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52

25-현재


BY 까미유 2004-11-16

최마리와의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났다.오실장이 어떻게 얘길 했는지 사무실 사람들은 내게 그날 많이 놀랐지 하며 오히려 날 위로해 주었다. 간간히 들리는 말로는 오실장이 최마리를 정신착란증이 있는 사람으로 얘길 해놓은것 같았다. 그정도는 아니였데 최마리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다. 매일 전화 해오는 상준이에게 그일에 대해선 얘길 하지 않았다.성주와 영인이의 입도 단속을 시켰다. 이미 끝난일 해결도 잘 되었는데 괜히 상준이 맘상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더구나 회사일로도 바쁜 매일을 보내는 사람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았다.

 

상준이에게서 저녁에 들른다는 전활 받고 일찍 퇴근해서 장을 봤다.가을이 시작 되었는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했다. 마트에 들러 장을 봐서 들어서는데 누군가 내앞으로 불쑥 나타났다.

 

레드블루의 아래위 정장 투피스를 입은 최마리 였다. 오늘은 혼자 였다.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한데......잠깐 시간되죠...?"

웬지 차분한 어투......가끔씩 제정신이 든다고 하더니 지금이 그런가.....?

 

골목 어귀에 하얀색의 그랜저가 세워져 있었는데 사람이 두명 타고 있었다. 나와 마리가 그리로 지나가자 차문이 열리며 안경쓴 남자가 내렸다. 최마리가 그사람에게 무어라 눈빛을 보냈지만 그남자는 내려서 우릴 따라왔다.

 

"내 담당 의사예요.....지금은 지극히 정상인데........"

자조하듯.....씁쓸해 하며 최마리가 말했다. 웬지 조금은 안심이 되는 맘은 뭔지.....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그른것 같았다. 상준이 잘 먹는 된장국을 끓여주고 싶었는데.......맘 한끝이 아렸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요...?"
커필 주문하고 마주 앉자 마리가 대뜸 물었다.담배를 한개피 꺼내 입에 무는 마리......좀 불안해졌다. 담당의 라는 사람은 옆테이블에 앉았다.

 

"......두사람이 함께 있으면 행복한거.......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줄수 있는것......그거 아닐까요?"

"정말?사랑이 ......그게 전부일까요?"

".....마리씨의 생각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전 그런것 같아요.....사랑이라는 감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관계란......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헤쳐나갈수 있을것 같아요....그렇다고 믿어요..."

"......듣기로는 고생을 아주 많이 하며 살아왔다고 들었는데........밑바닥 인생 경험자가 .....인생의 굴곡이 심했던 자가.....따뜻한 사랑을 얘기한다는게.......전 쉽게 이해가 안가는데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여자였다.

 

"사랑이 늘 따뜻하기만 한건 아니라고 생각해요.오히려 나처럼 밑바닥 끝까지 내려가본 사람이 사랑을 지키기가 더 쉽지 않을까요?"
"좀 악착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왤까요?상준오빠가 유순한 성격인건 아시죠?자라면서 지금까지 고생이란건 전혀 모르는........아마도 이여경씨의 내면에 짙게 깔려 있는 천한삶에 대해선 상준오빠가 잘 모르지 않을까요?지금은 눈에 콩...."
"박상준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는군요........"

"........뭐.....요?"

"상준이와 저........10년이 넘어가요.....제가본 박상준은....유순하지도 않고......자기일 하나 책임 못지우는 무능력자도 아닐뿐더러.....자기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철부지 어린 소년은 아니라는 말입니다.그는......강해요......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는 잘알고 있어요. 왜냐하면.....우린 누가 뭐래도 함께 할꺼니까........최마리씨든 .....다른 누구든 ....난 상준일 믿어요.한번도 상준이로 인해 실망한적 없으니.......마리씨에겐 미안하지만......상준일 놔줘요........부탁드려요..."

 

 

정말 간절한 바램이였다. 더는 아픔도......눈물도 싫었다. 상준이와 나.......이제 겨우 만났는데.....다시 헤어지는 그런 ........아픔은 더는 없었으면 싶었다.

 

 

다 식어 버린 커피에 시선을 떨구고 있는 날 잠시 보더니 최마리가 일어섰다.

 

"알았어요.....내가 끝까지 옹졸하고.....어리숙은 모습 보인거.....사과 할께요.......저 정말 상준오빠 좋아했어요......많이 사랑했어요.......오빤 내게 동생이상의 눈빛한적 없었지만........그래요....이여경씨가 이겼어요. 내가 ......물러설께요......"

"............."

".....저 지금 바로 공항으로 가요.....마지막으로 이여경씨 속 맘을 알고 싶어 온거예요.......결국 못난 모습만 보였지만.........행복하세요. 오빠.......이여경씨 많이 기다렸으니까.......아픔주지 마세요...."

숙인 고개가 끄덕거려 졌다. 정말 그랬다. 내 안의 간절임이........그렇게 고개만 끄덕이게 했다.눈물이 새어 나오려는 걸 겨우 참고 최마릴 올려다 보았다.  아까와는 달리 말간 눈으로 날 보는 최마린 입가에 미소를 잡고 있었다.그렇게 최마리와의 만남을 끝냈다. 첨부터 내게 상준인 보내주려고 온 최마리였다. 날 보자 화를 냈기는 했지만......마지막 이니까......맘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