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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BY 쟈스민 2004-08-29

 

* 몇년후

풀들의 향기와 자연의 바람이 나에게 힘을 주고 있다. 바람의 여운이 내 이마에 가득하다. 평온함이란 이런 것일까?

 누가 이런말을 했다.

 ‘시간이 약이고 바쁘다보면 슬퍼할 시간도 없다’ 정말 그런거 같다. 시간속에서 시간안에서 이렇게 내가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누구나가 다 현자가 되고 싶은 맘만 가진다면 다 그럴수 있듯이 나도 강해지기위해서 항상 주문을 걸고 강한 맘을 먹는다.

이 작은 나만의 숲에서 이제 이런 명상을 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음 정말 숲의 향기가 넘 좋다. 동우대학에 진학을 한 이유가 이런 멋진 숲과 나만의 기숙사가 있다는 점이지만.

 가영인 잘 지내나? 우리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나도 조금은 외롭다. 하긴 20분 전에도 통화를 했긴 했는데 말이다. 자주 생각한다. 가영이에 대해서.

가영이의 꿈을 안 부모님들이 얼마나 흥분하셨었는지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가영이가 너무나 걱정이 된다. 수녀가 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텐데.

그 누가 알겠는가! 그 선머슴아가 가녀린 수녀가 된다니. 하나님아니 성모 마리아님인가? 그 분들도 참 힘들것 같다. 가영이를 말려 달라며 매달리시던 아주머니 모습이 너무나 안되 보였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위로의 말보다 가영이를 설득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저기.."

"음.흠 흠.~ 저기요!"

"저요?"

와~ 멋있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여울이가 남자를 멋있다고 한다고 히~

가영이가 있었다면 놀림대상이였을거다.

“ 몇시냐구요? 그게 3시...”

" 저 시간있으면 ...커피라도..."

“네?” 내가 잘못 들은건가? 총각 다시한번 말해주지. 귀가 먹었나..

“ 주위에 저 말고는 아무도 없는데 저 한테 하신 말인가요? ”

“네. 전 경영과....”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남자가 수줍기는 나도 한때는 저련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였는데.

" 시간이 있으니깐요, 커피 뽑아다 주세요. 이런 경치에 마시면 넘 좋겠네요. 수줍어 하지 마세요. 웃기잖아요. 저 아시죠? 몇 번 지나가면서 봤는데."

“ 아, 예. 다행이다. 분위기가 접근금지표라. 몇 번 망설이다 오늘 말 붙이네요 휴~”

멀리서 휘파람소리에 야유 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재미있네. 이런 기분도 오랜만이다.

“ 관광과죠! 제 친구의 여자친구가 그 과예요. 그래서 몇 번 봤습니다. 그렇다고 이상하지 않죠? 제가 이런거 별로 .. 못해서..”

“ 친구들에게 존칭 달아요?”

“아니죠. 그런데 왜요?”

이 남잔 누구지? 이름도 모르는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이렇게 자연스럽다니 아무래도 내가 해의 영향을 넘 받나 보다.

“저도 친구라면 친구라고 할수 있는데 존칭을 쓰니 영 기분이 이상해서. 사실 난 친구도 별로 많지 않지만 존칭을 붙이진 않거든”

“ 어 반말이네. 그래 화끈해서 좋다. 나 주진석이다. 반갑다. 사실 내가 작년부터 널 콱 찍었거든. 오늘에야 결실을 맺지만 그래도 기분은 쿨하다.”

바보~ 이상하다. 누군가가 내 주변에 있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는데 그 느낌이 요 녀석인것인가? 대단하다. 1년이나 날..? 왜? 이친구 덕에 자주 웃을것 같긴하다.

너무나 재미없게 지냈는데 이제는 좀 여유를 가져 봐도 될 것 같다. 마지막 대학생활을 누려 볼까 .


“진석아!”

어는덧 가을이 다 가고 있다. 요즘 핸섬맨은 무척이나 바쁘다. 자기 꿈이 벤처회사 운영이라며 열심히 책을 파고 있으니. 기특하다. 도전한다는 건 아름다운 것이니까.

“안녕, 너 지금 밥먹냐? 에게 밥이 왜 이모양이냐? 고거 먹고 힘이나 나겠냐? 가자 이 핸섬맨이 맛난거 사 줄게”

“야 나 식사중이잖아. 그리고 니가 맨 떡뽁이만 사주면서 무슨.. 영양은 밥이 최고야.”

