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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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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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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런 여자 [19]


BY 플레이 걸....ㅋㅋ 2010-10-12

모처럼 수진이와 함께 구내 식당이 아닌 외부에서의 점심을 먹고 들어 오는 길이였다.햇살이 너무 좋아 이런날은 햇빛 샤워을 꼭 해줘야 한다며 수진이 초밥을 쏘겠다고 해서 함께 나온 길이였다.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가자고 했는데 수진인 자기가 잘 아는 곳이 있다며 택시을 타고 자기 원룸 근처 까지 갔다. 회사와 가까운 5분 정도 거리여서 점심을 먹기엔 시간이 촉박하지 않아 괜찮았다. 약간은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였는데 실내 인테리어가 깔끔한게 맘에 들었다.

 

원통으로 된 통유리고 밖을 내다 볼수 있어서 더 맘에 들었다.예쁜 초밥에 시원한 모밀국수도 먹고 나왔다. 시간이 좀 남아 돌아오는 길은 걸어서 왔다. 거한 점심을 얻어 먹은 댓가로 내가 맛난 커필 산다며 들어간 테이크 아웃 거피점 이였다. 둘다 원두 커필 주문하고 들고 오는 길에서 였다.

 

회사 빌딩안에 있는 원두 커피 전문점 야외 테라스에서 우리가 잘 아는 얼굴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남성 잡지에서 빠져 나온듯한 간지남 스타일을 뽐내는 권현준이 여자와 함께 앉아 있었다. 윗 자켓은 없고  타이에 와이셔츠 차림의 편한 모습으로 입술 끝을 살짝 올려 미솔 짓고 있는 권현준 이였다.

 

사무실에서완 전혀 다른 모습이였다. 우리에겐 늘 나이보다 더 근엄하게 보이는 딱딱한 얼굴만 보여 주는데 저렇게 살짝만 미소을 짓고 있는 건데도 굉장이 달라 보였다. 앞에 앉아 입을 가리며 호호 거리는 여자도 낯이 익었다. 전혀 모르는 얼굴이 아녔다. 지적인 외모에 얼핏 보면 귀염성도 있는 여자였다. 의자 옆으로 비스듬히 앉아 기럭지 긴 다리을 모아 길게 뻗고 앉아 있는 권현준을 보며 수줍게 웃는 여자는.둘이 아주 잘 어울려 보였다. 편안한 한편의 그림을 보는것 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

 

"저 여자....우리 회사 사람아냐?웬지 낯이 익어....."

 

"사보 기자 현지원 이잖아....요번 사내 인기 직원에 권실장이 뽑혔나 보지 뭐."

 

심드렁한 수진의 말에 난 고갤 끄덕였다. 정말 이제야 생각났다. 회사 사보 기자 현지원.두달에 한번씩 나오는 사보에서 현지원 이라는 이름을 본게 생각이 났다. 예전에 모시던 상무님을 인터뷰 하러 왔을때 말을 나누웠던 기억이 났다. 은근 한 미모 하는 덕분에 회사내에서 남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지금 보니 왜 인기가 있는지 쉽게 수긍이 갔다.

 

"둘이....근데 처음 본 사이는 아닌것 같지?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네..."

 

"대학 때 같은 동아리 였을껄?그 토론하는 동아리 권실장 빠지지 않고 잘 나갔던것 같은데....."

 

수진이 말에 난 걸음을 딱 멈추웠다.앞서 걷던 수진이 걸음을 멈추고 자길 보고 있는 날 보며 따라 걸음을 멈췄다.손목에 찬 시계을 힐끔 보며 날 봤다. 다 마신 컵을 엘리베이터 복도의 휴지통에 버리고 오며 난 수진일 다시 봤다.

 

"왜?내 얼굴에 뭐 묻었어?아까 나오기 전에 화장실 들러서 왔는데...커피가 묻었어?"

 

엘리베이터 문에 얼굴을 비춰보며 수진이 물었다.난 그런 수진일 잠시 보다가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의 숫자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너도,권실장 맘에 품고 있어?"

 

"권실장을 맘에 품는 다고? 그게 무슨말야?"

 

"어떻게 그렇게 권실장에 대해 잘알아? 대학때 무슨 동아리 활동을 했는지 아는게 보통은 아니라는 말이지,내말은."

 

"내가 얘기 안했나?"

 

"뭘?"

 

"나 권실장이랑 같은 대학 출신이야.권실장 우리 학교 2년 선배야. 학교때 같은 동아리 였던 적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아냐."

 

내려온 엘리베이터에 먼저 들어서는 수진일 보며 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찌.이런 일이. 어찌 이런일을 지금까지 말하지 않고 있었단 말인지.좀 기가 막혔다.처음 부터 그럼 서로 알고 있었던 사이였다는 말인거잖아?그러면서 둘다 어쩜 그리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이리 몇달을 시치미을 떼고 있었던 건지.정말 둘다 모를 사람 이였다.

