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게 일을 마친 준형이 잠시 자리에 앉아 쉬고 있을때
전화벨이 울렸다
"예 동일 인테리어 태준형입니다"
"자기, 나야"
턱 숨이 멎을것 같았다
경리였다
어제 만난 사람처럼 천연덕 스럽게 전화를 하는 그녀였다
"무슨일이야"
"일은... 사실 나 이혼했어
그 머저리 같은 놈이랑 살자니 넘 답답했어
자기도 너무 보고 싶었고"
"........"
아득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겨우 이제 아들놈과 재인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처럼 살아 가려는데...
"우리 지금 좀 보자, 나 지금 자기 사무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차 세워놨거든"
"볼일 없을것 같은데요, 제가 지금 좀 바쁘고
가 볼것이 있어서요"
"어디 가시려고? 그년에게?
아하 애새끼 낳았다더니 왜 발목이라도 붙잡던가?"
소름이 확 끼친다.
그래 이런 여자 였지..
"왜 대답을 안하시나? 내가 이런것도 안 알아 보고
전화할까봐? 행여 그년이랑 다시 합친다는 맘있다면
접으셔. 내가 누구 땜에 이렇게 되었는데.
일단 내려와서 좀 보고 얘기하지?"
"누구때문이라니 다 너때문이지
앞으로 이런 전화하지마"
"왜 이러실까? 아주 총명하신분이"
"글쎄, 왜이러는지 당신이 잘 알거야
우리 앞으로 볼일 없어"
단호한 준형의 대답에 경리는 조금 막막해 진다
이러리라고 짐작은 하였지만 막상 이런 대답을 듣고 보니
조금 괘씸해 진다
"그건 자기맘이고 난 좀 봐야겠네"
샐샐거리며 경리는 약을 올린다.
"됐어, 앞으로 이런 전화 안하는게 신상에 좋을것이야"
"아이구 무서워라, 자기한테 안하면 내가 그년한테 하지 뭐"
"그래? 좋을대로 해,
그사람 나와는 관계 없으니 맘대로 해봐
예전의 그녀가 아니니 그것만 알고"
"지금은 어떤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왜 자기가 그집을 들락거리나?
그년의 애새끼가 자기씨인줄 어떻게 아냐?
답답한 사람아"
갈수록 가관이다
할말이 없어 수화기를 던지다 시피 놓고 사무실을 나와
차로 걸어갔다
"여기야"
깜짝 놀란 준형이 발걸음을 멈춘다.
경리가 자신의 차옆에서 배시시 웃는다.
예전에 요염해 보이던 그 모습이 이제는 아귀의 모습으로 비친다.
기갈들린 아귀....
아무 소리없이 차안에 타자 얼른 옆자리에 앉는다
"내려.."
"아니"
"내려..." 준형의 쇳소리에 경리가 깜짝 놀란다.
"나 예전의 태준형이 아냐,
니 기갈증 메꿔주던 태준형인
너하고 경찰서 마주 앉았을때 죽었어,
아니 미쳤던 태준형이 죽었지"
"글쎄, 그럴까?"
잠시 어안이 벙벙해 하던 경리의 손이 준형의
바지를 벗기려 든다
"더러운 손 치워"
준형의 소리에 경리의 눈이 새파래 진다.
"그으래? 더러워?
더러운게 어떤건데"
앙칼지게 소리치던 경리는 다시금 애원한다
"자기 이러지마, 내겐 이제 자기밖에 없어"
"딴데가서 알아보셔'
"내가 누구에게 가 자기 밖에 없어"
기대어 오는 경리를 몸을 확밀어내며 준형이 소리친다
"내려"
경리의 눈이 새파랗게 날이 선다
"알았어, 내려주지..
지금일 평생 후회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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