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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같이 살집에 대한 이자부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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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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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


BY 재인 2006-08-30

집으로 들어와 앉은 재인이 고개를 떨구고 계속 말이 없다

일없이 찻잔만 만지작거리던 준형이

"무슨말인데 이렇게 어렵나?

당신 한테 내가 해결하지 못한게 있었나?

참 우리가 살던 그 아파트 당신 명의로 하라고

어머니께 일러 두었는데 연락이 없었지?

내가 연락하기엔 좀 그래서...

언제든지 당신앞으로 명의 변경하도록 해요

아님 팔던지...."

"......."

"왜 그래? 무슨말인데 그래?"

"......."

그래도 말이 없는 재인을 보며 준형은 의아하다

"사실은...

당신을 보지 않았다면...

아니 사실은 절대로 만나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렇게 혼자서 기도했는데

아마도 우린 인연은 인연인가 봐요

악연이던 선연이던"

재인의 말에 준형이 놀란다

모진 말이었지만 재인이 더 안스럽다

"왜그런 말을하오? 당신은 잘 하지 않는 말인데...

내가 참 몹쓸짓을 당신에게 많이 했지.

그런말 해도 괜찮아"

"그런말이 아니에요

난 우연이라도 준형씰 안만나고 싶었어요

나혼자서 감당하고 싶었고

준형씨의 존재를 잊고 싶었어요"

"???"

"사실은, 사실은 말이에요...

저 아일 가졌어요

2주전에 알았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저혼자 낳고 싶었어요"

준형의 머리에 벼락이 쳐졌다

'무슨 말인가 이게 데체'

"준형씨가 그렇게 되자 전 넘 홀가분했어요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난 지옥에서 벗어난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되고

우리가 이혼하고 한달뒤

너무 자주 어지러워서 병원에 갔는데

산부인과로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전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임신 3개월이 지났더라구요

병원에서 그렇게도 몰랐느냐구

의사가 그래요

자칫하다가는 유산될 뻔 했다구요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어요....

제가 미련하긴 한가 봐요

아직 아무에게도 말않고

혼자서 생각 중이었는데

오늘 당신을 보니 이게 소위 말하는 운명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속상했어요

내가 아무리 부정을 해도 당신에게도

이 아이는 소중할테니까요"

"......."

"난 혼자서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이 아이는 내애다, 태준형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다"

"......."

"왜 아무말이 없나요?

내가 아일 낳더라도 모른체 해 주실수 있죠?"

"......"

"......"

다시 말없는 재인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울지마, 당신그러는거 보기 싫어

당신이 그렇게 하자면 그렇게 해 줄께

내가 어디 아비될 자격이 있는 놈인가?

자식이 생긴줄도 모르고

당신을 안을때 따뜻하게 안았다면 모르지만

아니잖아"

맞는 말이었다

준형이 밖으로 나돌때 언제나 겁탈하다 시피 재인을 안았다

거부하면 예사로 폭력을 행사했다.

끔찍하게 싫었던 기억들이다.

"당신뜻대로 해, 난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만일 당신이 힘들어 지면

아이때문에 처남이 알아서 잘하겠지만

그래도 어딘가 내가 필요해지면 언제든 연락해

이제부터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졌네

난 사실 별로 살아가야할 이유가 없었어

만일 당신을 만난다면

오늘처럼 우연이라도 당신을 만나게 된다면

당신의 얼굴을 보고 결정하리라 생각했어

당신의 얼굴에 날 향한 연민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살아야 겠다고 생각 했거든...

부담은 갖지마

당신에게 부담주자고 한말 아니야

그렇게 당신에게 절실한 마음이었어

눈처럼 순결했던 내 아내에게

못할짓 한게 너무 안타까워서 나혼자 내린 결론이니까..

당신의 그림자로 살리라 생각했는데

이젠 당신과 아이의 그림자로 살께

나하고 상관없이 아일 낳아서 당신 뜻데로 길러줘

그리고 아이에게 내가 혹시라도 필요해지면

언제든지 불러

내가 해야 할일이 있다면 기꺼이 할께"

"......."

"나 이제 갈께

있으면 당신이 힘들것 같아"

"......"

"잘자고 잘먹고 좋은 생각해

나 같은 놈 생각하면 태교에 좋을것 없어

건강 조심해요"

자리를 일어서는 준형의 표정이 결연하다

뜻밖의 준형의 태도에 재인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참 저런면이 많던 사람이었지

항상 남을 배려하고 따뜻한 면이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늦었어요, 자고가도 되는데"

"아니야

당신 불편하고 나도 내가 못 믿겠고

당신 푹 자야돼

잘먹고"

그렇게 나가더니 30분 후 헐떡거리며 다시 왔다.

복숭아 한박스를 들고서....

'어쩌나 내가 복숭아 알러지 있는줄도 잊었나

그렇게 먹고 싶어도 못샀는데'

"당신 복숭아 알러지 있지?

이거 다 씻어 놓고 갈께,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어요

복숭아는 좋아했지만 깍아줘야 먹었잖아"

그랬다

신혼에 준형이 복숭아를 만지지 못하는 재인을 위해 늘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깍아 먹였었다.

 그것을 기억하는 준형이 신기했다.

복숭아를 씻어 재인에게 3개를 깍아 먹인후

야채 박스에 넣어두고 준형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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