“여울양, 오늘은 이 형님이 팡! 쏘려고한다. 니네과 애들도 올거구.다 내가 섭외했단다. 니 심심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나 이뿌지?”

요 몇주 신경을 분산 시키지 못해 안달을 하더니 드디어 안정을 찾았나 보군.

“좋아 간다. 대신 오늘은 만두도 사줘. 알았지?”

“참 너 취직했다며? 미란이가 그러더라. 서방님은 한창 공부 중인디...”

서방님..? 진석이는 농담도 참 진지하게 잘 한다. 각 과마다 가시네들은 다 지 마누라라고 하니.

언제 철이 들러는지. 이성에게 이런 멋진 친구가 있다는게 너무 행운이다. 나는 불운한 운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띵,띵,띵,~~띵”

“여보세요. 여울이 서방입니다. 아 예 잠깐만요, 누구라고요? 오가영씨? ”

하늘이 우리 가영이를 데리고 가지 않았나?

“여보세요, 아니 아니야, 애는.그래 내가 무슨 너 몰래 결혼을 하니? 너 어디야? 뭐? 그래 거기 있어. 금방 갈게” 우리 착한 진석이는 벌써 재빠르게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기특하단 말이야.

“누구냐? 목소리 죽이는데..”

“맘씨도 짱인디. 난 간다.”

“야 그냥가면 이따가 제노바로 와. 6시다. 안 오면 알지~”

발에 불붙듯이 달려야 한다. 나의 가영이가 나를 보러 오다니 이 먼곳을.

“안녕하세요? 선배.”오통이 향미가 인사를 건넨다.

“향미야 미안해 그냥 인사 받았다고 쳐죠.”

“언니 넘어지겠어요.”

드디어 만났다. 지지배.

“와! 가영아,어머 넘 이뻐졌는데. 몰라 보겠다.”

“울이도 그래.너무 반갑다.”

우리 두 사람은 3시간이란 시간이 3분처럼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도 묻고 싶은 말도 그리고 얼마나 보고 싶었다는 말도 많은 수다 앞에서 하지 못했다. 우선 건강한 가영이를 보니 안심이 된다. 수녀님들은 하도 약한 이미지라 너무 걱정을 했나보다. 진석이가 부르짖는 남자들의 우정이 나와 가영이의 우정을 따라 올수 있을지 의심도 간다.

공원의 벤치에는 정말 쌍쌍이 앉아 있다. 얼마전 향미가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5분도 안되서 왔다고 그러더니 정말 큰 배짱 없이는 혼자 못 올 곳이다.

“여울아, 나 너에게 할 말 있다”

“그래 해. 무슨 말인데.” 긴장이 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어제 부모님을 만나 뵙고 많이 생각하고 아니 그 전부터 생각해 왔어.후~

  나, 나, 수녀되는거 못 할거 같아.“

“뭐,”기뻐하면 안된다. 한박자 쉬고.

“사실 몇달정도는 그냥 그랬어. 그런데 테레사 수녀님이 지난번에 뵌 분 말이야. 그 분이 난 수녀가 되질 못하겠데. 사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온 아이들도 많았다고.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것 같았는데...”

“가영아 사실 나도 말인데, 누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수녀가 되겠다고 가겠냐? 그리고 너 같은 왈가닥이 어떻게.”읍 실~수.

“알아. 그래서 나도 포기하잖아. 그래서 결심했다구. 내 2세는 꼭 수녀가 되게 도울거야”

아직 철이 들든 사람이 또 있구나. 하지만 내 친구이며 내 언니인 가영이가 다시 우리 곁에 올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신들게 감사한다.

“띵,띵,띵,~~띵”

“여보세요. 그래. 친구랑 있어. 나 못가. 너희들끼리 .. 알았어.”

“가영아 기분 풀러 갈래? 잠은 기숙사에서 나랑 함께 자면 되니깐. 누가 한팡 쏜다네. 가자.

오늘은 하늘도 도와 주시는 날인데. 그리고 힘내자“

우리가 두 손을 잡고 제노바로 가는 머리 위에는 그 옛날처럼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인생이란 어떤건지 난 아직 모르겠다. 이제 시작인거 같은데 그래도 선배들을 보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것 같다. 때가 되면 나도 가영이처럼 포기해야 될 일도 있을것이고 또한 무모하지만 도전을 해야 할 일도 있을것이다. 앞으로 나에겐 어떤 일들이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하지만 하루 하루 감사하며 살고 싶어진다. 그리고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 그 두분들도 오늘 하루 만큼은 행복하시길 바란다.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