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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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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미유 2007-11-09

정말 이상했다. 둘이 꼬옥 끌어 안고 잠들었다가 함께 깨어난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여행에서 돌아와 함께 누워 잠들고 깨어난 이 아침이 왜이리 생소한 느낌을 주는건지 모를 기분이였다.

 

지금은 아직은 약간은 어스름한 새벽 6시경 이였다. 어제 아버님과 이제 거의 막달에 접어든 영인이와 아주버님....첨엔 정말 익숙치 않았는데 영인이 앞으로 꼬박 꼬박 윗동서 노릇 할테니 꼭 아주버님 이라고 불러달라고 해서 여러번 입에 붙게 연습을 했다.

 

가족 모임을 가지고 집으로 온거 였다. 우리만의 집.....여러번 드나들고 손떼 묻혀 가며 인테리어 하고 했었는데 벽면에 걸어져 있는 웨딩사진도 보이고....정말 나와 상준이의 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첫출근이니까 아내가 되어서 처음 맞는 아침이니까 꼭 내손으로 챙겨주고 싶었다. 가사일을 도와 주는 아주머니에게 어제 미리 장거릴 부탁했다. 어제 흐믓해 하시는 아버님이 권해주는 데로 양주를 모조리 받아 마신 상준인 많이 취해 있었다. 임산부가 있어 운전을 직접해야 한다는 아주버님은 술을 입에 한잔도 안되고 나와 상준이만 아버님에게 맞춰 분위길 주도했다.

 

자는 내내 갈증이 이는지 몇번의 물을 찾던 상준이였다. 알람을 맞춰 놓고 잤지만 알람의 예약 시간 보다 먼저 눈이 떠져 상준이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얇게 찢은 북어를 물에 한번 헹구어 내고 다듬어 놓은 콩나물을 냄비에 넣었다. 마늘약간,파 다진것 약간,북어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살짝 했다. 한 소끔 끓이다가 불을 낮추고 소금으로 간을 보면 되는 간단한 북어국 이였다.

 

10개의 잡곡을 썩은 유기농 양식 이라며 신혼여행 가있는 동안 영인이 윗동서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갔다. 집에서 직접 담근 김장 김치와 삮힌 고추와 깻잎절임,고추 튀각.마른 새우 볶음등등...가사 도우미 아주머니가 일주일에 3번 정도 오전에만 다녀 가시는 터에 굳이 밑반찬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영인이 하고 싶어 하는걸 못하게 하면 그 뒤수습이 더 피곤해질것 같아 아무말 않고 고맙다고 했다.

 

여행에서 사온 융으로된 아기 이불과 도자기로 된 이유식 셋트을 선물했다. 너무 오버하면서 좋아하는 영인이 탓에 정말 선물한 보람을 맘껏 느꼈다.

 

대강의 상차림을 해놓고 거실로 나와 음반을 걸었다. 비발디의 사계중 윈터......지금이 겨울의 늦자락 이지만 조금은 감미롭게 들리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듣기 좋았다.

 

욕실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언제 깼는지 쇼파에 앉아 쿠션을 끌어 안고 턱을 괴고 있는 상준이 보였다. 입고 있는 체크의 잠옷이 정말 잘 어울렸다.

 

"일찍 일어났네......피곤하지 않아....?"

"괜찮아.....더 자지 그랬어.....아직 시간 있는데......"

 

"옆자리가 허전해서.....내 반쪽이 뭐하나 보려고 나왔지......"

 

멋적은 웃음.....요즘 내내 닭살을 떨지만....가끔은 정말 간지러웠다. 내 반쪽이라는 표현은 그리 간지러운 표현은 아니지만 날 보며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상준이 얼굴은 내 가슴을 늘 간지러움에 떨게 했다.

 

쇼파로 가까이 다가서는 날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상준이였다. 머릴 감았더니 물길가 어깨에 느껴졌다. 좀 축축한 느낌......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날 상준이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내 젖은 뒷머리에 손을 가져가 감싸 안으며 베이비 키스를 했다.

 

입술만 살짝 부딪치며 가볍게 문지르는.....기분 좋은 키스였다. 살짝 입술을 떼고 이번엔 내가 다시 입술을 가져갔다. 상준이가 했던 것처럼 입술만 살짝 부대끼려는데 갑자기 상준이 입술의 문을 열어 내 아랫입술을 안으로 삼켰다. 부드럽게 빠는듯하더니 이내 말캉한 혀을 내게 건넸다.

 

그냥 살짝 베이비 키스만 하려고 했는데 상준이 날 더 당기며 쇼파 등받이로 끌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할 참인것 같았다. 내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엔틱의 시계을 향하고 있는데 상준이 다른 한손으로 내 눈을 가리며 집중하길 바랬다. 아직 한시간 정도 여유가 있지만.......좀 일찍 나가서 그동안 일이 어느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좀 알아 보고 싶었는데.....집중안하는 내게 벌을 줄 심산인지 상준이 부드럽게 스치듯 빨아당기던 혀을 세게 잡아 안으로 빨았다.

 

 

거의 지각 수준에 다다라서야 도착한 사무실 이였다. 9시 땡 함과 동시에 들어섰다. 내가 들어섬과 동시에 우리부서의 동료들이 일어서며 내게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정말 무안하고 기분 좋았다.

 

모두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내 자리로 와서 앉는데 언제 왔는지 성주가 날 아래위로 훝어보면서 딴지를 걸었다.

 

"이젠 사모가 됐는데.....옷좀 잘 갖춰 입어야 하지 않을까?"

 

여행내내 전화을 하면서 언제쯤 자길 불러 줄꺼냐며 징징 거리던 성주을 상준이 계속 무시했었다. 제대로 잘 챙겨 입고 나왔는데 상준이보단 내가 만만한지 아침부터 와서 시비였다.

 

성주의 말에 옆의 경혜가 큭큭 거렸다. 성주의 장난스러움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더구나 틈만 나면 날 혀 위에 올려다 놓고 공처럼 굴리는 성주니까......애써 무시하며 서류을 펼쳤다.

 

각팀장들 회의실로 모이라는 소리에 성주는 '칫'하는 소리만 남기고 자기 부서로 돌아갔다. 다시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다.

 

이젠 결혼이라는 제2의 삶이 열렸다. 정말 잘해야 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이젠 난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까.....두 사람의 몫을 해내야 겠다는 사명감[?] 비슷한 마음가짐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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