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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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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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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4-23

"야 !신지원 너 방금 뭐랬냐...?사귀는 남자가 누구라구....?한진우...?"

 

언니는 넘어가기 일보직전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게거품만 안 물었지......꼭 그런 얼굴이였다.

아무렇지 않게 쇼파에 앉아 티브이 을 보고 있던 오빠의 얼굴도 많이 놀란듯 날 향해 있었다.

 

금요일 오후였다.

전 부터 집에 인사드리러 오고 싶다는 진울 오늘 초대했다.

언니와 오빠.....형부와 올케 언니도 모두.......

엄마에게만 사귀는 사람 있다고......결혼하고 싶은 사람있다고 살짝 언질을 했었다.

엄마에게 무슨 얘길들었는지......언니가 대체 언제 보여 줄꺼냐고 내게 시간나면 전화를 했다.

진우의 요청도.....언니의 압력도.......해서 겨우 시간을 만든 거였다.

 

해가 바뀌어 난 스물 일곱이 되었고 진운 스물 아홉이 되었다.

아홉수엔 원래 결혼을 하면 안되는 건데........자기가 알아본 바로는 일년이 다 안되는게 아니고 태어난 시간과 달에 의해서 조금은 바뀌는데.....그게 올 5월 이라고 했다.

지금은 3월이 막 시작되려는 2월 말이였다.

준우가 알게 되고 다인이 영국으로 출국하고.......벌써 여러달이 지났다.

준우네 집에서도 결혼을 서두르고 있고.....진우가 조급증 걸린 사람 마냥 늘 만나면 같이 있고 싶다는둥......헤어지는 시간이 너무 가슴 아프다는둥......전혀 답지 않은 멘트를 날리며 날 쪼고 있었다.

여전히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으로.......다인이 말도 있고해서 좀 고쳐 보려하는데.....쉽지 않았다.

고단수의 말발과 생각에......만만치 않은 적수였다.

아마도 날 맘대로 쉽게 자주 터치를 하지 못하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니까......진운 결혼을 들고 나온 거였다.

가끔 보면......내게 묵여 있는게.....안타깝다는 얼굴을 한다.

함께 길 가다가도 제 버릇 남 못준다고......쭉빵에 얼짱을 보면 나 모르게 시선을 돌리다가 나와 눈이 만나면 금방 얼굴 붉히고.....암튼......바람기는 아직 많이 잠재우진 못한것 같다.

그걸 이유로 결혼은 좀 이르지 않냐는 내말에 진운 말도 안되는 생떼라고 우기고.....암튼.....나도 더이상은 질질 끌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집에다 알렸고.......그동안 많이 궁굼해 하는 언니와 오빠에게 비밀로 했다.

왜냐하면......바로 이런 반응들 때문에......

 

"준우 오빠.......한진우.....그게 정말이냐.....?"

오빠까지 흥분한 얼굴이였다.

주방에서 상차리는 걸 돕던 올케가 나왔다.

형부와 올케는 둘의 얼굴에 무슨 일이냐는 표정이였다.

 

나란히 붙인 교자상에 칼리가 그려져 있는 페이퍼 식탁보를 깔며 난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슴은 콩딱 거렸지만......

 

"왜들 그래.....?한진우가 누구길래......."

형부가 궁굼하다는 얼굴을 했다.

 

"한진우가 누구냐면.....?천하의 둘도 없는 바람둥...."

언니에게 난 얼른 매서운 시선을 날렸다.

아빠의 시선이 금방 언니에게로 향했다.

내 시선에 언닌......입술을 깨물었다.

얼굴을 잔뜩 찌뿌리면서......

 

"나중에......집에 가서 얘기 해줄게...."

언니의 말에 형부와 올켄 굉장히 궁굼하다는 표정이다.


"준우 오빠라면.....나도 좀 아는데.....꽤 괜찮은 청년이야......내가 조사 해본 봐로는 실력도 있고....사람 됨됨이도 괜찮고......지원일 줘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청년이더구나....."

 

아빠의 말에 언니와 오빤 기가 막히다는 얼굴이였다.

