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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BY 이쁜이 2004-09-10

영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나에게 어떻게 이런일이......

병실 창밖의 날씨는 눈이 시리게 푸른하늘을 뽐내는것 같았다

창밖의 세상은 너무나 평화롭게 보였다

내가 음주운전을 하다니 .....

인기영화배우 이영우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내고  지금은 혼수상태중이라는기사가

각 신문마다 제일 앞면에 주요기사로 내고 또내고 뉴스거리는 이영우 밖에 없는냥

연일 대서 특필해댔다

영우는 그날 운전을 안했다고 생각하지만

확실치가 않은것 같았다

영화 쌍무지개가 뜨는 언덕의 마지막 씬을 찍고

쫑파티를 했기때문이다

일순간에 긴장감이 풀리면서 피곤함이 몰려 왔다

영화 배우 누구나 그렇듯이 영우도 시원 섭섭함에

그날은 술을 엄청나게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영이가 있었다면 자기가 운전을 하지

영우한테 운전을 맡길 가영이 아니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에 영우는 할말을 잃었다

자기가 한 운전으로 가영이 죽었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다

왜! 가영은 왜 술취한 나에게 운전대를 맡겼을까

부인하고 부인 했지만 목격자까지 있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영우도 조금씩 조금씩 인정하고 있었다

가영을 다시는 못본다는 죄책감에 영우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수조차 없었다

멍하니 창밖을 볼때 누군가가 병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병실이 환해지더니 곧 사라졌다

문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문은 사르르 닫히고 있었다

영우는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까르르 까르르 가영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유치원 선생인 가영은 친구 진호의 소개로 만났다

야! 너같은 바람둥이에겐 소개시켜주기 아까운  동생이라며

한참을 너스레 떨며 만나게 해주었다

가영을 보는 순간 영우는 그자리에 멈춰섰다

숨이 훅하니 가슴에 뭔가 내려 앉은 느낌이였다

24살의 가영은 유치원 선생님이였다

가영을 만나고 부터 영우의 바람기는 잠재워졌고 모 여배우와의 염문설도 사라졌다

가영에게는 뭔가가 있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가 영우를 꼼짝못하게 묶어두고 있다

가영과 결혼하고 2년후 한새와 한별이라는 쌍둥이를 낳아서 영우를 기쁘게 해주었다

한새와 한별은 아들과 딸 쌍둥이다

너무나 사랑스런 아이들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와 가영의 분신이였다

그아이들을 놓고 가영이 세상을 떠났다니 그것도 자신때문이라는 생각에

영우는 잠시 죄책감에 몸을 떨었다

가영은 교통사고현장에서 죽었다

고통이 뭔지도 모르게 순깜짝할 순간에 세상의 끈을 놓쳐버렸다  영우 자신때문에...

영우 어머니는 말했다

가영은 저세상에서조차 왜 왔는지 모를거라고.....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오셔서 눈물만 흘리셨다

내딸 살려내라고 소리도 안치시고 한없이 눈물만 흘리다가 가셨다

그리곤 다시는 발걸음도 안하셨다

아마도 딸을 죽게한 사위가 더없이 미웠으리라

사실 딴따라와 결혼한다고 처가에서 많은 반대를 했지만 가영과 영우는 열심히 잘살겠노라며 장인과 장모를 설득했었다

얼마나 어렵게 한 결혼인데 영우는 고개를 떨구었다

무릎을 덮은 시트위로 눈물이 떨어진다 뚝 뚝 뚝...

이것이 꿈이라면 빨리 깨기를 .....오! 하느님 이것이 꿈이길 꿈이길 바랍니다

영우가 모는차는 비틀 비틀 거리며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는 차와 부딪치고 튕겨져서

가로수를 들이 받고서야 멈추었다고 목격자가 말했다고 한다

마주오던 차는 다행이 사망자는 없었지만 4명이 다치고 아내 가영이 죽었다

다행히 마주오던차의 운전자가 노련한 운전자여서 정면 충돌은 면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정말 불행중 다행이라고

그 운전자가 아니였으면 대형 참사였을거라고........

머리가 쪼개질듯이 아프다 너무 아프다

가영의 손길이 필요하다

침대에 누우며 가영을 부른다

이내 가영이 어둡고 차디찬 땅속에 있다는 생각을 한   순간

영우는 소리내어 운다

미안하다 가영아! 미안하다 가영아! 나때문에........나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