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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BY 쟈스민 2004-08-29

 세상과는 다르게 근심과 걱정과 슬픔이  없는 듯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드리워져 있다.

이 세상에 공존하는 모든 별들과 난 무엇이 다를까?

난 사람이고 난 학생이고 난 17살 이라는거 난 세상에 있다는것.

외롭고 쓸쓸하고 혼자라는 것... 그래 이것은 같은 점일것이다. 저 별들은 서로 서로 멀리 있지만 저마다 빛을 지니고 있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같다. 나에게도 빛이 있을까? 엄마 아빠에게도 빛이 있을까? 궁금하다.

하늘의 별자리, 하늘에 늘어선 은하수, 하늘에 하늘에 언제부터인가 난 하늘의 그 무엇을 동경하고 있었던 것 같다.


2002년 여름.

그래 긴 여름이 시작된 것 같다. 월드컵도 이젠 나에겐 그냥 그런 이야기가 되어 버렸고 인생의 꽃다운 여고시절도 이제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친구들은 대학 이야기를 하지만 난 문학의 한 제목과도 같은 '어떻게 살 것인가? 를 걱정해야 한다. 나에겐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주문을 건다. 이쁜것도 아니고 공부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님들이 평범하지도 못하고... 살고 싶지 않아 자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남 같지 않다. 난 살아야 한다. 보란 듯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겠다.정말 그래야 하는 것일까? 생각에 생각을 물면 난 생각하기가 넘 힘들다. 힘이 들면 난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픔을 모른다면 그렇다면 살수 있지 않을까? 난 아픔을 알지 못하게 하겠다. 난 모른다. 모른다.

'

다들 더워서 시원한 음료만 찾지만 난 전혀 덥지가 않다. 더욱더 춥기만 하다.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1시가넘었다. 오늘 7월 14일은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날이 되어 버렸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런 날이 되었다. 강하게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을 걸지만 한편으론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또다시 주문이 필요한가 보다.

"여울아, 야! 진여울."

"아, 가영아."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니? 아, 미안하다. 너 부모님 생각하고 있었구나?"

"아니야, 어떤 대학에 갈 건지, 무슨과 선택 할건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야."

"지지배~, 다 알아. 그렇게 감출필요가 없다니깐. 내가 널 모르니? 하지만 어떻하겠어. 이미 일은 일어났고 너도 이제는 성년이 다 되었고. 참 외국에선 성년이 되면 뭐 독립한다잖아. 다른게 있다면 넌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게 다르지만. 여울아 그래도 넌 잘 이겨내야해. 알지? 내가 있잖아. 우울한 생각 접고 떡볶이 먹고 가자. 아빠가 요 앞에 오셔서 전화 주신데. 니 폰 에다가. ~내건 주무신다. 가자. 어디로 갈까? 짱구네 갈까? 거기 많이 주잖아."


분식집 골목엔 여전히 불빛들이 반짝인다. 내가 젤로 싫어하는게 어쩜 빛 일수도 있다. 그래도 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있다. 가영이마저 없었다면 난 정말 외로웠을테니.

유치원 동창생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우린 쭉 함께 해오고 있다. 새삼 나에겐 가영이 밖에 없던 것 같아 너무 찹찹하다. 성격좋고 공부도 잘하고(자신은 못한다고 하지만)

그리고 부모님도 다 계시고...부모님도.

어제 부모님의 협의 이혼으로 난 어제부터 가영이네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이제 세로운 삶을 살아 가야 하는 것이다. 엄마 아빠 모두 나에 대한 부담이 컸나 보다. 하긴 다 큰 자식을 데리고 새 출발하기란 힘이 들겠지. 이해한다. 이해하면서 화가 난다. 가영 이 부모님이 아니였다면 난 지금쯤 어디에 가 있었을까? 앞으론 나 혼자 열심히 살 날만 남은 것  같다.


" 그만 잊어. 그래야 너도 편해. 그렇다고 세상 막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알지? 넌 잘 하고 있어. 그럼 더 잘 할거라구. 아저씨, 안녕하세요? 우리 떡뽁이 주세요. 많이많이 주세요."

"가영이 딸 왔냐? 울이는 왜 그러냐? 혼났냐? 살다보면 다 그런것이야. 좋은때도 나쁜때도 있지.    여보 우리 딸들 떡 많이 넣어줘."

"아이구, 딸들 왔네 .많이 먹고 가라"


세상에는 이렇게 인심이 좋고 착한 분들이 많은데. 그래 나도 내 인생을 살 만한 가치를 누리게 하고 싶어졌다. 나에게 빛을 모우고 싶어진다. 많이 먹고 휴~


" 여울아, 빨리 와 아빠 차 보인다. 우리 영감님은 왜 딸들 걱정을 저리 안하나 몰라. 자정이 다 되어가는디... 지금이야 오다니, 안 그러냐 둘째딸? 히히 내가 한 달 먼저니깐 언니지 뭐. 불만없지 동상?"

" 언니야 ~불만은 없는데 나 태권도 2단이라는거 알고는 있겠지? "

가영이의 노력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

하하 나의 독립선언이 들리시나요? 엄마 아빠 아니 이제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맞은편 벤치에 않은 그를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분위기에 그저 그런 그를. 그가 짝사랑을 한지 2주가 되어간다.

공원에서 열쇠를 찾던 난 그때 그 소녀를 보았다. 아니 천사를 보았다.

천사의 미소를 지으면 내가 찾던 열쇠를 내밀었다. 눈에는 눈물을 흘렸던건지 빨개져 있었다. 난 아무 말도 못했다. 천사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천사는 그대로 가 버렸다.

내가 천사를 보살펴 주고 싶다. 천사가 눈물을 흘린 이유가 알고 싶다. 천사를 알고 싶다.

그 어린 소녀는 나에게 눈길 조차 주기 않는다. 2주가 되어가지만 나를 봐 달라고 내가 여기 있다고 수 차례 신호를 보냈는데 아무 응답이 없다. 그래도 난 아무 상관 없다. 나에게 천사는 삶을 살아가게 할 이유를 주었다. 무슨 고민이 저리 많을까? 나에 대한 고민이라면 당장이라도 해결 해 줄 수 있을 텐데.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작은새를  보고 간다. 무럭무럭 자라다오. 언젠가는 우리가 함께 저 하늘을 날  그 날이올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이제 작은 새는 안전하게 둥지로 간다. 이제 내 보호가 필요 없다. 나도 안전한 나만의 세상으로 가야겠다. 천사이며 나의 작은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