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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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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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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BY 이쁜이 2004-09-10

갑자기 은행안이 환해졌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하며 인사하는 그녀가 너무나 예뻤다

하지만 감히 좋아할거라는 생각도 못했었다

그렇게 같이 근무한지 1년이 지난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자기 운명을 바꿔놓았다

친한선배언니를 소개시켜준다며 데리고 나온날 영민은 선배언니는 보이지 않고

지희만이...   환한미소의 지희만이 눈에 보였다

그렇게 7살의 나이차를 넘어 도둑놈이란 소리를 들어가며 욕심내서 결혼했다

가난한 집안의 4남1녀의 장남인 영민은 늘 고생만 시켜서 미한한 마음으로 살았다

알뜰 살뜰 살아도 빛은 늘어만 가지 줄지않는다며 지희는 늘 투덜댔다

이제 동생들 다 출가 시키고 빛은 있지만 그래도 13평짜리 작은 아파트도 마련했다

이사하는날의 그 기쁨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그날 힘든줄도 모르고 지희는 까르르 까르르 하루종일 웃어댔다

정말 민희 엄마에게 잘해주고 싶었다

간혹 다툼도 있었지만 지희는 알뜰 살뜰 살림도 잘하고  시부모님도 공경할줄알고

시동생들에게도 잘했다

그런 지희에게 잘해주고 싶었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늙어 죽을때까지......

하지만 영민은 그렇게 못했다

은행에서 직원들에게 사주를 사라고 목표까지 정해 강매하다시피했다

그주식을 대출 받아서 사고 동생들 출가 시키느라고 진빛이 만만치가 않았다

영민은 죽을 수도 없었다 아니 죽고 싶지가 않았다

험한 세상에 지희와 아이들을 남겨 놓고 갈수가 없었다

한달을 넘게 영민은 생명의 끈을 놓지 못했다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아이들과 아내를 놓고 싶지가 않았다

꼭 한번만이라도 지희와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

어렵게 어렵게 정신을 차려 보니

지희는 많이 여위어 있었다 아마도 많이 힘들었나보다

영민은 이제그만  놔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더이상의 고통을 주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맑게 웃는 얼굴의 지희에게 아이들을 부탁하며

영민은 세상의 끈을 놔버렸다

 

그렇게 영민은 지희 곁을 떠나 버렸다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나마 견딘건 기적에 가깝다고 했다

오래도록 우리곁에 있고 싶어해서 영민은 고통을 견디다 견디다

아주 힘들게 갔을거라고 지희는 생각했다

내일이면 이사갈 짐을 주섬 주섬 싸다 말고 벽한쪽에 기애어 앉았다

은행빛 다갚고 나니 정말 거짓말처럼 한푼도 남아 있지가 않았다

어려운 시동생들이 조금씩 보태어 제기동에 조그만 전세집을 얻었다

전세집이라야 방한개에 조그만 부엌이 있었다

화장실은 공동 화장실이였다

그나마 지희는 시동생들에게 고마워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길거리에 나 앉을 판이였다

친정도 있었지만 살기가 어려운건 시댁과 같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비상금이라도 챙겨둘걸

나 참 바보 같다 그치! 민희아빠!

지희는 다시금 눈물을 훔친다

아무리 노력해도 울지않겠다는 약속은 못지킬것 같다

지희 자신과의 약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