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봤다.
영화관이 아닌 비디오 방에서....사실 전에 진우 기다리면서 혼자 비디오 방에서 보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다케노우치 유타카.....쥰세이.....소설이 너무 좋아서 서경이와 꿈꾸듯 읽었던 책이다.
그 책에 나오는 쥰세이도 멋졌지만....유타카도 멋졌다.
아오이 역의 홍콩 여배우는 이미지가 안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오이는......아마 그 냉정 편의 작가 가 어울렸다.
소설을 읽으면서 아오이와 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같은 여자라고 느끼면서 봤으니까....
장백지는 아니였다.
유타카에게 그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이미 한번 본 영화인데.....내가 너무 몰두 하자 진운 심드렁한 얼굴이였다.
영화 보는 내내 내가 '진짜 잘생겼지.....너무 멋지지 않아....?저런 사람하고 연애한번 해보고 싶은게 모든 여자들의 꿈이 아닐까.....?등등의 말을 던졌다.
첨엔 피식 거리며 가볍게 웃고.....두번째도 여유로운 웃음을 짓는 진우였다.
마지막에 내가 '아....저 웃음이 한번이라도 날 향해 줬으면.....정말 여한이 없을것 같아...'
라는 내말에 ......비디오가 멈췄다.
막 쥰세이와 아오이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는데......
너무 안타까와 하며 아쉬워 하는 날 향해 진운 인상를 써보이더니.....벗어놓았던 자켓을 들었다.
맥주캔을 휴지통으로 던지며 아직 앉아 있는 날 내려다 봤다.
"나가자.....어서 일어나..."
"뭐하는 거야...?아직 영화 안끝났잖아...?"
"집에가서 다시 빌려봐.....난 재미 없으니까...."
좀 삐진 얼굴이여서 웃음이 나오려 했다.
"그냥.....연예인 보고 .....멋있다고 한건데......화난 거야...?"
"말이라고.....연예인 이라도 날 옆에 두고 멋있다고 하는건 날 무시하는 거야......것도 한두번은 애교로 봐줄수 있다해도......혹시 저 남자 팬클럽 회장 하냐...?"
".....아냐...내가 ...십대 철부지야...?"
"십대 철부지도 너 처럼 그렇게 감탄사를 남발하진 않지....암튼 나가자......난 이렇게 좁은 공간에 오래 있는것 딱 질색이니까....."
"칫.....여기가.....호텔이여 봐라.....그럼 그런소리 못하지...."
가방을 챙기며 투덜 거리는 날 보며 진우가 피식 거렸다.
"호텔에서 이루어 지는 일들을 하게 해준다면.......영화 끝까지 보고 나가구..."
"됐어.....빌려다가 집에가서 나혼자 실컷 볼거야....."
"꿈속에 까지 데려가진마.......저 배우 가위 눌릴라....ㅋㅋㅋㅋㅋ"
가자미 눈이나 뱁새눈이......도대체 어디까지 찢어 졌는지 모르지만.....아마 지금의 내 눈과 크기를 비교 해 본다면......아마도 내가 우위에 오를것 같았다.
청평의 강 바람은.......많이 서늘했다.
어제 비가 와서 인지.....찬기운이 .....몸속은 물론 뼈속 까지 스며 드는 것 같았다.
이쁘게 보이고 싶어......캐시미어의 오렌지색 반목 폴라 티를 입고 나왔다.
베이지의 가는 골덴의 자켓과 같은 칠부의 치마을 입었다.
평소 잘 신지 않는 종아리 까지의 부츠도......골덴이 얇아서 인지....좀 춥다는 느낌.
진운 담배를 피우던 손을 내려 날 힐끔 봤다.
진우가 입고 있는 양피 가죽의 사파리......내 어깨위로 올라와 있었다.
안에 융이 들어 있어서 인지......아주 따뜻했다.
담배 냄새만 아니라면......더 좋았을 텐데.....
강물에 비춰지는 달의 흐름은 정말 아름다웠다.
은은하게 강물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차안에 틀어놓은 터보의 오래된 음악도 좋았고....터보의 2집이다.
[love is......]
가사가 정말 슬프다.
친구처럼 오래 사귀다가 이성 감정이 있어 어렵게 고백했는데.....여잔 친구로선 좋지만 사랑은 아니란다.그말듣고 친한 친구에게 그녈 맡겨 놓고 군델 갔는데.....그사이에 둘은 연인사이가 되고.....결혼을 한단다.
이 음반이 나올 때도 이 노래는 인기였다.
보컬 김종국의 음색이 애절해서 더 인기였지만......따라 부를때 입에 감기는 느낌도 아주 좋다.
어느 째즈바......도 좋고.....
옆의 진운 바지 주머니에 손을 꼿은체.....아무런 말이 없다.
이젠.....너무 오래 나와 있었던것 같아......먼저 차안으로 들어갔다.
썬루프로 보이는 밤 하늘은 그야 말로 환상이다.
가로등이 없어서 인가.......까만 융단위에 하얀색의 큐빅이 촘촘히 박혀 있는것 같다.
하나둘.....손가락으로 다 못 셀 정도였다.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난 거리인데........기분이 너무 좋았다.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의 향......막 컵에 따르는데 진우가 차문을 열고 들어왔다.
"좀 춥네.....나도 커피..."
"향이 정말 좋지....?"
"죽이네......이거 마시고 .....키스하면 더 죽일것 같은데.......낭자의 생각은.....?"
".......물어보면 입이 아프실텐데요.......?"
내말에 큭 하며 진우가 웃었다.
아주 뜨겁지는 안겠지만......그래도 한번에 털어놓기는 좀 아닐텐데.....진우는 향 좋은 커필 맛도 음미 하지 않고 한입에 빠르게 털어냈다.
천천히 음미 하듯 마시는.....좀은 약올리는 마시는 날 보며 진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인상를 쓰고 있더니.....이내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 앉으며 반도 체 마시지 않은 내 잔을 뺏어 탁상 시계위에 얹었다.
그윽한 눈으로 날 보는 진우......괜히 가슴이 콩딱 거렸다.
왜 첨하는 키스가 아닌데.....난 늘 이런 순간만 오면......숨이 막혀 오는 걸까....?
손에 땀도 차고.....호흡의 끊김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정말......머리속에서 거미와 개미가 고층 빌딩이라도 짓고 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