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떠나버린 그를 한없이 기다렸다.
편지한장 없이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집으로 오던편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가로챘던 것)
집안 형편이 안좋다고 집안에서 반대하셨다.
그런줄도 모르고 그녀는 3년을 마냥기다리다 .집안의 성화에 못이겨 결혼을 하게 된다.
또다른 인연인 그 남자는 그녀의 직업과 집안환경이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같아 서 덥썩
일을 벌리고 만다.
만난지 몇개월도 안돼서 ..... 그렇게 성스럽게 지켜왔던 모든것을 그 남자에게 주고
그녀는 눈물로 결혼식을 했다. 그녀에게서 만들어진 눈물 외에 그남자는 결혼식에 30분을
늦게 도착하여 그녀에게 또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그녀는 그날 앞으로의 삶이 쉽지는 않을 것을 예감했다.
어쩌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배반하고 악속한 기다림을 채우지 못한 채 그를 떠나야 한다는 미안함 , 죄스러움,.....
그녀의 예상대로 그녀의 삶은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그남자는 머리는 아주 좋다고 하였지만 한몫에 큰 것을 움켜쥐려는 습성이 있는 듯했다.
왠만한 것은 하려고도 하지 않고 거의 백수 처럼 지내며 그녀의 등골을 빼먹듯 하였다.
그녀는 괜찮은 직장에 항상 열심이며 집안의 대소사를 잘도 이끌어 나갔다.
맏이도 아니면서 맏이처럼 가녀린 몸에 여리디 여려 보이는 몸집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는지 알 수 없지만 .......
그녀는 딸과 아들 이 있다 .
그녀는 그네들을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직장다닌다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어려서는 백수인 남편에게 많이도 맞았다.
그녀가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일찍들어 와서 아이들 가르칠 생각보다는 지저분하다,
정리정돈이 안된다,놀기만 한다....며 같이 놀아 주기는 커녕 휘둘러 잡기만 했다.
그런 탓에 아이들은 주눅이 들고 눈치만 보게되고 아빠만 보면 피하려고 하고..
대학생들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렇게 지내게 되었으니 . 몇마디만 건네다보면 벗겨진 전선처럼 언제 불이 붙을까 걱정될 정도로 긴장하고 살고 있으니 ....
어머니로서 그녀는 중간역활을 마지못해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결혼 하면서부터 남편의 바람기에, 무능함에 지레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사업한다고 빚 지면 대출받아서 갚아주고 이여자 저여자 종류도 다양하게 만나는 여자들
임신했다고 찾아오는 여자들 ....다행인지 불행인지 찾아온 여자들은 그녀를 만나 몇마디
대화를 하다보면 그녀가 오히려 불쌍해서 참으로 인간적이어서 언니라고 부르겠다며 오히려 남편을 욕하고 스스로들 물러나곤 했다.
그녀는 직장에서 존경받는 선배로서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고 집안의 어려움은 전혀 내색하지않았다.
그녀는 후배들에게 되도록이면 먹고 살 수있으면 직장 생활하지말고 집에서 아이들키우는 것이 더욱 바람직 하다고 이르곤했다.
남편때문에 애태우는 후배가 있으면 남자는 집에 들어와야 내남자려니 하고 살라고 이르기도 했다.
하루에도 열 두번 아니 수백번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아이들 때문에 마음을 돌리곤 했다.
남자나이 40 세 넘으면 철든다고 하는소리도있으니 참아 볼까도 하면서..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진정한 그녀의 아담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어쩔 수 없이 어느날 밤 통근시간을 이용해 집에 데려다 준다고 미적거리다 그녀를 범했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끼워진 단추 였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녀 스스로 그 단추를 풀려고 마음먹고 살아왔으니...
세월은 약이라던가 . 그녀는 쓰디쓴 약들을 마시며 잘도 버티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버틸 기력이 쇠잔해지고 우울증 증세까지 ..... 아이들도 다 컸으니 이젠 스스로 버텨나갈 힘들이 있겠지... 그녀는 유서를 쓴다. 더이상은 살고 싶지 않은것이다.
그녀의 진정한 아담을 만나기 위해서는 죽음후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는 혼자사는 친구집에 갔다 . 가자마자 딸이 전화 한다. "엄마 없으면 나 배아파" 빨리와" 그녀는 하룻밤도 지내지못하고 터덜 터덜 집으로 향한다. 결국 그렇게 될 걸. 네가 무얼 한다고...자책하며..
이제는 죽음보다 더 쓴 것같은 세월의 약을 먹고 살아야 겠지....
남편이라는 사람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 아직도 그의 곁에는 어느여자가 자리잡고 있다고 남들이 예기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자신이 이끌어 온것인양 의기양양 항상 미안하다며 살아온 날들은 없었던 날들이 되어 버렸다.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그의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연락이 안오면 그녀 스스로라도 찾아나섰어야 했는데 ...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서 차마 이름조차 불러보지 못하고...
그녀의 두 뺨에는 감춰지지 않는 눈물이 흐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즐겨 부르지 않았다면...
후회가 한꺼번에 밀려오며 가슴을 에이는 통곡을 한다.
살면서그렇게 힘들어도 이처럼 울어본 적이 없었던것 같다.
꿈인가! 생시인가!
그가 가까이 있다고 친구가 무턱대고 그녀의 손을 잡고 끌고 간다.
20여년 만이다.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일 수가 없다. 강남의 한카페 화장실 거울앞에 서서 ...
어떤 모습일까 ? 백발은 아니겠지.. 추해보이지는 않을까..무슨말을 해야할까. 그는 무슨 말을 할까...손을 먼저내밀까 .반갑다고 ... 아 ! 아! 만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자신을 추수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