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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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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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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2-12

내가 안으로 들어서자 한준석이 일어났다.

약속 시간보다 15분쯤 지나있었다.

거절하러 나온 자린데......시간이 늦어 기분이 착잡했다.

짧게 목레를 하고 앞자리에 앉았다.

 

가까이서 본 모습이 오늘 첨 이여서인지......아님 마주대하고 만나는게 처음이여선지.....왠지 한준석은 내가 생각해오던 이미지완 조금 거리가 있었다.

굉장히 오만하고 난척하는 이미지로 알고 있었는데.....가까이서 본 그의 첫인상은 사람좋아 보이는 얼굴과  몸에 밴듯한 예의 바름이 보였다.

진우하고는 전혀 다른 타입이였다.

 

"토요일 이라 차가 많이 막히죠...?"

"......너무 늦었죠....?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아닙니다.기다리는데 별로 지루하지 않았거든요...."

"........"

"아시고 나온거잖아요.....제가 신지원 씨 많이 기다렸거든요...."

무슨말인지 알아 들었다.

괜히 모르는척 연기를 할 수 가 없었다.

멋적어 하는 얼굴을 보며.....알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난 잠깐 창 밖을 내다봤다.

보이는 밖은 야외 주차장 이였다.

오가는 사람들......그러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시선.....

첨엔 한준석이 날 보는 줄 알았다.

살짝 고개 돌린 내 시선끝에 잡히는 사람은......진우였다.

얼굴에 놀람이 서릴 까봐 금방 다시 고갤 돌렸다.

아까 밖에서 헤어졌는데......따라 들어 왔는지.....대각선 방향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함께 있던 여잔 갔는지 보이지 않고.....혼자 앉아 내 쪽을 보고 있었다.

좀 화가 많이 난 듯한 얼굴......갑자기 가슴이 세게 방망이질을 했다.

 

"많이 어색하죠...?"

앞에서 들리는 음성.....한준석 이였다.

진울 신경 쓰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사람이였다.

아무말 없이 창밖만 보고 있는 내가 .....쉽게 말 붙일수 없었던 모양이다.

 

커피가 내어져 나온뒤 한준석이 내게 말했다.

"신 선배가 쉽지 않게 허락하더군요......얼핏 들리는 소리에 지원씨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사실인가요....?"

얼굴이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초조한 빛도 보이고.....풀이 죽어 보이기도 했다.

뭐라 말해야 할지.......

사실을 말하려고 나온자리 인데......왠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대각선 방향의 쏘는 시선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벌써 몇대째인지 모를 담배가 죽어나고 있었다.

전에 담밸 끊는다고 하더니.....앞의 재털이에 꽁초가 .....아니 끝까지 피우지도 않은체 놓여진 담배가 자꾸 쌓여가고 있었다.

 

퍼뜩.....한준석의 시선이 묘하게 바뀌었다.

뭔가 ....알수 없다는 시선으로......날 잠시 바라보다.....뒤를 돌아보았다.

가슴의 뜨끔거림.....진우의 행동이 화가났다.

 

"사귀는 사람 있어요.....오빠에게 전해 들었나요..?"

얼른 주위를 돌리기 위해 커피잔을 들었다 내려 놓으며 물음에 답했다.

뒤로 돌려지려던 얼굴이 다시 내 쪽으로 향했다.

눈에 서리는 안타까움......눈빛이 짙어졌다.

 

"선배가 말 할땐.......지원씰 내게 소개 시키기 싫어서 그런줄 알았는데.....지원씨가 내게 거짓말을 할린 없을테고.....맘이 좀 아리네요..."

"......미안하다고....해야하는지...."

"아뇨....지원씨가 미안하다고 할 이유가 없죠.....그동안 일방적인 내 맘 이였으니까.....근데....제가 알기론 그동안 지원씨에게 사귀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지금 만나는 사람.....사귄지 오래되진 않았지요.......?"

"네.....한 석달 조금 넘었어요...."

"그랬군요......제가 연수 받으러 들어간 사이에 일어난 일이네요.......정말 조금 억울하네요.....그동안 참 많이 기다렸는데......."

자조적으로 혼잣말 처럼 그렇게 말하는 한준석 이였다.

자리가 많이 불편했다.

가시방석이 이런 기분이지 않나 싶었다.

 

이미 식어 버린 커피는 향도 온기도 없다.

물론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지게 하고 있었다.

반쯤 비어 있는 커피잔을 들며 티나지 않게 진우 쪽을 봤다.

아직도 내 쪽을 향해서 무서운 전자파를 내 쏘고 있었다.

정말 끈질기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설 때 까지 보고 있을 생각인것 같았다.

바쁘지 않은 걸까...?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왜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건지......

사실 첨 눈이 마주 쳤을때......가슴이 아주 세차게 뛰었다.

금방 이라도 일어나서 이쪽....내가 있는 테이블로 오지 않을까......그런 생각으로 등 뒤로 식은 땀이 솟아났다.

조마조마 하는 맘.......근데 진운 그냥 시선만 준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은 그게 더 내 속을 태우고......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일어 날까요...?자리가 많이 불편해 보이는데......"

한준석이 내 상념속으로 들어왔다.

그에게 들키지 않게 시선 처리를 했다.

 

한준석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구 현관앞에서 헤어졌다.

차로 가는 데 까지 바래다 준다고 했지만......거절했다.

같이 있는 시간이 불편할것 같아서.......한준석도 그런 내 뜻을 눈치 쳈는지 더는 말을 안했다.

정말 미안했다.

성의 없이 대한것도......뭐하러 거절한다고 나왔는지......오늘의 난 바보 같았다.

오빠에게 맡겨 둘것을.......기분이 정말 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