 

너무 궁굼한게 많아 물어 보고 싶었는데 수진이 먼저 탕비실로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물어볼 기횔 놓쳤다. 점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나도 양치 도구을 찾아서 입에 물었다. 개수대 앞에서 벌써 입안에 치약 거품을 잔뜩 물고 있는 수진이 째리는 내 시선에 웃음을 물고 있었다. 앙큼한것 같으니라구. 어찌 이런일을 내게 한마디 말도 없었단 말인지. 정말 괘씸했다.

 

언제 들어 왔는지 권실장이 자기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오전에 나간 현석은 아직 들어 오지 않고 있었다. 별다른 지시사항이 없기에 나와 수진인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다는 두사람의 행동이 난 이해가 안되었다. 근 몇달을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둘이 사적인 대화을 나누는걸 보지 못했다. 대학 동아리라면 서로 친목도 돈독히 있었을 텐데 두사람은 마치 살면서 쳐다도 보기 싫다는 얼굴로 서로 마주치면 못잡아 먹어 안달이 난 사람들 처럼 굴었다. 대학때 부터 악연 이였나 그럼?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둘에게 번갈아 시선을 주고 있던 난 갑자기 정말 너무 깜짝 놀랐다.모니터에 얼굴을 박고 서류을 정리하는 수진이와 달리 권실잘이 옆눈으로 수진일 힐끔 거리고 있는게 내눈에 포착 되었다.뭔가 신경이 쓰인다는 얼굴로 수진일 힐끔 거리고 있었다. 이상했다. 권실장의 저런 안절 부절 못하는 표정은 처음 봤다. 수진인 아무 관심도 없다는 얼굴로 서류만 뒤적이고 있었다. 웬지 둘 사이에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나갔던 일이 잘 해결 되었는지 현석이 퇴근 시간을 1 시간 앞두고 들어왔다.권실장으로 부터 정시에 퇴근해도 되는지 물었다. 오늘 둘이서 영화을 보기로 한 날이였다. 저녁 먹고 영화을 보려면 정시에 퇴근을 해도 좀 빡빡한 일정 이여서 시간에 늦지 않게 나가려고 물어 본거였다. 내가 안하던 짓을 하는게 이상한지 정시에 퇴근해도 된다고 말하며 권실장이 사장실을 봤다가 날 이상한듯 다시 한번 봤다.

 

"약속 있습니까?"

 

"네.시간 예약을 해두웠기 때문에요. 시간에 안되면 취소을 해야 되는 곳이라서요."

 

내말에 권실장은 그러냐며 고갤 끄떡이며 사장실을 한번 보고는 희미하게 미소했다. 나와 현석이 사귀는 걸 권실장은 알고 있었다. 아마도 내 약속이 현석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난 좀 머쓱한 기분이 들었지만 아무런 내색은 안했다.

 

퇴근시간이 되어서 책상 정리을 하면서 나와 수진인 권실장을 봤다. 웬일인지 사장실의 현석도 권실장도 나갈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둘이 먼저 나가야 사무실 뒷 정리을 하고 우리도 나가야 하는데 둘다 시간이 넘어 서고 있는데 나갈 생각이 없는것 같았다. 나와 수진인 난처한 얼굴로 서로 쳐다 봤다. 아까 분명 별다른 일 없다고 해 놓고서는 왜 안나가고 저러고 자릴 지키고 있는건지. 정말 맘에 안들었다.

 

우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권실장이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우릴 봤다.

 

"두분...제게 무슨 할말이라도 있습니까? 왜 아까 부터...절 살핍니까?"

 

우리의 시선을 알고 있었나 보다. 이 난처한 멋적음.수진이 잠시 날 보더니 총대을 메기로 했다.

 

"왜 퇴근 안하세요?벌써 시간이 지났는데....?"

 

수진이 말에 권실장은 벽의 시곌 힐끔 봤다.

 

"퇴근 시간에서 10 분 지났네요."

 

10분이라고 정확히 찍어내며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수진일 봤고.수진이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진짜 말을 참 얄밉게 하는 구석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수진일 난처하게 만든것 같아 맘이 않좋았다.우리가 그러고 있는데 사장실 문이 열리면서 현석이 나왔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현석 같아 난 현석을 잠시 째렸는데 그걸 현석이 딱 보고 말았다. 절묘한 타이밍 이였다. 정말 왜 이리 일이 꼬이는지.현석의 시선에 난  금방 꼬릴 내리고 눈을 내렸다.

 

"퇴근 합시다.내가 너무 늦게 나왔습니까?정리 하고 들어 가세요."

 

평소 안하던 멘트까지 날리며 나서는 현석을 우리 셋은 멀뚱한 얼굴로 쳐다 봤다. 나오면서 사무실에 떠도는 이상한 기류을 눈치 쳇는지 애써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한것 같은데 그게 더 상황을 어색하게 몰고 갔는지을 우리 표정을 보고 깨달았나 보다.우리의 시선에 머쓱해 하는 얼굴 이라니......

