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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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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의 시작


BY 피오나공주 2004-09-12

다영은 짐을 싸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엄마를 봤더니 엄마는 내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려고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오늘이 엄마와의 마지막 저녁이다. 아빠가 사업 실패후 돌아가시고 힘겹게 나를 키워 오시다가 지방에 사시는 분을 만나 재가하여  지방으로 내일 내려가신다.

나? 나는 고모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동안 고모가 우리를 많이 도와 주셨는데 이번 엄마의 재가도 고모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걱정하지 말고 엄마의 새로운 일생을 위해 떠나라고....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엄마 좋은 냄새나는데 오늘 저녁 많이 먹겠다."

"응 너가 좋아하는 음식 조금 만들었어. 이따가 많이 먹어......흐흐"

"엄마 내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 나는 우리 착한 고모가 잘 해주실거야>"

"그래 고모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알았어"

그렇게 나랑, 엄마는 헤어졌다. 서로 잘지내자는 말과 함께.

원래 우리집이 고모네 동네였는데 아빠가 망하면서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었다. 그래서 학교는 한번도 전학을 안하고 그냥 그대로 다니고 있다. 우리집이 망한것도 아이들은 모른다. 난 그대로의 공주로 아이들은 알고 있다. 부유한 집의 외동딸이니 아이들은 우리집을 와 보지도 않고 그대로 나를 공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굳이 나또한 아이들에게 나의 형편을 이야기 하지 않고 있었다. 친한 친구 소희 말고는

 

"아~ 공부하기 싫다. 다영아 우리 명동에 안갈래? "

"아직 2교시 남았는데? 끝나고 가자 응"

"누가 범생이 아니라고 할까봐 알았다. 근데 오늘 꼭 가는거다!"

"그래 알았어. 가서 기분 전환좀 하고 오자."

우리는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지하철로 향하였다. 가끔은 엄가 보고싶었지만 고모한테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러면 더 보고싶어지고 내가 약해질것 같아서.

그래서 엄가 보고싶거나 답답하면 소희랑 여기저기 쏘다니곤 했다. 오늘이 그렇다. 답답하다. 왜 답답한지는 나도 모르겠다.

"지하철 오는 소리난다. 다영아 빨리 뛰자."

"어 그래 "

계단을 뛰어내려가다 나는 누군가와 부딧쳤다. 나도 넘어지고 그도 넘어졌다. 근데 나보다 그가 더 다친것같았다.

"죄송해요 이런데서 뛰면 안돼는데..."

"알면서 왜  뛰어. 너 어느 학교 몇학년이야 이름은 뭐고. 아이고 다리야, 엉덩이야, 뭘 그렇게 보고만 있어 빨리 부축 안하고."

소희가 귓속말로 내게 말했다.

"조금 부딧친것 같은데 엄살 심하다. 죄송하다는 말 하고 우리 빨리 가자."

"아니야 너 먼저 가있어 선영이랑 만나기로 했쟎아 난 이 분 해결되면 뒤 따라 갈께"

"같이 가면 좋은데, 알았어 그럼 빨리 와야돼!"

소희가 먼저 가고 나는 의자에 앉아 있는 그에게 갔다.

"저 괜찮으세요."

" 너가 보기에는 내가 괜챦아 보이니, 나 우리집까지 데려다 주고 가"

"집이요? 집이 어딘데요. 저 죄송한데요 약속이 있는데..."

"뭐 약속? 너 지금 약속이라고 했어. 나를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약속있다고 가려고 안돼지 안돼. 야, 뭐해 빨리 부축 안하고 나도 빨리 집에 가야돼 너만 바쁜게 아니라 나도 바쁜 사람이라고."

다영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다른 할 말이 없었다. 아무튼 오늘은 운도 억세게 없는 날이다.

근데 정말 소희 말대로 다친데는 별로 없는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