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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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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고는 못 살아


BY 산부인과 2004-01-06

참말로 도도한 내가 발전이를 만나고 나선 별난 경험을 맛보며 지낸다

입만 열면 얼마나 오바를 하고 떠벌 거리는지..

이 남자 정말 믿을만 한 사람인지 가끔은 나도 갸웃 할때가 왕왕 든다

하지만 항상 쪽팔리면서도 밉지 않은 발전이..

내가 정말 사랑에 단단히 빠져서 나 조차도 이해할수 없는 것을

이해하며 살고 있다는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하지만 내 이름이 뭔가

 

도 도 희 아 닌 가

 

나는 당하고는 못산다

내가 도저히 내 입으로 다시는 발설 할수가 없어서

용쓰며 참고 있었지만..

전번에 싹싹~ 빌며 매달렸던 그 사건을

무슨일이 있어도 만회를 해야 하지 않겠냐.. 하며

매일 이 모멸감을 만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려 오고 있었다.

발전이가 그 동안 나를 어떻게 한번 건드려 볼까

무던히도 노력했던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발정난 개 처럼 틈만 나면 나를 만지고 조물락 거린 그 애타는 마음..

기다렸다

 

 

나도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멋진 베드씬을 연출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 이름 처럼 값을 해야 했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실은 성탄절날 이 벼르고 별렸던 계획을 실천 할려고 했는데

그때 내가 기분이 너무 상해 버리는 바람에

또 한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꼴을 연출해 버려서(이 내용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중에서

-모텔에선.. 무슨일이-를 참고 하시면 됩니다)

다시 한번 의지의 한국인이 되어서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다시 찾아올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회사에서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네~ 도도흽니다>

<여보세요~>
<응~ 발쩐이구나아~>
<낼 뭐하냐?>
<낼? 글쎄에~>
<술이나 한잔 하자>-얘는 맨날 만나면 술만 마시자네요
<허구헌날 술이얏~~>
<아 그럼 술말고 뭐 할께 있는데>
<넌 도대체 왜 그렇게 여자맘을 모르니? 우리 이래서 결혼 하겠어?>
<결혼? 너 지금 결혼이라 했써?>
<그래에~ 나 이제 벌써 스물하고도 아홉이야아~>
<누가 뭐래 니나이가 내나이고 내나이가 니나인데..>
<에휴~~~~~~~~>-정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알았어.. 하여간 낼 만나자 너한테 할말도있고..>
<무슨말?>
<하여간 만나>
<알았어 데릴러 와>

 

전화를 끊고 나서 곰곰히 생각을 했다

뭔 말을 할려고 하는걸까?

괜시리 할말 있다고 하면 겁부터 난다

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내일 만나면 주말이 다음 날이고 

이 계획을 실천하기에 아주 딱~인 그런 날이 되겠다 싶었다

{오케~ 좋았써~}

내심 궁금하면서도 벼르던 날을 내일로 실행한다 생각하니

회심의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이발쩌언~ 너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지만..

너!!!!!! 내일 나 한테 한번 죽어 봐라}

금요일 퇴근 시간에 맞춰서 발전이는 회사앞으로 왔고

나는 어디로 갈지 묻지도 않고 그냥 발전이가 가자는 대로 몸을 맡겼다

근데..

항상 놀던 곳에서 오늘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당동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기 맛있게 하는집이 있데>
<뭐가 맛있는데.. 그냥 가까운 집근처에서 먹지>

내 계획을 실천 하려면 집 근처가 좋은데..

<여기에 낙지소면을 그렇게 잘하는 데가 있다네..
저녁먹고 그 집으로 가서 한잔하자>
<낙지소면?>
<으응~>
<나 그거 별론데...>
<에잇~ 그러지 말고 먹어봐아~>
<알았어....>

더 이상 투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

계획을 실천하기엔 먼 거리로 이동을 해버려서

그냥 점심을 늦게 먹었다고 얘기를 하고 저녁도 해결하면서 술도 마시자고 얘기를 건냈다


내 제안이 뭐가 그리 좋았는지

발전이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벌어 져서는 좋다고 맞장구를 쳤다

테이블에 낙지가 나오기도 전에

발전이는 급하게 소주를 따서 입속에 털어 넣었다

{그래~ 너 빈속일텐데 그냥 계속 마셔라..}

조금 뒤에 빨갛게 버무린 낙지 소면이 나왔고

발전이는 맵다고 하면서 소주랑 소면을 줄창 먹어뎄다

나는 계획을 위해 몇 젓가락 밖에 손을 데지 않았고

화장실을 다녀 오겠다고 자리를 비운 틈에

핸드백을 열어서 계획한 것을 바로 실행했다

실은 내가 변비가 있다

자연적으로 해결을 할려고 했는데

그게 도통 쉽게 이뤄지지 않아서 할수 없이 변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나는 알약을 못먹는 특히한 체질 이다 

