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은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며 어제 만나 사빈에 대해서 생각 하고 있었다. 여태 자신이 만나온 여자들과는 다른 무엇인가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중무장을 한 사빈의 모습을 보면서 불여듯 사빈에게 호기심이 일었다. 거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에 긴머리가 귀찮은 듯이 꽁꽁 동여맨 머리에 호기심을 가진 눈붗은 흑요석 처럼 반짝거렸다. 약간 거친 표현을 하는 그녀 특유의 말투가 그런 그녀를 편한게 느끼게 한다면 자신 만의 생각인가?
"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기에 형 사람이 들어 온것도 몰라? " 동생 준석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준혁은 피식웃었다.
" 너 무슨 바람이냐? 요즘 검사들은 한가 한가보구나? "
" 한가? 젠장 이번에 내가 맡은 사건의 팀장이 바뀌고 난 뒤로 죽을 맛이구만....무슨 여자가 대가세긴. 여러 남자 잡을 상이야.." 동생의 앓는 소리에 준혁이 피식하고 웃었다.
" 세삼스레 우는 소리는 그리고 왠만하면 이번 아버지 생신날 본가에 오도록 해라. "
" 얼음공주가 보내줘야 가지. 참 그리고 오늘 얼음공주 형 프로필을 가지고 있던데. 설마니 형이 얼음공주한테 덜미 잡힐일 한 것 없지? " 준혁은 어제 사빈이 하는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 젠장. 이여자가. 본인한테 직접물어보면 될 것을 >
" 넌 신경 쓰지마라. 은검사가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서 알아 볼 것이 있겠지? " 형의 말에 준석은 그런 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 으악...형맞아. 여자들이 형에게 싸인만 보내도 지랄을 하면서. 무슨일이야? "
" 너 은 사빈에 대해서 아는 데로 말해봐? " 준혁은 자신을 외계인 쳐다보듯이 보는 동생을 외면했다.
" 설마하니 천하의 강준혁이 우리 얼음공주한테 관심 있는 것은 아니겠지? " 준석은 그런 형을 도저히 믿지 못한다는 얼굴이다.
" 아니 호기심이 생긴다고만 알아두어라. "
"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집안이 검사집안 으로 유명하잖아. 하지만 은검사 개인적인 일은 조개 처럼 입을 다무는 사람이라. 검찰청에서도 자세히 아는 사람은 없어. 어 인영선배는 알려나." 동생의 말에 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 이남자. 화려하내." 사빈은 인영이 건네준 강 준혁의 프로필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단순히 어둠의 황제가 된 것이 아니였다. 우리나라 최고 학부의 법대를 나와 검사 지명을 뒤로 하고 한참 어려울때 자신의 아버지 대신에 조직을 이어 지금의 조직으로 만든 사람이 강 준혁 이라는 사람이였다. 법을 잘 아는 만큼 자신의 부하들에게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고 사업을 합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였다.
" 동문이라는 말이네. 제장 깡패가 법대라니. 세상 말세군..." 사빈은 중얼거리고 프로필을 책상에 던졌다.
" 무슨 일인데 이렇게 저기압이니? " 자신의 동문이자 검찰에서 친하게 된 하진이가 노크와 동시에 들어섰다.
" 구미가 당기는 사람이 있어 뒷조사좀 했다. 그런데 뒷 맛이 영 아니야. 씨발 .....너 강준혁에 대해서 얼마만큼 아냐? " 사빈의 말에 하진이 피식웃었다.
" 대단한 사람이지. 야 우리 동문아니냐? 더구나 그선배 사법연수원 수석이라더라. 완벽한 외모에 재산에 험이라는 어둠의 황제라는 것인데...그것도 그 선배 덕분에 합법적인 사업한다던데....설마하니 네가 관심간다는 사람이 그 선배는 아니지? "
" 미안한데. 묘하게 사람 흔든다. 그사람. 하진아 난 지금 이자리 정말이지 싫다. 답답해. 내일 파티 너도 와라. 난 그집 정말들어 가기 싫은데 너라도 와야 핑계를 대고 탈출하지..와서 1시간만 고생해라." 사빈은 내일 있을 오빠의 약혼식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웠다.
" 흠...그럼 강준혁이라는 사람 만나게 해 주라. 네가 호기심을 가진 만큼 나도 개인적으로 그사람 한번 만나고 싶다. 이상한 생각 하지말고..." 자신의 말에 사빈이 노려보자 하진은 호호하고 웃음을 지었다.
" 하진아 너 내가 검찰에 있을 동안에는 내 남자 집적거릴 생각 아예하지를 말아라. " 시빈은 하진이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괘히 얼굴이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