 

"내가 왜...말 실수 라도 했습니까?왜 표정들이 모두 ......"

 

"아닙니다. 차 준비 시켜놓겠습니다. 먼저 나가십시요."

 

권실장의 말에 현석은 멋적어 하며 먼저 간다며 사무실을 나갔다. 현석이 나감과 동시에 권실장이 서 있는 우리 둘을 보면서 말했다.

 

"이제 퇴근해도 됩니다. 정시에 못 나가서 맘이 많이 상한것 같은데 앞으로는 이런 실수 하지 않도록 노력 하지요. 휴일 잘 보내고 월요일날 봅시다."

 

얼굴이 하얗다 못해 창백해져 있는 수진일 힐끔 보며 입술 끝을 모아 빈정 거리듯 말하고 나서는 권실장의 행동에 난 충격을 받았다. 요즘 둘의 관계가 살얼음 판을 걷고 있는듯 한데 .겨우 수진이 맘을 돌리기로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낭패였다. 괜히 수진이가 안되어 보였다. 생각보다 옹졸한 구석이 있는 권실장에 대해서도 실망했다. 저런식의 빈정 거림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예상 밖이였다. 저런 구석이 있는 줄은 지금에서야 알았다.

 

밖으로 나와서도 수진이 얼굴이 좋지 못해 신경이 쓰였다. 탕비실에 들러 옷을 갈아 입는데 현석으로 부터 만나자는 문자가 왔었다. 금요일 저녁이니 함께 있자고 했는데 약속이 있다고 안된다고 했더니 무슨 약속 이냐고 물어 수진이와 영화 보기로 했다고 순순히 문자을 줬다. 알았다고,끝나면 전화 달라는 문자가 왔었다.

 

"오늘 기분이 영 아니면 ,영화 보지 말구 그냥 기분이나 풀까?"

여전히 표정이 않좋은 수진일 보며 내가 물었다.

 

"아냐.표 이미 예약 했잖아. 취소하면 아깝잖아.저녁 간단히 먹고 가자. 영화라도 봐야지 맘이 풀릴것 같아."

"그래도 너 얼굴이 영 않좋아 보여. 저녁 먹다가 체하면 어쩌려구....."

 

"괜찮아. 그 인간 성격 못된것 오늘 첨 본것도 아니고 신경 쓸거 없어. 원래 밴댕이에다가 소갈딱지가 작은 사람이니까.무시하면 돼."

 

".....권실장 하고 ....대학 때 친하게 지냈어?"

 

"친하긴.....저렇게 성격이 까칠하고 못됐는데 나랑 맞을 것 같아. 말도 안되는 소리지...."

우리가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수진이 가방에서 벨이 울렸다. 핸드폰이 울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수진이 핸폰을 꺼내 들었다. 누구인지 몇 마디 하구선 바로 전화을 끊더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차도 쪽을 보는것 같은 행동을 했다.

 

"왜그래?누구 찿아?"

 

"사장님....근처에 있는데 저녁을 먹자고 하는데.....무슨 일인지...."

 

"........?"

"....나랑 언니랑 영화 보는건 어떻게 알았는지....저녁을 먹자고 하시는데. 내게 할 얘기도 있다면서....어떡하지?"

 

"....지금 어디 계시다는데?"

 

"아. 저기 저차 인가 보다.근데 저찬 사장님 차 아니지 잖아?아니 근데 저 사람......"

수진이 보고 있는 쪽으로 고갤 돌리다가 난 짙은 푸른색의 외제차 앞에 서있는 권실장을 봤다.우릴 아까 부터 보고 있었다는 얼굴의 권실장은 우리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들어 보였다.

 

"권실장도 함께 인거야?"

"그런가 보네.근데 갑자기 저녁은 뭐고.회사일 아니고 내게 개인적으로 할말이 있다는게 무슨 소린지?그리고 언니도 함께 오라고 하는데....대체 무슨 일이야 ?이게?"

 

이해 할수 없다는 수진이 말에 나 좀 감이 잡혔다. 나와의 일을 수진이 에게 귀뜸을 해주려고 하는것 같은데.난 별로 내키지 않았다. 아직 정확히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인데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건 아닌것 같았다.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정말 내키지 않았다. 더구나 아까 사무실에서 권실장과 수진이 사이에 있었던 일도 있고 한데 함게 저녁을 먹는다는  것도 피하고 싶었다.분명 이상한 저녁 식사 시간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수진이 얼굴도 좋지 않았다. 무슨 영문인지 모를 듯한 수진이 얼굴도 권실장을 발견한 후 부터 않좋게 굳어져 가고 있었다. 현석의 돌발 행동은 모두 에게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