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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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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


BY 재인 2006-07-14

재인은 항상 단아했다.

도무지 빈틈이 없는 여자였다.

뭐랄까 깔끔하고 정갈했지만 향기가 없는 꽃같았다.

준형은 그런 그녀가 좋았다.

나이도 나이지만 뭔가 모를 신비감이 있었다.

연이가 떠난 후 준형은 여자 그자체가 싫었다.

공사중 우연히 마주친 그녀의 눈빛이 준형을 사로 잡았다

애써 피하려해도 준형을 괴롭히는 그 눈빛.....

초롱초롱하면서도 깊고 서늘한

사려깊은 그녀의 성격과 눈빛이 닮아 있었다.

조용하지만 강하고 따뜻하면서 냉정했다. 그녀는...

 

결혼후

신혼여행지에서 가이드의 눈빛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같이 여행하는 몇쌍의 신혼부부가 있었지만

유독 자신의 부부에게만 관심을 쏟는것 같았다.

재인에게 말거는 녀석의 행동이 영 거슬렸다.

재인의 웃는 얼굴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날 저녁 재인을 안으며 준형은 화를 냈다

당신은 뭐가 그리 좋아  헤헤거리냐고

재인은 동그란 눈으로 준형을 바라봤지만 무시했다.

 

"왜 그러는데..."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를 안으니 풀 냄새가 나는듯 하였다.

그녀는 비맞은 새처럼 떨고 있었다.

준형의 손길이 다을때 재인은 더 떨었다.

어이 없어 하면서도

그런 재인에게서 준형은 안도감을 느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이여자는 뭐하고 살았나? '

과거가 복잡할지도 모른다는 연이의 말을 떨치며

재인에게 몰입했으때 준형은 너무나 황홀했다.

'아아 나의 아내는 정말 순결하구나'

행복했다 재인의 처녀성으로 인하여....

재인의 나이가 있어

어쩌면 연이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경험에 의하면

재인은 완벽한 처녀였다

준형은 그때부터 재인이 더 더욱 소중해 졌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땐 그랬다.

 

 

연이 덕분에 일찍 여자를 알아 버린 준형이었다.

첫 경험때 너무 당황하였지만 그만큼 또 행복 했었다.

첫 여자인 연이가 그에게는 너무나 소중했다.

매사에 적극적인 연이는 섹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일을 안고 뒹굴었지만

임신이라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준형은 둔감했지만 연이는 영리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준형은 그저 연이가 이끄는데로 따라 다녔다.

주로 연이네 집에서 만났지만 한번도 그녀의 부모를 만나지는 않았다.

맞벌이를 하는 그녀의 부모는 귀가 시간이  늦었고

어린시절 부터 집에서 늘 혼자였던 연이는 그만큼 자유로웠다.

어린 나이의 연인은 앞일은 생각지 않았다.

매일이 즐거웠고 그녀가 세상의 전부였다.

그녀하고라면 세상의 끝까지 라고 걸어갈것 같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 열중하는 준형때문에 노모는 연이 그의 앞길을 망치는 여자라고 단정지었다.

어머니의 치밀한 계획에 연이가 떠나갔다.

어머니는 힘안들이고 그에게서 그녀를 떼어냈다.

어린 그녀는 어머니의 계산된 말에 너무 쉽게 항복했다.

힘들게 살기엔 너무 자신이 소중했으므로....

 

 

신혼여행에서 첫밤을 보낸후 준형은 연이를 털어 버렸다.

재인과의 첫날을 보낸 후부터 준형은 재인에게 지나치게 열중했다.

자신의 아내가 그렇게 이쁠수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게 불행의 시발점이었던것 같다.

소중하면 할 수록 집착은 커져 가고

타인의 시선이 아내에게 머물면

끔찍하게 싫었다.

 

깨끗한 아내에게 흠이 생길것 같았다.

'어느 누구도 내 아내를 바라보면 안된다'

의처증의 출발이었다.

그때는 의식 못했지만

그것이 남들이 말하는 의처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