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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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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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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1-24

따뜻한 녹차향이 좋았다.

아직은 선선한 가을 이지만....숲속이여서 인지 초겨울 같은 온도였다.

페치카에 물을 피우고 보일러도 좀 높게 올렸다.

커튼이 없는 관계로 창문으로 밖의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어둠이 내려 앉은 창밖의 풍경은 깜깜이였지만.....가로등이 많이 없는지라 하늘의 별들이 총총이 박혀 있는게 정말 예뻤다.

손만 좀 높게 뻗으면 별이 손에 잡힐것만 같았다.

어깨의 서늘함은....은근슬쩍한 스킨쉽을 좋아하는 진우의 팔이 벌써 내려와 있었다.

카페에서 커필 마시고 왔는데 녹차는 왜 마시냐며.....준비된 와인일 마시자고 했는데....내가 밖으로 나선거였다.

분위기 모른다는 핀잔을 들어가며....나온 거였다.

 

한 11시쯤.......거실에 여전히 앉아 있는 날 보는 진우의 눈이.....애처로왔다.

별 얘기 없이 1시간 가량이 지났다.

생각데로 들어오는데 좀 애를 먹었다.

10시가 거의 다 되어서 들어왔다.

차안에선 음악이 있으니까......서로 얘기거리가 없어도 됬었는데......침묵이 금이 아니고 돌 이라도 되는 기분이였다.

 

사실....난 좀 긴장하고 있었다.

분명....내 뜻은 이미 알려져 있었기에.....

하지만.....선듯 진행시킬것 같았던 진우가.....저렇게 내 눈칠 보며 행동을 하지 않고 있자....더 긴장이 되고 웬지 마음도 붕붕 떠있는게.....진정이 안되었다.

 

녹차를 개수대에 버렸다.

물을 틀어 컵을 닦았다.

퐁퐁 까지 묻혀서........설겆이 거린 이 컵이 전부였다.

내 행동이 우스운지......진우가 킥킥 거렸다.

아.....이 멋적음......

서있는 발끝이 전기 충격을 받은듯......찌릿찌릿 했다.

 

"넌 아무래도 할일이 많은듯 하니까......먼저 씻을께......난 회사에서을 제외하곤 사실 초 저녁 잠이 많거든.......그럼 실례...."

수건을 챙겨 욕실로 향했다.

초저녁 잠이 많다고.....?

하품도 한번도 안하더만.........

컵을 선반에 올려놓고.....티 스푼도 그 옆에 나란히 올려 놓았다.

음악도 없고......테레비젼은 있지만......별로 보고 싶지도 않고......적막하다.

어디선가 읽은것 같은데......새가 떠나버린 숲은 적막하다.......그랬다.

사방이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는 숲은.....아무런 소리가 없는 적막함 이다.

도시의 소음도 .....숲의 어둠이 모두 삼켜버릴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것 같았다.

 

원래 짙은 화장은 안하지만......그래도 맨 얼굴은 신경이 쓰였다.

더구나 난 콧잔등 위에 옅은 주근깨가 있었다.

구름모양 처럼......코 주위에 뿌려져 있었다.

김이 서려 있는 거울을 손으로 닦고 거울을 봤다.

머린 감지 않았지만.....웬지....너무 초라해 보이는 모습이다.

온 몸이......쭈볏거렸다.

고슴도치 처럼 가시가 온통 몸 밖으로 향하고 있는 기분......

아....정말....미칠것만 같았다......

 

 

진운 거실에 없었다.

벌써 방으로 들어갔나 보다.

여긴 침대가 없다.

온돌방이 였다.

펜션 하우스 인데.....겉만 그런가 보다.

이불이 깔아져 있고 진우가 그안에 들어가 있었다.

자는건지....두눈을 감고 있었다.

어쩜.......그냥 자려는 건지도 몰라.......순간의 안도감이 스쳤다.

하지만....그러면서도 섭섭해지는 이맘은 뭔지......

불을 끄고 조금 머뭇거리며 이불 끝 자락을 들춰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누워 있는 진우완 반대로 난 이불 끝에 모로 누워 있었다.

우리 둘사이의 거린......두사람이 들어오면 꽉찰 정도의 거리였다.

난 이불을 거의 몸의 반쪽도 못미치게 덮고 있었다.

 

"안에 이불 또 있는데.......새벽엔 아마 추울거야......"

 

이씨.......정말......

 

큭큭 거리는 진우에게 베게을 던지고픈 충동이 일었지만......참을인을 새기며 일어나 장롱으로 갔다.

지금 생각하니 베게도 하나 뿐이 안놓여 있었다.

혼자 장구치고 북치고 한 꼴이 였다.

방이 하나 더 있음 나가버리고 싶은 맘이였다.

장롱으로 가는 내 발목을 진우가 잡았다.

 

"그냥 .....같이 자자.....이리로 들어와.....내가 따뜻하게 해 났어......"

"......됐어......혼자 자는게 편해..."

"어차피 ....여기 들어올 거면서.....그렇게 튕기면 재미나냐?"
"튕기는거 아냐.......네가 내 쪽으로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그러면서 이불장 문을 여는데.....진우가 확 끌어 당겼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데 진우가 말했다.

 

"안돼.....나 지금 누드란 말야......나갈수 없다구...."

능글거리는 웃음하며.......정말......

웃지 않으려구 했는데.....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갔다.

어둠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몸의 실루엣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