입만 안 열면 괜찮은 얼굴인데, 아깝다 인물이.

고모집에는 사촌오빠 창섭이 있는데 지금은 군대에 있고. 고모부는 외국 출장중이시다. 그래서 내가 지내기는 참 편하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누가 구박도 안하는데 내 스스로가 왠지 주눅이 든다. 그래서 양부모님 밑에서 크는 것이 복이라 하는 걸까?

그래도 나는 고모를 좋아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오갈데 없는 나를 이렇게 키워 주시고 계시니 오늘 같이 힘든 날은 엄마가 더욱 보고 싶어진다. 잘 살고 계시곘지...

"야 너 어제 어떡해 된거야 핸드폰 해도 받지도 않고, 집에 해도 없고 어디갔었어"

"핸드폰, 아~ 어떡해 내 핸드폰, 어떡하지 어제 그 싸가지 집에 놓고 왔네."

"싸가지? 어제 지하철 그 사람? 근데 그사람 집에는 왜 가?  그리고 핸드폰은 왜 놓고 오고"

"어제 생각 하면 머리가 다 아프다. 생각 하고 싶지도 않아. 근데 어떡하지 그 싸가지 만나고 싶지 않은데 . 핸드폰은 받아야 하고!"

"집 알쟎아 그런면 됐지 이따 집으로 가자, 근데 집은 좋아 보였, 동네가 어디야?"

"집은 좋아 보였어. 만나기 싫은데, 너가 내 대신 가서 핸드폰 받아오면 안될까?"

"알았어. 너 밑에 있어 내가 집에 가서 받아 올께. 이따가 민정이랑 같이 가자."

"그래 너만 믿을께"

또 핸드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프다. 두통약도 없는데, 소희가 대신 핸드폰을 찾아 준다고 하니 대행이다. 그 사람을 다시는 만나고 싶지가 않다. 내 이상형 하고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오늘은 공부가  머리에 들어 오지도 않는다.

"야, 교문 앞에 애들이 왜이리 많아 무슨 일이 있나?"

"다영아 빨리 와봐"

"정다영 빨리 나와, 나랑 병원에 가야지"

뭐야 저 인간 학교 앞까지 왔네 어떻해, 어디로 도망을 가야 하나

"정다영 너 핸드폰 안 찾아 갈래? 안 찾아 가면 한강에  버린다.셋 셀동안 빨리 나와라. 하나,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