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사진을 보며 나는 물었다.
누구냐고?
"난 너를 16년 동안 키우면서 애증으로 너의 엄마를 증오하면서 , 너한테는 아무 잘못이
없는 줄 알면서도 난 네가 미웠다. 커가면서 미연언니를 닮아가는 네 모습이 싫었어.
"네 엄마만 그 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네 아빠의 껍데기만을 부여잡고 ,지금까지
살지 않아도 됐을테니까?"
"엄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난,엄마 딸이잖아?
이 사진 속 여자 난 몰라! 제발,거짓말아라고..사실이 아니라고..말해줘?"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젠, 너힌테 엄마 소리 듣고 싶지 않다..처음부터
난 네엄마가 되고싶지 않았어.. 단지 네 아빠를 잊지 못해서 어쩔수 없이 널 키웠을
뿐이니까?"
"엄마, 욕심부리지 않을께? 나를 보며 웃지않아도돼? 나를 미워해도 돼? 제발....
내가 손을 뻗으면 닳을 수있는 곳에만 있어줘.날 밀어내지마.......엄....마...".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지금까지 흘렸던 눈물 보다 몇배의 눈물을..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져 형채도 없이 허공에 사라질것 처럼 아프고아파서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밤거리의 휘황찬란한 네온의 불빛,술 취한 사람들의 부딫침 ,호객행위하는삐끼들의
외침속으로 ,나도 휩쓸려 들어갔다.
아무리 마셔도 술이 취하질 않는다. 처음 먹어보는 술인데도 왜 취하질 않는것이냐!
모든것을 날려 버리고 싶은데..왜 취하질 않고 정신만 말짱해져서 ,....괴롭히냐구!.
괴로움을 잊기위해서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너의 힘좀 빌리려는데,
너마저 나를 외면하니!
"어..이게누구야? 우린 인연이 있나보네?이런 곳에서 보게되니 느낌이 다른데?.
범생이 같은 너하곤 안 어울리는곳인 줄 알았는데?
퉁퉁부은 눈을 돌려 쳐다보니 ,시온이 있었다.몇몇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혼자왔나 본데, 합석할래?
"됐어. .그럴기분 아니야! 쌍쌍이 왔나본데,가봐라.."
한참동안 시온은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많이 울었다는것을,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을것이다.
.
나는 계속 목안으로 술을 부어넣었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니를 일으켜 세우는것 같은데...
술집에서 듣던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랬소리가 어렴풋 들려온다.
여기가 어디지! 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싼 팔,그리고 은은하게 맡아지는 향수냄새,
이 사람은 누구야!
영우를 태운 자동차는그렇게 어둠속으로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