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54

10


BY 카모마일 2004-01-02

준우가 맘이 많이 다쳤는지......공항 청사로 향하는 내내.....표정이 않좋았다.

운전하는 서경이나.....옆자리의 나나......맘이 무거웠다.

좀 있음 휴가 니까....그때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고 했지만....설득력이 부족했다.

엄마도 우릴 보고 싶어 했다면서......맛있는 요리 많이 만들어 놨는데 .....준우는 쫌 많이 섭섭했다는 얘길 결국 톨게이트 들어가기 전에 우리 에게 했고......우린 둘다 목에 쇳덩어리라도 걸은듯......고갤 들 수가 없었다.

그.....악몽 같은 밤만 없었더라도.....

지우개로 지워 질 수 있는 거라면.......종이가 달도록 빡빡 지워 버릴 텐데.....

분별없었던 .....그 날이 정말 저주 쓰러웠다.

여름 휴가때 .....재미나게 보내자는 말로 다시 위로 하고 준울 보냈다.

 

이제 곧 6월이다.

날씬.......가끔은 덥고.....가끔은 시원하고......밤엔 아직은 좀 서늘하다.

얇은 가디건을 어깨에 살짝 걸쳤다.

서경이 차나 마시고 가자고 해서......예쁜 찻집으로 향했다.

영종도.....신공항 청사는 .....꽤 넓다.

아직....개발중인 신도시라서 인지......대 기업의 큰 건물들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지만.....우리나라 땅이 이렇게 넓었나 할만큼.......군데군데가 벌판이다.

바다를 메꿔서......땅으로 만들었다니.....

가는곳 마다 물이 빠진 갯벌천지다........

건물 하나 건너뛰면.....벌판.....다들 공사가 한창이다.

신도시 아파트들.......아직 입주중이라서 인지 ........사람 그림자가 거의 없다.

넓은 차도엔 차도 간간히 하나씩만 다니고......

공항 청사만 빼고는 살풍경한 모습이다.

 

녹차의 알싸한 맛이 혀끝에 느껴 졌다.

가끔.....비행기가 보였다.

들어오는것 ........저녁시간이여서 인지.......뜨는건 별로 없고 거의가 다 들어오는 비행기다.

깜깜한 밤에 별빛이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예뻤다.

 

"준우.......많이 섭섭했나봐.......원래 낙천적인 성격인데.......저렇게 슬픈 얼굴이라니.....맘이 아프다...."

카푸치노의 거품을 일부러 입술에 묻혀 말하는 서경이......

하나도 웃기지 않다.

 

"내 죄가 크지뭐......너 한테도 그렇고.......미안하다 정말...."

"무슨......널 끝까지 챙기지 못한 내 죄가 큰거지......."

"칫........암튼 기분이 너무 꿀꿀하다...."

그때일 이후로 난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저번에 주영이 만난이후로 ......그때도 소주 칵테일 이였으니.......술이라고 말할순 없다.

것도 거의 입에 대지 않았었구......

 

가라앉은 맘으로 서경이와 헤어져 집으로 왔다.

11시......엄만 내일 출근 할텐데 좀 일찍 다니라는 눈을 하셨다.

언니오빠 모두 출가시키고....이제 남은 건 나 하나이다.

내년이면 벌써 27살......엄만 요즘 내게 은근히 압력이다.

값 떨어지기 전에 빨리 치워야 겠다며.......선을 보라고 가끔 하신다.

보아하니 사귀는 남자하나 없고.....매일 서경이와 돌아다니는게 한심하다는 얼굴......

나만 출가 시키면 퇴직이 가까우신 아빠와 세계여행을 다니는게 희망사항 이라며 빨리 적당한 남자 만나서 나가라고 한다.

정말......이제 겨우 26살인데......

엄마에겐 벌써 26살 이겠지....만.

 

저녁에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부가 출장으로간 독일에서 내 선물을 사왔다며 퇴근때에 들르라고 했다.

전엔.....향수 시리즈를 사왔는데......이번엔 뭘까...?

학교 다닐때엔 늘 지갑이나......화장품을 사주었는데.....

형부는 무역회사에 근무한다.

외국 출장이 잦아서 .....내게 선물도 잘한다.

오빠에게 받은것 보다 형부에게 받은게 더 많을 정도다.

 

오빤 고등학교.....수학 선생님이다.

대학 강사.....보따리 장사을 그만두고......현실에 안주했다.

새언니가 임신을 함과 동시에.....든든한 가장이 된거였다.

대학에서 일하는 아빠가 많이 속상해 하셨지만.........교수자리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데.......오빠도 좀 아쉬워 했지만.......생각을 잘했다.

학원강사 하던 새언니도......아쉬워 했다.

아직은 더 버틸수 있다며......

하지만......언니의 목이 자주 쉬고....붓고.....내내 서서 강의 하는지라......것도 실력있어 여자치고는 고등부의 수학을 맡고 있어서 인지......끝나는 시간이 늘 자정이 가까웠다.

임신도 했고.....첨엔 오빠가 자리가 잡힐때 까지.....아이는 보류라며 피임을 했는데......피임기구가 불량인지.....뜻하지 않게 임신이 되었다.

언니가 요번에 생긴 아인 '콤빵아'라고 놀렸다.

콤돔이 빵구가 나서 생긴 아이.......오빠가 얼굴을 구기는 데도 .....짖궂은 언닌 볼때마다 놀린다.

지금 새언닌....임신 6개월이다.

이젠 배가 조금씩 불러왔다.

신기했다.

저 가냘픈 몸에 아이가 있다니.....

언니와 형분 아직 아이가 없다.

언니가 아직 레지던트인 관계로......

형부가 늘 말한다.

땅이 보여야 별을 주지......라며.....ㅋㅋㅋㅋ