그런 둘에게 난 다시 한번 아빠 모르게 강한 레이져을 쐈다.

형부와 올케언니의 궁굼증이 증폭되고 있었다.

 

 

'띵~~~~~~~똥.......'

 

상을 차리던 난 인터폰으로 달려가는 대신에 바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뒤에서 언니의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거나 말거나.....난 버선 발은 아니지만......암튼 반갑게 진울 맞으러 대문으로 뛰어나갔다.

약속시간은 정확히......칼 처럼 잘 지키는 진우였다.

 

 

그후 저녁시간 내내 겉보기엔 화기 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언니와 오빠가 생각보다 지각이 있는 사람들인지라......속을 잘 숨기며 웃는 낯으로 진울 대하고 있었기에........분위기는 좋았다.

 

상을 물리고 오빠의 제안으로 밖으로 나왔다.

오빠와 언니모두 진우와 고교동문 이였기에.......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부모님께 그렇게 알렸다.

엄마와 아빠 모두 진울 맘에 들어 하셨다.

형부와 올케언니도.........나머지 두사람은 진우에게......나에게 할 말이 많은 듯한 얼굴이였지만.......

 

집 근처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언니와진운 두살차이라 고교때 같이 학교을 다녔다.

물론 준우와 내가 친구가 되면서 진우도 언니도 서로을 알고 있었다.

언닌 고교때 학생회 부회장을 했었고.....진우도 학생회 간부였으니까.......

더구나 언닌 고교때 꽤 유명했었다.

같은 학교를 안다닌데 정말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유명세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오빠가 신재원 이라는 사실은 진우도 몰랐던듯 했다.

오빠완 고교.대학 모두 동문이였다.

오빤 직접적으론 몰라도 간접적으로 진우에 대한 소문은 들은게 있었는지 진우을 보는 눈이언니와 비슷했다.

 

언니와 오빠가 먼저 선방을 날리려는데 진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

 

"선배님들이 무슨 말씀을 하실지는 잘 모르지만.......제가 학교때 어떤 사람이였다는거는 이제 그만 잊어 주세요.......그땐 철도 없었고......한창 잘나가던 십대였으니까....ㅎㅎㅎ"

"넌 이십이 넘어서도 문제 였어........지금도 철이 많이 들어 보이지 않지만...."

"선배......그렇게 말하면 안되지......내 알기론 선배도 나 못지 않게 유명인 이였잖아.....형님도 아시는 일이 겠지만...."

진우의 말에 언니의 표정이 잠깐 움찔했다.

형부을 보는 눈빛에.......찔리는 구석이 있다는 순간의 빛이 돌았다.

 

난 진우가 말하는게 뭔지 안다.

언니도 한때 잘나가는 바람 이였으니까......

아마도 지금도 여자 친구보다 남자 친구가 더 많을 것이다.

여러 순진한 남자들이 언닐 위해 눈물을 흘렸다.

지금의 형분 상당히 순진한 타입인데......그게 형부의 매력이라고 언니가 말했다.

암튼 난 진우가 말하는 뜻을 금방 알아 들었다.

그건 오빠도 마찬가지 인것 같았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역시 진우는 약았다.

과거는 묻지 마세요 였다.

언닌 그 뒤로는 아무런 말도 못했고.....오빠도 소문으로만 들었던 얘기여서 인지 첨과는 달리.....그래도 약간은 떱떨음 해 했지만......겉보기엔 순탄한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

 

 

식구들과 헤어져 진우와 공원으로 나왔다.

바래다 준다는 조건을 걸고.....

다큰 남자를 뭐하러 바래다 주냐는 언니의 핀잔이 있었지만......난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버팅기며 진울 따라 나왔다.

20분 이내로 들어오라는 언니의 엄포......웃겼다.

 

 

"혜원 선배 여전하네......깐깐한 성격 고대로고...."

"철이 드는게 아니라 다시 빠지는 것 같아..."

내말에 진우가 큭큭 거렸다.

 

어깨로 팔을 두르며 진우가 날 봤다.

 

가만히 아무런 말도 않고 날 응시하는 진우.....

