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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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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BY 재인 2005-08-05

재인은 이른 새벽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누나, 놀라지 마세요. 어쩌면 누나 번거러울 일이 생길지도 몰라 전화 한거예요."

"무슨일인데?" "어제 밤에 경찰서 친구놈에게 전화가 왔어요. 매형이 구속되었나 봐요"

"......" 동생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데 도무지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오히려 담담해 졌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받아 들일 수 밖에..

 

경리는 핏발선 눈으로 준형을 노려 보았다.

저렇게 무서운 인간이었는가 싶을 정도로 그는 담담했다

평소 냉정하고 찬 준형이었지만 늘 그에게 당당했던 그녀로서는 속수 무책이었다.

끝까지 아니라고 발악하는 경리와는 달리 준형은 모든것을 시인했다.

기가 막힌 경리는 준형을 쏘아 보며 소리 소리 질렀다.

"태과장님 나하고 무슨 원수 진일이 있어 나를 곤경에 몰아요.

당신 가정 파탄이 당신 잘못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

"......."

"내가 언제 당신하고 부정한 일을 했어요?

또 언제 우리가 만났어요? 사무실에서 말고 밖에서 나 본적 있어요?"

길길이 날뛰던 경리는

차갑게 쏘아 보고 있는 준형을 보고는 잠잠해 졌다.

 

 

 

새벽녘 산사의 적막함이 재인은 참으로 좋았다.

결혼전 늘 다니던 절에서 일주일째 재인이 머물고 있었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법당을 나서던 재인이 총총이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 보았다

'부처님 께서는 새벽에 빛나는 샛별을 보고서 정각을 이루셨다지'

"보살님 아직 바람이 찹니다, 빨리 방으로 가셔서 쉬세요"

나직한 원주 스님의 말씀에 재인은 가볍게 목례를 하고 방으로 돌아 왔다

이제 사무실 출근 할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재인은 출근할 자신이 없어 졌다.

매일 기도로 용기를 북돋아 보지만 영 자신이 없었다.

인이가 누나에게 매일 용기 가지라고 전화를 하지만

재인은 점점 더 움추려 졌다.

사랑하는 후배들의 얼굴을 어떻게 볼것이며

또 자신을 친자매 처럼 아껴주는 계장의 얼굴을 어떻게 바라 볼까?

 

따뜻한 온돌에 몸을 맡기고 재인은 다시 슬핏 잠이들었다.

"재인, 여보 나 너무 추워"

깜짝 놀란 재인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준형의 목소리 였다.

꿈이라 하기엔 너무 생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