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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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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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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마일 2004-01-13

한동안 일이 없어 한가롭게 지내고 있었다.

꾸준히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감성을 죽이지 말라는 부장의 말이 있긴 했지만.....암튼 한가하니까 편했다.

일찍 끝나고......

좀 아쉬다면.....요즘 서경이가 나와 안놀아 준다.

영훈씨 오프가 되면 그리로 쪼르르 달려간다.

나와 시간대가 많이 안맞아.......늘 손해 보는 쪽은 나다.

혼자 놀려고 하니......많이 심심하다.

 

며칠전 상태가 말하는 소개팅을 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남잔데....나이가 서른이였다.

상태완 사촌지간 이라고 했다.

이종사촌......이모의 아들이라고 했다.

기막혔지만......아무말 안했다.

상태가 날 너무 잘 봐서 생긴 일이라고 상대방이 얘길 했지만......난 좀 껄끄러웠다.

김동수라고 이름을 밝힌 그남잔......젠틀했다.

내게 급히 다가서지도 않고....적당히 거릴 두며 다가왔다.

키도 작은 편은 아니고....적당하고....운동을 해서인지....탄탄해 보였다.

사실 가슴 근육이 좀 나와 보였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분인데.......

 

첫날은 만나서 간단히 차만 마시고 헤어졌다.

중간에 진우에게서 전화가 두차레 왔는데.....그걸 보고 김동수가 날 배려해서 일찍 보내주었다.

다음 약속을 정하자는 말에 내가 전화를 주겠다고 했더니 명함을 건넸다.

나도 명함을 건넸다.

웬지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 라서......

생각보다 깔끔한 성격 같았다.

얼굴은 ......처지는 인상은 아니지만......순한 얼굴도 아니였다.

조금은 고집이 있어보이는 타입이다.

제약회사 연구소에 있다고 했다.

학구파 답게는 안생겼는데......암튼 무언가 숨기는 부분이 있어보이는 남자 같았다.

진우의 전화 탓에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젠틀하지만......계산이 있어 보이는 타입.....뒤가 개운치 않았다.

 

나중에 어떠냐고 묻는 상태에게 별로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상탠 상당히 아쉬워 하면서.....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다.

자기 사촌이라서가 아니라 남자가 봐도 상당히 멋있는 녀석이라고 했다.

집안 재력가고......그리고 시집가면 평생 맘고생 않고 편히 살수 있을텐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했다.

놓치기 아까운 자리라며......소개 시켜 달라는 사람이 줄을 섰는데.....자기가 선수친거라며 내게 몇번더 만나보라고 했지만........난 싫다고 말했다.

진우와 사귀는 건 아니지만......괜히 찝찝했다.

말이 생길 우려가 있는건 일찍이 차단하고 싶었다.

후환이 두렵다고나 할까......?

암튼 한진운 내겐 벅찬 상대니까.....

이제 까지의 남자들과는 많이 다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도 내게 별말은 없는 안부전화를 한거였다.

일이 바빠서 자주 만날수가 없어서 인지......전화는 생각보다 자주 하는 편이다.

거의 하루에 매일 하고 있었다.

그날 그렇게 헤어지고는 여직 만남은 없지만....전화는 자주했다.

통화 내용을 보면 아주 오래된 연인같다.

서로의 시시콜콜한 얘기도 모두 주고 받는.....전화을 끊을 때면 가끔은 내게 무언가 할 말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묻지를 않아서 인지 먼저 물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 전화만으로도 난 천국과 지옥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전화가 안오면 계속 신경이 쓰였다.

오는 시간데가 비슷했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다.

마치 어린왕자가 길들이는 여우가 된 기분......

괜한 마음씀에 신경이 피곤했지만......그래도 전화로 목소리를 들을수 있어 좋았다.

 

은근히 기대가 되는 토요일 오후였다.

격주로 근무하는 주......내가 회사에 있는 토요일 .....핸폰이 울렸다.

얼굴본지....거의 열흘이 다 되어 갔다.

 

"오늘 시간 있어......잠깐 볼까....?"

평일의 점심 시간을 막 넘긴 시간......1시20분경......

 

"점심 이라면......전 먹었는데요......좀 있음 퇴근 이예요...."

"그래....나도 점심은 좀전에 끝냈는데......내가 점심 먹자고 전화 하는것 같아....?"
"잠깐...보자면서요...."

"내가 많이 보고 싶은가 보지.....?"

순간 당황했다.

내 속이 금방 들켜버린 기분......

아마 얼굴이 심하게 붉게 달아올랐으리라.....

가슴속의 콩딱 거림은......이미 그쪽 귀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몇시쯤 나올건데.....나도 오늘 일찍 끝나거든.....한 두시쯤...?강남역에서 볼까...?"

웃음기가 느껴지는 음성.......아마도 참고 있나 보다.

 

".....알카포네요....?"

무안을 숨기며 아무렇지 않은척 뱉었다.

 

"거기말고.....강남역 4번 출구로 나와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좀 늦을거 같으니까 집에다 전화 넣어둬.....오늘은 오래 같이 있고 싶으니까.......그래도 되지...?"

".....알았어요.....그럼 이따 봐요..."

"음.....기다리게 하기 없기야.."

"알았다구요...."

큭큭 거리는 웃음을 뒤로하고 먼저 폴더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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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이 보고 다시 올께요.....

여러분들은 무얼 보시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