부끄러웠다.

맑은 눈동자에 내가 고스란히 비쳐지는게......가슴이 콩딱 거릴 만큼.......쑥쑤러웠다.

 

"어때....?나 합격한것 같아....?"

"....음.....그런데로......반대는 없었지...?"

"그렇지....?누가 날 거부 하겠냐....?온 몸에서 매력이 쫙 뻗어나오는데......."

"....뭐...?또 도졌다...?그 황제병..."
"타고난 성품이고 기질인데......쉽게 바꿔지겠냐....?역겨워도 날 많이 좋아하는 네가 참아 야지 .....안그래...?"

기막혀서........

저 유치찬란한 말투.......정말 언제쯤 철이 들거야....?

 

흘기는 내 시선에 큭큭 거리며 진운 날 양팔 사이에 가두었다.

커다란 은행나무에 의해서 가로등 불빛이 가려졌다.

진우가 그 틈을 타서 얼른 내게 키스를 했다.

늦은밤 공원이여서 인지.......근처에 인적이 없었다.

입술에 쬭 소리가 나는 키스......사실 키스가 아니고 입맞춤 이지......

 

'쬭.쬭.쬭..'

 

세번......뽀뽀뽀.....노래에 나오는 그런 입맞춤......

 

"내일 올거지...?"

입술을 떼며 진우가 물었다.

더 해달라고 입술을 내미는 날 보며 큭큭 거렸다.

 

"전에 만들어준다던.....막끼 요리 그거 만들까...?나 내일 쉬니까.....장 봐 놓을께..."

"......서경이가 한번 같이 만나자고 했는데......부르자..."

"......전에 같이 만났는데 뭘.......둘이 만나게 그냥 두자 이번엔...."

"그럼 우리 둘이 뭐하게....?같이 놀면 훨 재미 있잖아......."

 

내말에 진운 잠깐 인상을 썼다.

날 잠시 내려다 보더니 말했다.

 

"영훈이가 싫어할꺼...?전에도 보니까.....빨리 둘이서만 있고 싶어 하던데...."

"......왜..?서경인 좋아하던데....."

"어린애냐....?아님 말귀 못 알아 듣는 내숭쟁이가 된거야....?정말 몰라...?왜 다같이 만나면 안되는지.......설명해줘...?"

"..........?"

"......맹한 척 ......아닌척.....순진한 척......이젠 안속아 ....이 신지원 불여우야......"

"뭐...?"

 

일부러 눈을 커다랗게 뜨는 날 향해 진우가 꿀밤을 날렸다.

 

요즘은 늘 이런 장난이다.

남들이 할땐 유치해 보이고 닭살이였는데.......

내가 하니까 왜이리 재미 있는지.....

유치하다고 욕해도.......난 재미 있었다.

진운......좀 괴롭다는 얼굴이지만......

쿨하고.....폼생폼사가 좌우명인 진우에겐 힘든 고역이겠지만.......난 재미 있었다.

 

암튼 내일은 하루종인 러브러브한 하루가 될것 같았다.

조금은 찐한 에로틱 러브.........

진우만 보면 자꾸 웃음이 나오는건........왤까....?

자꾸 입이 터진 만두가 되는건 왜인지.......

행복이라는 소스가 계속 나오는......너무 좋다.

진우가.....함께 있는 시간이.....계속 영원히 지속됐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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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까지가 이번 이야기의 마지막 입니다.

읽어 오는 내내......많이 기다리게 한점.....정말 죄송하구요.

원래 단편이였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중편이 되었네요.

끝이 미약한것 같다고......욕하시는 님들이 없었으면 하네요.

담엔....좀더 재미있는 글을 가지고 찾아 올께요.

한동안은 다른 님들의 방에 가서 읽는 재미를 느껴 볼 참 입니다.

재 충전 해서 돌아오면 다시 반겨 주실거죠......

괜히 말 꺼내놓고....지은죄가 많아.....후환이 두렵네요.....ㅎㅎㅎㅎ

 

님들.....다시 찾아 오는 그날까지.....모두 건강하세요.

지금까지 꾸준히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