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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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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안고


BY 데미안 2005-03-28

 

[미안해요...진성씨]

재희는 손으로 진성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까실했다. 그 까닭을 알기에 재희는 마음이 아팠다.

[얼굴이...많이 까칠해 졌어요...]

 

그 손을 진성이 감싸며 그녀를 찬찬히 살폈다.

많이 야위어 있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게 슬퍼 보였다.

그녀의 눈매가 그랬다. 그녀의 입매가 그랬다.

그러나 진성은 그 모든 걸 무시하기로 했다.

그녀가 그에게로 온 것만도 기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안아준것만도 행복한 일었다.

 

[전화...못해서 미안해요]

[아니야...당신이 이렇게 와준것만으로도 난 기뻐. 그러나 다신 아프지마.

아파도...내 옆에서, 내 곁에서 아파.  내가 당신 볼 수 있게... 당신 아픔, 내가 알 수 있도록...]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가 그녀를 가슴으로 꼭 안아주었다. 그의 진심이 그녀의 가슴으로 그대로 전해져왔다.

 

미혜는 수프를 끓였다.

 

[작은 아버님, 전화 왔더라. 너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면 당장 전화 하래. 며칠 더 있다 보내준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왔다며? 정말 괜찮어?]

[괜찮어...]

[진성씨가 너 데려 왔을땐 더 놀랬어. 기집애...이젠 친구보다 애인이 먼저라 이거지? 나 질투 많은 거 너 알지?]

[미안해...그 사람, 알고 보면 너 보다 더 약한 사람이야.  마음 고생, 사서 할 사람이잖아]

[어이쿠, 많이도 파악하셧네?... 맞아. 진성씨 정말 니 걱정 많이 했어. 귀찮을 정도로 나한테 전화를 해댔어. 정말 ... 진심으로 널 위하고 사랑하더라. 그건 알지? 믿지?]

재희는 수프를 입으로 가져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재희는 며칠을 쉬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가 왔다가, 밤새 그녀를 지켜 보다가 아침에 바로 출근을 했다.

그녀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이제 재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에게 전화를 했다. 화창한 날이었다.

 

[재희에요]

_ 알아...혹시 또 무슨 일 있는거야?_

[아뇨, 아니에요]

_정말이지?...당신 목소리 아직 힘이 없어.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저녁에 내가 사다 줄테니 다 말해봐_

[아니에요. 진성씨, 오늘 저녁엔 오지 마세요]

_...오지 말라고? 왜지?_

그녀는 짧게 웃었다.

[오해 하지 말고 들어요. 저 이제 백퍼센트 회복했어요.

오늘은 집안을 깨끗이 치우고 내일 당신 만나러 갈게요. 알았죠?]

_정말이야?_
[거짓말 안해요]

_좋아. 그럼, 청소는 나랑 같이 해. 금방 자리 털고 일어났는데 또 무리해서 일한다는 건 내가 용납 안돼._

[진성씨. 이번엔 내 말대로 해줘요...부탁이에요]

_...좋아. 그대신 내일 당신 얼굴이 조금이라도 피곤해 보인다면...그땐 내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해_

[약속할게요. 그럼, 내일 봐요, 진성씨]

 

전화를 끊고 재희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람이 많이 따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