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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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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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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4


BY 까미유 2004-04-06

비워 있는 엄마의 방으로 상준인 날 데려다 주었다.

하루종일 내내 빈속인 날 위해 상준인 주방에서 먹을 거릴 가져다 주었다.

저녁거릴 만들어 놓고 나가신 거라며......밥과 국을 소반에 받쳐 가져다 주었다.

추위에 너무 있어서 인가.....?

방안의 온기가 있는데도 추웠다.

그냥 눈감고 자고만 싶었다.

상준이가 날 그냥 내버려 두고 나갔으면 싶었다.

내 바램을 눈치 쳈는지 상준인 날 잠시 내려다 보더니 내일 얘기하자며 방에서 나갔다.

그뒤 난 금방 잠이 들었다.

너무도 힘들고 피곤한 하루였으니까.......

 

새벽에 노크소리가 났다.

원목 벽시곈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몇번 더 노크소리가 있었고......난 문을 열었다.

 

"나와......어머니 모시러 김씨 아저씨 나가셨어......여기 있음 안되잖아....."

 

세수만 간단히 하고 상준일 따라 나섰다.

 

택시를 타고 ......얼마쯤 갔다.

교복위에 상준이가 입혀준 다크블루의 파카........상준이 늘 입고 다니는 옷이였다.

상준인 회색과 재색의 체크 더블 후두 코트을 입고 있었다.

전에 옥상에서 담배 피던 모습을 본적이 있었는데.......옷엔 냄새가 없었다.

하긴......반의 남자애들 거의가 다 담배를 하는것 같긴하니까......

범생이라도 상준이도 남자니까.......

갑자기 쓴 웃음이 났다.

어제 내게 말했던........숨겨주는 댓가로 날 달래던 .......한번도 본적이 없는 생소한 얼굴의 박상준......대체 얜 어떤 아이인 걸까.....?

옆자리의 상준인 아무말 없다.

표정 변화도 없다.

 

대학가 주변의 원룸 밀집구역에서 내렸다.

새로지은듯한 깔끔한 건물들......젊은이들의 구미에 딱 맞게 고급스럽게 지어져 있는 건물이 여러채 보였다.

 

"들어가자......당분간은 여기서 지내......"

3층의 한 원룸의 문을 열면서 상준이 말했다.

 

"우리형......독립해서 나갔잖아.......지금 유럽에 가 있어.....어학연수......당분간은 비워 있는 곳이야........수능보기 전까지 내가 있었구......뭐해 추운데 .....들어와..."

 

화장실만 제외하곤......주방까지 모두 트여진 원룸......

말로만 들어봤던.......요즘 젊은 층에 한창 유행이라던곳.......

어정쩡하게 서있는 날 보며 상준이 작에 인상을 써 보였다.

선듯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은데 ......상준이 손을 뻗어 안으로 날 끌었다.

 

어색했다.

상준이 내주는 따뜻한 녹차의 김이......향이 내게로 스며들고 있었지만.......

친하지도.....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애와 한 방에 있다는 사실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였다.

상준인 제 형 집이니까......겉옷을 벗어 의자에 걸고......녹차가 담긴 머그컵을 들고.....

음반을 걸었다.

알이에프이 고요속의 외침......

보컬 이성욱의 목소리가 애절하다.......

온몸의 세포가 바짝 긴장한 느낌......몸안의 숨소리가 바깥을 세어 나올까....난 그렇게 숨죽이고 있었다.

 

"뭐해.....?고슴도치 모양.....온몸의 촉수를 모두 세우고 있는 모양......긴장풀어......"

".........말해......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날 숨겨주는 대가......"

"....뭐...?"

".......대가 가 있어야 한다고 그랬잖아.........어줍잖은 동정은 싫어......"

"........대가...?어줍잖은 동정....?"

 

갑자기 상준이 내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허리를 낮추고 내 눈높이에 맞게 얼굴을 내렸다.

나보다 키가 머리 하나는 더 큰것 같다.

 

"아주 얼지는 않았네.......생각보다 강단도 있고......지금 껏 앉아서 그 생각한거야....?어줍잖은 동정....?말이 좀 심하다고 생각안해....?...아무리 나에 대한 감정이 않좋다 하더라도......같은반 친군데......도와줄 수 있는 문젠데.......왜 나만 보면 발톱을 세우고 덤비는지 이율 모르겠다...."

 

"말 꼬리 잡지마......그럴 기분 아니니까..."

 

매몰찬 기집애 라고 욕해도 돼........

앙다문 입술에 피라도 날 것만 같았다.

입술 전체에 이빨자국이 생길것만 같았다.

내리깐 눈에서.....눈물 방울이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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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좀 올릴려 했더니.....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난리고.....

담에 다시 들어 오겠습니다........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