그래서 약사에게 변비약을 용량 데로 갈아 봉지에 담아 달라고 했었다

그 갈아놓은 변비약을 꺼내

한꺼번에 여덟 봉지를 그 소면에 뿌려서 골고루 비벼 놓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발전이는

깨끗하게 손까지 닦고 왔다고 자랑을 하고는

그 다음 부터 분위기 잡아가며 다시 줄창 그 소면을 먹었고

우리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를 이래저래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고..
앞으로는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나름대로 내게 사탕발린 소리를 하고
사랑한다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랑한단 말 몇번 더 하고는 손을 끈적이게 잡길래

나는 좋아 죽는다는 표현을 해주었다
내 반응이 이렇게 쉽게 나오자

발전이는..
좀더 강도 높은 끈적인 눈빛을 보내고 그리고 나서 더한 스킨쉽으로

내게 표현을 해 온다
무조건 발전이가 원하는 대로 표현을 해 주었다

<도희야~ 나 너한테 할말있는데........>
<뭔데에~~~>
<오늘.... 집에 안가면 안되?>
<아이~~~~ 몰라......>

정말 계획한 대로 착착~ 떨어져 맞는다

더 끌것도  없이 발전이가 원하는 대로 우리는 그 곳으로 향했다

술을 마신 상태라 그냥 구석진 곳을 찾아 걸어 들어갔다

엘레베이터에서 나는 줄창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발전이의 애간장을 다 녹여내느라 애를 썼다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급했는지..

나보고 먼저 씻으라 한다

<나부터?>
<응 너 먼저 들어가서 씻어>

<아잉~~~~~~~>

계속해서 부끄러운 척~ 하면서 발전이가 의도하는 대로 속아 주었다

목욕을 하긴 했지만 막상 가운만 걸친 내 몸을

보여주려고 하니 너무 쑥스러웠다

<삐이익~~~>-왜 이다지도 문 여는 소리가 크게 나던지..

<헉~흠흠~~ >-발전이 이런 내 모습 보고 눈이 휘둥그래 진다
<아이~ 그렇게 쳐다 보지마아~~>
나는 쑥스럽다며 바로 침대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고 숨어버렸다

 

바로 발전이가 욕실로 들어갔고

그때서야 이불을 걷고 주위를 살펴 봤다

그 사이에 맥주를 벌써 몇개나 마셨다는 걸 알았다

{신호가 갈텐데..

한꺼번에 들어가서 효과가 빨리 올텐데..}

나는 배를 움켜잡고 변기에 앉아 있을 발전이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 죽을뻔 했다

한참 물 떨어지는 소리만 날뿐

반응이 없다

{이거 너무 용량이 작았나?}

나 역시 계획도 계획이지만.. 지금 있는 곳이 모텔이란 현실에

가슴이 쿵쾅~ 거리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하나 꺼내 서너 모금 마시고 막~ 내려놓는 순간

 

 

쿠다당~~ 쾅쾅~~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너무 놀라 잽싸게 몸을 일으켜 욕실로 가서 문을 열었다
<뭐야 뭐야~ 발쩐아 왜그래엣~~~뭔 소리야~~>
문을 열고 보니..

세상에..

내가 바라던 효과 아니 그 이상의 효과를 연출 해 놓은 것이다

발전이는 도데체 오버를 해도 과히 심하게 오버를 한다

변기에 앉아 있을 꺼란 예상은 익히 했었지만

변기랑 같이 땅바닥에

그것도 온 몸에 떵~ 바르고 나 뒹굴고 있을 줄이야..

아구 아구~

제는 하여간 남들보다 확실히 튀긴 튀는 애다

그 냄새~

그 광경~

그 꼬라지..

 

 

나중에 아무일도 없단 듯이 그거 다치우고 변기는 기우뚱~하게 얹혀 놓고

우리는 아무일도 없던 연인처럼

그렇게

그 모텔에서 나왔다

복수치곤 기가 막히게 한거 같다

다만.. 과한 복수로 발전이가 너무 불쌍하다

내가 너무 심했나????????????

그날 이후

한동안 발전이는 나를 엄청 피했다

그 피한 이유는..

나는 매너있는 여자이므로

더 이상 캐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