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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위생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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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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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


BY 재인 2006-06-29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 있던 준형은

갑자기  공허함과 허기감이 몰려와 시계를 보았다.

 

1시가 지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어제 저녁부터 먹은게 없었다.

'내가 왜이러나

이제와서 뭘 어떡하겠다고'

 

괜시리 우울해 지는 마음을 추스리며 준형은 차를 돌렸다.

점심 식사후 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어이 태과장

사장님이 좀 보자시네

시간은 어떤가?"

"아 네 괜찮습니다. 무슨일입니까?"

"나도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까다로운 설계가 필요한 모양인데 자네 도움이 필요하신거 같네"

"네~~에"

"오늘 와 줄 수 있겠나?

저녁을 같이 하던지 하자시는데"

"네 아 거기요 알겠습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준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곳에 더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뒤였다.

얼마간 모아 놓은 자금으로 자그만 사무실을 내 볼까

계획중이였는데....

 

 

"자네 다신 안볼려고 했는데...

워낙 큰 건수라 할 수 없어 보자고 했네만

서운 할지 모르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찍힌 나로서는

이말을 할 수 밖에 없어...

그래 몸은 괜찮은가?

자네가 그러고 나간후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네

내가 자네를 좀 믿었던가?

직원 40, 50명 되는 작은 사무실에서 내가 자네한테 좀 잘했는가?

내 자식 보다 자넬 더 믿었잖아

내 자식들이야 전부 나와는 무관한 일들을 하고

자식 처럼 믿었던 놈한테 뒷통수를 맞았으니..."

"죄송합니다"

고개를 조아리는 준형에게

"딴말은 필요없고

집에 있다 보면 또 무슨일에 휘말릴지도 모르고

내말 명심하게

주여사 아니지 여사는 무슨

그 여자하고 다시는 얽히지 말게

내가 알아본 봐로는 그여자 못써

분명히 자네한테 다시 연락 할건데 매몰차게 끝내게

알고보니 어렸을때부터 남의 아들놈 인생을 망친게 한두번이 아니야

지년은 장난이었는지 모르지만

알만한 집안의 아들 서너놈을 버려놨어 그애가....

더 이상 얘기할것 없고

자네 대구 좀 가야겠어"

"네?"

"그곳에 사무실을 하나내는데

좀 맡아 주게 재개발 들어가는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를 우리가

맡았어"

"네에, 저어"

"잔소리말고 시키는대로 해 나한테 신세 진것 갚는다고 생각하고" 

"......."

'무슨 신세?'

"내가 자넬 좀 이뻐했나 그것도 신세라면 신세고

자네 언제까지 남의 밑에 있겠나?

이번일 끝나고 나면 독립하도록 도와 줌세"

할말이 없었다. 원래 불칼로 소문난 사장은 자기말만 하고

맛있는 음식 앞에 놓고 일이야기는 재미없으니 부지런히 먹으라고 했다.

얼떨결에 준형은 대구로 내려가고 만다.

 

회사에서 내어준 24평 아파트는 작지만 꽤 쓸모있는 짜임새였다.

재개발에 들어가는 회사에서 건축한 아파트여서 조목조목 살펴 보라는 사장의 주문이었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늘 허전했다.

항상 허기가 돌았다.

그래서 준형은 더 미친듯이 일에 파고 들었다.

사무실 직원들은 그런 준형의 분위기에 질려가고 있었나 보다.

어느날엔가

"소장님 우리도 회식도 여유있게 하고

조금만 일찍 퇴근하면 안되요?" 미스 김이 조심스레 물어 왔다

"아~~ 그래요?

일찍들 퇴근하세요

내 눈치들 보지 말고 나야 집에가면

반겨 주는이 없어 이리 늦지만 다른 사람들은 식구들이 있으니 일찍들 퇴근하세요"

"사모님은요?"

"우리 와이프?

나 월말 부부랍니다.

서로 너무 바빠 자주 못봅니다. 거 남의 사생활은 되도록 묻지 맙시다"

"네 죄송해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준형의 가슴이 싸하니 아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